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 ESG이슈】 친환경 정책에 금값은 ↓, 백금값은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급등하던 금 가격은 최근 주춤하고 있지만, 백금 값은 오히려 가파르게 상승하는 추세다. 전 세계적으로 친환경 정책이 탄력을 받으면서, 전기차·수소차 보급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9일 백금 가격이 이달 들어 14%나 올라 트로이온스당 964.8달러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여름철에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뒤 코로나19 백신 개발 소식에 지난주에만 4.8% 떨어진 금값과는 대비되는 흐름이다. 금값은 최근 약세를 거듭해 7월초 이후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백금 가격이 상승한 배경으로는 기후변화 대응을 강조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녹색 에너지 투자 공약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수소 에너지나 전기차 보급이 확대되면 백금 수요가 증가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세계백금투자위원회는 당장 올해 백금 수요가 공급을 120만 온스 초과할 것이라고 최근 예상했다. 백금의 연간 사용량은 700만∼800만 온스 정도다.
원자재시장 분석업체 CRU그룹의 연구소장인 키릴 키릴렌코는 "경유차에 촉매로 사용되는 백금 양은 수소연료 전지차의 4분의 1 수준이고, 경유차에는 백금 대신에 팔라듐을 쓸 수도 있다"며 "수소 경제가 진행되면 백금 수요량이 상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유차의 유해배출물을 걸러내는데 쓰였던 백금은 가격 인상으로 팔라듐으로 대체되면서 2015년 이후 가격은 제자리였다. 그러나 친환경 정책으로 수소, 전기차가 떠오르자 다시 백금을 찾기 시작하면서 꾸준히 가격이 오르고 있는 것이다. 백금은 물에서 수소를 끌어내는 전기분해 과정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수소차·전기차가 뜨면서 이에 쓰이는 다른 광물 또한 관심을 받고 있다. 구리는 전기 자동차 및 태양광 패널과 같은 신재생 에너지 발생기에 필수적인 광물이다. LNG 차량의 경우 약 90kg의 구리를 사용한다. 니켈과 코발트는 전기차 배터리를 안전하고 안정적으로 만들기 위해 사용된다. 알루미늄은 더 긴 주행 거리를 보장하는 자동차의 무게를 가볍게 만드는데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