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레버, 주총에서 기후전략 투표 붙인다... 대기업으로는 처음

2020-12-21     박란희 chief editor

 

글로벌 소비재기업 '유니레버'가 온실가스 감축계획을 주주 투표에 부칠 것이라고 14일(현지시각) 발표했다. 글로벌 대기업으로는 처음으로 투자자들에게 기후 전략에 관한 찬반의견을 묻는 발언권을 주기로 한 것이다. 유니레버는 도브 비누, 헬만 마요네즈, 립톤 차 등 화장품과 생활용품을 만드는 다국적 회사로, 국내 화장품 AHC를 약 3조원에 인수하기도 했다. 

주주들은 오는 5월 5일 회사 주주총회에서 2030년까지 유니레버 사업장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순 제로(0)로 줄이고, 제품의 환경 영향을 절반으로 줄이는 방안 등에 관해 의결할 예정이다.

이번 결정은 영국의 억만장자 크리스혼(Chris Hohn)이 주주들에게 더 많은 목소리를 내도록 독려하기 위한 ‘세이온클라이밋(Say on Climate)’ 캠페인의 일환으로 나왔다.

라이벌기업인 P&G의 경우 지난 10월 회사가 팜유(야자수기름)를 어떻게 조달하고 삼림 벌채를 줄일지 좀 더 투명하게 하라는 제안에 주주들이 투표하면서, 기후변화에 관한 대변화에 직면했다.  

 유니레버는 파리협정 시한보다 11년 앞선 2039년까지 제품 원료를 소싱할 때부터 판매할 때까지 배출량을 제로(0)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주주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변화를 이끄는 면에서, 유니레버가 트렌드를 이끄는 역할을 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유니레버는 주주총회를 앞두고, 자사의 기후 전략을 공유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3년마다 어떤 물리적 변화가 있었는지에 관해 자문단 투표를 할 것이며, 2022년부터 매년 진척상황을 보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흐름은 마크 카니(Mark Carney) 유엔 기후특사가 기업들의 기후변화 전략을 연례 주주총회 투표에 부치라는 투자자들의 요구를 지지한지 한달만에 나온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