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아몬드 채굴 위한 공급망 투명성, 블록체인으로 해결한다... 드비어스의 '트래커' 프로그램

"2030년까지 탄소 중립(Carbon neutral)을 달성하고, 책임감 있는 공급망 정책을 실시하겠다"는 선언을 한 기업에 유명 다이아몬드 기업인 드비어스(De Beers)도 이름을 올렸다. 

30일(현지시간) 드비어스는 12가지 지속가능성 목표를 발표하고, 2030 탄소 중립과 함께 윤리적인 원료조달(sourcing)을 실천하겠다고 밝혔다. 

드비어스와 같은 주얼리 기업의 가장 큰 고민은 광산 채굴 국가 내 공급망의 윤리적인 이슈를 어떻게 해결하는가다. 드비어스는 보츠와나, 캐나다, 나미비아, 남아프리카 등 주요 광산 국가에서 다이아몬드를 채굴하고 있다. 과거 캐나다 광산에서 다이아몬드 원석을 채굴하면서 수은 함유량을 공개하지 않아 비난을 받은 적도 있다. 시민단체 휴먼라이츠와치(Human Rights Watch)는 "드비어스를 포함한 모든 쥬얼리 기업들이 공급망 내 인권 침해와 환경 파괴를 해결하기 위해 충분한 노력을 하지 않는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에 드비어스가 도입한 프로그램은 '트래커(Tracr)'라는 블록체인 기반 공급망 프로그램이다. 이 플랫폼은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등 최신기술을 활용해 다이아몬드에 대한 디지털 정보를 실시간으로 기록하고 제공한다. 각 다이아몬드를 식별할 수 있는 고유번호나 아이디를 부여하고, 원석 및 다이아몬드마다 200여 가지 특성과 세부 정보를 보여준다. 

OECD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인권, 공정한 노동관행, 안전 및 환경 영향 등이 제대로 관리되는지 직접 추적할 수 있도록 했다. 고객들은 드비어스의 다이아몬드가 윤리적인 방식으로 공급되는지, 판매되기까지의 모든 과정에서 끼친 영향력을 확인할 수 있다고 드비어스측은 밝혔다. 

드비어스는 채굴 및 유통되는 모든 다이아몬드의 원산지, 환경∙사회적 영향력 등 공급망 정보를 제공하고, 자회사인 쥬웰러(Jewellers)나 포에버마크(Forevermark)도 함께 참여한다고 밝혔다.  

드비어스는 블록체인 기반의 공급망 플랫폼인 '트래커'를 자사에만 한정하지 않고, 지난해 7월에는 아예 경쟁기업과 판매업체를 위한 온라인 트래커 커뮤니티를 개설했다. 다이아몬드 원산지 및 진위 여부도 플랫폼에 함께 등록해, 타 경쟁업체 및 제조기업들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재 이 커뮤니티에는 다이아몬드 생산업체, 장인 및 소규모 광부, 제조업체, 등급 평가 실험기관 및 소매업체 등 다양한 곳에서 참여하고 있다. 

드비어스는 “우리의 사례에 기반해 다이아몬드 및 주얼리 산업의 지속가능성 표준을 책임 있는 보석관리 위원회(RJC, Responsible Jewellery Council)와 협력해 만들어 나갈 예정"이며 “직원, 파트너, 소비자, 제조업체들도 우리의 장기적인 지속가능성 목표에 참여하도록 독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지속가능성 경영목표인 ‘빌딩 포에버(Building Forever)’라는 프레임워크를 바탕으로, 향후 10년 간 다이아몬드 공급망 및 원산지 정보 확대, 물 발자국 50% 감소, 다이아몬드 광산 지역사회 및 여성 기업가 지원, 광부들의 생계 개선 등 세부 환경 및 사회 목표를 달성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12가지 지속가능성 목표를 위해 2030년까지 탄소중립성 등 환경 목표도 함께 제시했다. 화석연료를 재생에너지로 대체해 에너지 집약도를 낮추고,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저장하는 킴벌라이트 다이아몬드 원석을 발굴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1만 여명의 여성 기업가들에게 경제적 지원 및 STEM(Sciences(과학), Technology(기술), Engineering(공학), Mathematics(수학)) 교육을 제공하고 기술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등 다이아몬드 생산 국가와 지역 사회 발전에도 기여한다고 밝혔다. 

드비어스 CEO 브루스 클리버(Bruce Cleaver)는 "유엔은 지속가능개발목표(SDGs)를 달성하기 위해 '행동하는 10년(Decade of Action)'을 요구하고 있다"며 "세계 최고의 다이아몬드 회사로서 우리는 다이아몬드를 채굴하는 사람들과 지역사회에 긍정적인 영향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