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 하나금융 등 국내기업 7곳 CDP 2020 평가서 A등급 받았다

전 세계 5800개 기업 평가, 국내기업은 224개 중 169개가 F등급 혹은 등급외

2020-12-10     박란희 chief editor

CDP(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가 8일 공개한 2020년 환경 관련 평가에서 최우수등급인 A를 획득한 기업 숫자가 올해 두 배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골드만삭스, 노던 트러스트, 뱅크오브아메리카, UBS, ING, 노무라홀딩스 등 313개 기업이 ▲기후변화 대응 ▲삼림 보호 ▲수자원 보호 등에서 최고 점수인 A를 받았다.

CDP는 전 세계 금융·투자기관들을 대신해 각국의 주요 상장 및 비상장 기업의 기후변화 대응 등 환경과 관련한 경영정보 공개를 요구하고, 이를 분석·평가해 투자자와 금융기관에게 제공하는 비영리기관이다. 

올해 CDP 조사에 자발적으로 응한 기업은 전 세계적으로 5800개였는데, 최우수등급인 A를 받은 기업은 기후변화 부문에서 270개, 삼림 보호 부문에서 16개, 수자원 보호 부문에서 106개로 드러났다. CDP는 환경 데이터 공개 여부, 환경 리스크 인식 및 관리 이해도, 목표 설정 등에 관해 A부터 D까지 등급을 매기고, 자료가 공개돼 있지 않거나 부족해 평가가 불가능한 기업은 F등급을 부여한다.

특히 올해는 처음으로 금융회사들에게 부문별 기후변화 관련 금융활동 및 임팩트를 집중 점검했는데, 318개의 금융회사 중 28개(9%)만이 A등급을 받았고 대부분 B등급(28%)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오릭스와 아비바 금융그룹이 기후변화 부문에서 D등급을 받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국내기업 224개 중 55곳만 평가등급 받아

CDP 홈페이지에 올라온 우리나라 기업은 224개였는데, 이중 A등급을 받은 국내기업은 7개뿐이었다. 삼성전기, 기아자동차, LG유플러스, 신한금융그룹, LG디스플레이, 대림산업, 하나금융그룹 등이 A등급을 받았다. 신한금융그룹은 7년 연속 A등급을 받았다고 밝혔다. CDP가 매년 발간하는 보고서는 ESG 투자 판단의 지침서로 활용되고 있다.

금융그룹의 경우, 신한금융그룹과 하나금융그룹이 A등급을 받았고, DGB금융그룹이 A-등급을 받았으며, KB금융그룹은 B등급을 받았다. ESG를 강화한다고 밝힌 NH투자증권은 D등급을 받아 눈길을 끌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등은 나란히 B등급을 받았다. 국내 기업의 경우 224개 중 55곳만 평가등급을 받았고, 나머지 169개 기업은 대부분 F등급이어서, 글로벌 기업에 비해 기후변화 정보 공개 및 전략 등이 매우 부족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기업의 2020 CDP 평가 등급  

A

 삼성전기, 기아자동차, LG유플러스, 신한금융그룹, LG디스플레이, 대림산업, 하나금융그룹(7개사)
A-

LG, 한국타이어, LG이노텍, SK하이닉스, 효성첨단소재, 현대글로비스, 삼성SDI, 삼성엔지니어링, 현대자동차, 삼성화재, 효성, 코웨이, 한국남동발전, 한국전력, 현대E&C(현대건설), 삼성C&T(삼성물산), DGB금융그룹(17개사)

B LG전자, 아모레퍼시픽, 현대모비스, KT, LG생활건강, HMM(옛 현대상선), 현대위아, KB금융그룹, LG화학, 미래에셋대우, 삼성전자, 한국서부발전, SK텔레콤, 현대제철, 포스코, 한국동서발전(16개사)
B- 한온시스템, 코오롱그룹, 한국지역난방공사, 대우E&C, SK이노베이션(5개사)
C 한세실업, 대한항공(2개사)
D LS일렉트릭, 금호석유화학, NH투자증권, LG하우시스, 정산인터내셔널, 삼성중공업, 팬퍼시픽(7개사)
D- SK네트웍스(1개사)

 

CDP 홈페이지에는 이번 평가의 방법론이 상세히 나와있는데, ▲기후변화 거버넌스(지배구조) ▲사업 전략 ▲온실가스 배출량 등을 상세히 체크해야 한다. 예를 들면, 기후변과 거버넌스의 경우 ▲기후문제에 관해 이사회 차원의 감독기능이 있는지 ▲기후문제에 책임을 진 이사회의 직책은 무엇인지 ▲기후관련 이슈의 안건 빈도 ▲기후변화 통합 거버넌스 메커니즘 등을 묻는다. 온실가스 배출량, 에너지 사용량 등의 공개는 물론, 감축 목표와 실행계획 및 전략 등에 관해 모두 체크 및 설명을 해야 하기 때문에, 준비되지 않은 기업이라면 평가에서 높은 등급을 받기 쉽지 않다.

한편, CDP에 따르면 올해 환경 데이터를 CDP에 공개한 기업은 9600여개에 달해, 2019년 대비 14% 증가했고 파리협정이 이뤄진 2015년 이후 70% 가량 급증한 것으로 드러났다. 9600개 기업은 전 세계 시가총액의 절반 이상에 해당된다. 올 한해 106조달러(11경5000조원)를 보유한 515곳의 투자자들이 CDP를 통해 수천 개의 기업에 공시를 요청했다.

CDP에 자발적으로 환경 데이터를 공개한 기업은 2020년 9600여개에 달해, 지난해보다 14% 가량 늘어난 것으로 드러났다./CDP 홈페이지 

CDP는 지속가능성회계기준위원회(SASB), 국제통합보고위원회(IIRC), GRI 등 글로벌 ESG 보고 프레임워크 제정기관들이 공식 협의체인 CRD(Corporate Reporting Dialogue)의 멤버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