글로벌 DAC 투자 활발...한국에서도 CCUS 법안 발의

2023-09-14     홍명표 editor
미 텍사스주 오스틴에 있는 텍사스주 의사당 건물/픽사베이

미국 텍사스주 엑터(Ector) 카운티에 2025년 완공을 목표로 연 50만 톤 규모의 탄소 포집 시설이 들어선다. 지난 6월에 착공한 이 시설은 10억 달러(약 1조3291억원) 규모의 프로젝트라고 영국의 가디언이 12일(현지시각) 전했다.

약 8만 평 규모의 부지에 들어서는 이 탄소 포집 시설은 공기 중에서 탄소를 제거한 후 지하 암석층에 주입하기 위해 파이프, 건물 및 팬의 거대한 인프라 네트워크로 구성되며, 프로젝트명은 스트라토스(Stratos)다.

스트라토스 프로젝트는 지난달 11억 달러(약 1조4620억원)에 '카본 엔지니어링(Carbon Engineering)'을 인수한 미국의 석유회사 '옥시덴탈 페트롤리엄(Occidental Petroleum)'이 소유하고 있는 프로젝트다.

옥시덴탈은 텍사스주에서 포획한 이산화탄소를 지하에 저장하고, 수요 기업들에 판매하는 일종의 탄소 공제 시스템으로 사용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옥시덴탈은 탄소포집 및 저장 기술을 통해 가스와 석유에서 탄소를 제거하여 넷제로 연료라고 광고하고 있다.

 

석유회사의 DAC를 그린워싱으로 보는 견해도 있어

기후사태에 대응하는 프로젝트 드로우다운(Drawdown)의 전무이사 조나단 폴리(Jonathan Foley)는 "우리는 석유 회사에 돈을 내고 땅에서 이산화탄소를 퍼낸 후 돈을 또 내서 일부를 다시 집어넣을 것이다. 이는 기후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폴리 전무는 "이 사업이 환경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점을 큰 규모로 입증한 적이 없음에도 큰 산업에 자금을 투입하는 것"이라며, "이것은 분명히 거대 석유 기업을 지원하는 것이고, 이를 공적 자금으로 보조하는 것은 미친 짓"이라고 비판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현재 과학자들은 대기로부터 제거해야 할 것으로 추정되는 탄소의 양과 현재 진행되고 있거나 계획된 실제 탄소 제거량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석탄과 석유, 가스를 태우는 인간의 활동은 연간 약 360억 톤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기후 위기가 계속되고 있다는 긴급한 경고에도 불구하고 최근 10년 동안 필요한 신속하고 대규모 감축은 거의 없었다.

유엔기후변화에관한정부간패널(IPCC)에 따르면, 세계 각 국이 동의한 1.5℃ 지구온도상승 제한은 많은 양의 탄소를 대기에서 직접 제거하는 것을 포함한다. IPCC는 넷제로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2050년까지 미국의 연간 총배출량의 두 배인 최대 100억 톤의 이산화탄소를 매년 제거해야 할 수 있다고 추정한다.

 

DAC 초기 단계지만, 선도기업들은 낙관적

한편, 직접공기포집(DAC)은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오늘날, DAC 탄소 저장 시설은 전 세계적으로 단 18곳에 불과하며, 연간 1만 톤 미만의 이산화탄소를 포집하고 있다.

아이슬란드에 공장을 두고 지금까지 DAC산업의 선두를 지켜온 클라임웍스와 10여 년 안에 1억 톤의 이산화탄소 제거를 달성할 수 있다고 밝힌 카본 엔지니어링 등의 기업들은 이런 상황이 빠르게 바뀔 것이라고 낙관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MS가 움직이자 아마존도 탄소 제거에 투자

한편,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 맥킨지, 마이크로소프트 등의 기업들도 탄소 제거 구매에 직접 나섰다. 마이크로소프트가 탄소 포집에 투자하면서 에어룸(Heirloom)과 손을 잡자 아마존도 움직였다.

아마존은 탄소 제거 기술 회사인 원포인트파이브(1PointFive)의 첫 번째 DAC공장으로부터 향후 10년간 탄소 제거 크레딧 25만 미터톤을 구매하여, 세계 최대 규모의 직접 공기 포집 시설에 자금을 지원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다만, 아마존은 투자 규모를 금액으로 공개하지는 않았다.

미 환경보호청(EPA)에 따르면, 이산화탄소의 25만 미터톤은 5만5633대의 휘발유 자동차에서 나오는 1년 배출량과 맞먹는 양이다.

아마존은 기후 공약 기금을 통해 탄소 흡수를 위한 새로운 DAC 소재의 상업화를 위해 노력하는 기후 기술 기업인 카본캡쳐 주식회사(CarbonCapture Inc.)에도 투자하고 있다.
 

국내도 최근 탄소 포집 관련 법률안 발의

한편, 국내에서도 지난 11일 더불어민주당 김한정 의원이 '이산화탄소 포집·수송·저장 및 활용에 관한 법률안'(이하CCUS법안)과 이와 연계된 '국유재산특례제한법 일부개정법률안'을 각각 발의했다.

발의 한 두 법안의 핵심은 CCUS 산업에 대한 기업의 투자를 유도하기 위한 세제 혜택 등 다양한 지원이 포함됐다는 점이다.

김 의원은 ▲이산화탄소 저장소 확보를 위한 투자 및 운영 관련 세액공제 확대, ▲사업 초기 기업 참여 확대를 위한 실증사업 등 인·허가 절차 간소화, ▲이산화탄소 저장소 확보를 위한 충분한 탐사 기간의 보장, ▲포집한 이산화탄소를 활용한 생산 물질 폐기물에서 제외, 포집 과정에서 발생한 수소의 청정 수소 인증 인정을 주요 내용으로 법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