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CI 회장 “코로나는 제3차 대전...ESG는 메인스트림으로 자리잡아”
“코로나19는 제3차 대전이다. 보이지 않는 적과의 전쟁이다. 코로나는 우리 세상을 바꿔놓을 것이다.”
코로나 이후의 금융. 금융의 메인스트림은 바뀌었다. 세계 주요 4대 지수 산출기관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의 헨리 페르난데스(Henry Fernandez) 회장은 코로나19를 '제3차 대전'으로 정의하고 'ESG 주류화(mainstream)'를 선포했다. 이제 선도하느냐, 끌려가느냐 선택의 문제밖에 남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페르난데스 회장은 9일 세계경제연구원(IGE)ㆍKB금융그룹이 개최한 '2020 ESG 글로벌 서밋: 복원력 강한 경제와 지속 가능한 금융의 길' 컨퍼런스에 실시간 영상으로 참석했다. 그는 “전통적인 전쟁에서 적을 물리칠 때와는 완전히 다른 양상”이라며 “지난 100년의 역사에서 전쟁이 세계를 완전히 바꿔놓았듯, 코로나19는 이미 우리를 바꿔놨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바이든이 트럼프를 이기면서 ESG가 더욱 중요해졌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이미 ESG가 메인스트림(Mainstream)으로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페르난데스 회장은 포스트코로나의 키워드를 ‘책임’으로 정의한다. “디지털 혁명이 일어난 이후 상호연결성이 증대되면서 기업의 과실이 모두 드러나게 됐다”며 “기업의 과오를 인식하게 된 시민들은 사회자본과 인적자본이 과연 공평하게 분배되고 있는지 묻고 있다”고 말했다. 복잡한 거버넌스(지배구조), 불공정한 노동 관행, 환경 파괴 활동과 같은 부정적 외부효과 비용은 재무적, 물리적인 자산리스크로 돌아온다는 설명이다.
특히 기후위기는 머지않아 모든 자산의 가격을 큰 폭으로 조정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10년 전만 하더라도 ESG 중 G(지배구조)가 강조됐지만, 코로나19라는 기폭제를 통해 지배구조를 넘어 E(환경)과 S(사회)의 중요성이 선명하게 드러났다고 강조했다. "문제가 드러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실물경제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지난 6~9개월 동안 가장 실적이 좋았던 상품은 ESG 포트폴리오"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에서는 이미 많은 기업이 주도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뒤처지지 않도록 꾸준히 리딩(Leading)해야 한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페르난데스 회장은 투자나 금융 비즈니스의 일부분으로만 치부됐던 ESG는 이미 모든 부문에서 기준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업과 기후에 대한 관점이 바뀌게 될 것이고, 우리도 정부나 기업 등을 모두 새로운 관점에 따라 평가할 것"이라고 전했다. 정부까지도 코로나19 위기를 타개했는지, 혹은 타개하지 못했는지 ESG 지표를 이용해 평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ESG가 확산을 넘어 내재화되기 위해 ESG 표준화의 필요성도 시사했다. 그는 “ESG 평가체계가 일관적이지 않다고 지적할 수 있다. 하지만 신용평가사가 결국 동일한 방법론을 사용하게 된 것처럼, ESG 표준화 또한 그 과정에 있다”고 설명했다. 내년 출범할 바이든 정부가 가이드라인을 제공할 수 있다며 기대감을 비치기도 했다.
“더 회복력 있는 미래를 만들어야 한다.”
10년 전 ESG 지수를 처음 도입할 때 MSCI는 ESG 주류화를 이끌겠다는 목표를 세웠다고 한다. 이제 MSCI는 “투자자들이 필요로 하는 도구를 제공하면서 ESG 투자를 활성화하고 지속가능한 금융절차를 구축하는데 일조하겠다”며 세계의 변화를 위해 나서고 싶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