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P, 탄소관리기업 "피니트카본" 대주주에 올라서

2020-12-21     김효진 editor
최근 BP는 미국 탄소관리 스타트업인 피니트카본의 대주주에 등급했다. 이는 전세계 저탄소 기조에 따른 대응때문으로 풀이된다. / BP

로이터,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은 16일(현지시각)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이 미국 탄소관리 스타트업인 피니트카본(Finite Carbon)의 대주주에 올라섰다고 보도했다.

인수 지분 규모와 인수액 등에 대한 자세한 거래 내용에 대해서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BP는 "이번 지분 인수를 통해 피니트카본이 BP 신사업을 담당하는 런치패드(전략기획)에 포함됐다"며 "이 위치에서 디지털, 저탄소 기술 신사업 개발에 집중하게 될 것"이라고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산림 기반의 미국 최대 탄소 상쇄 스타트업인 피니트카본은 산림 소유주와 탄소배출 기업을 연결해주는 기업이다. 탄소 상쇄를 의뢰한 기업이 원하는 만큼의 탄소 배출량을 산림으로부터 상쇄해주는 비즈니스를 주로 하고 있다. 피니트카본에 따르면, 북미 전역에서 총 310만에이커(1만2545㎢)에 이르는 산림에서 49개 사업을 운영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토지 소유주에게 탄소 상쇄로 7억2000만달러(7916억원)의 수익을 안겨줬다.

이에 앞서 BP는 작년 말 피니트카본에 500만달러를 투자했었다. 당시 BP는 "탄소 배출량 규제 기준을 충족시키기 위해 자사는 그동안 피니트카본의 탄소 상쇄권을 여러 차례 구매해왔다"면서 "앞으로 기업의 탄소 상쇄의 중요성 부각과 함께 자발적 탄소상쇄권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어 투자했다"며 투자 이유를 설명했었다.

이러한 투자를 넘어, BP는 이번에 투자액을 늘려 피니트카본의 대주주가 된 것이다. 이러한 변화에 대해 외신들은 최근 국제사회와 세계 각국의 저탄소 기조 움직임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했다.

BP뿐만 아니라 주요 석유화학업계는 탄소배출 저감을 위한 활동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지구온난화 주범으로 지적받아온 석유화학 기업들에게 시민단체를 넘어 정부, 투자자까지 최근들어 탄소 배출에 대한 책임을 더 강하게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엑손모빌(Exxon Mobil)은 미국 행동주의 투자그룹과 환경단체들이 탄소중립 대책을 제시하라는 압박에 따라 5년 내에 탄소 배출량을 2016년 대비 최대 20% 감축시키겠다고 선언했다. 또한 시추공에서 나오는 메탄가스 등을 소각시키기 위한 불꽃도 2030년까지 없애겠다고 약속했다. 비용상의 이유로 유전에서 발생되는 메탄가스 등의 유해물질 등을 따로 채집해 처리하는 대신 소각 방식으로 처리하면서 석유를 추출하는 시추공 불꽃이 석유화학기업이 야기하는 대기 오염 요인으로 지적받아 왔다. 액손모빌은 이러한 시추공 불꽃 방식을 중단해 석유 생산량 대비 태워 없애는 가스 양을 2025년까지 35~40%까지 감소시킬 계획이다.

또 로얄더치셸(Royal Dutch Shell)은 지난 8월 호주 농가 소유의 토지를 용도 변경하여 탄소 감축권 시장에 진출할 수 있게 하는 탄소관리기업인 셀렉트카본(Select Carbon)을 인수했다. 이를 시작으로 산림과 습지 등의 자연 기반 탄소 감축 분야에 향후 2년간 연평균 1억달러(1099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한국석유공사도 2022년 사용이 종료되는 동해 가스전의 빈 공간을 국내 최초로 대규모 탄소 저장 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특히, 수소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를 해당 공간에 친환경적으로 포집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한국석유공사가 향후 30년간 총 1200만톤의 탄소를 포집해 수용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국제사회가 2021년 신기후체제의 출범을 앞두고 탈탄소를 강조하고 있는 가운데 석유화학업계의 저탄소 움직임은 자발적으로든 강압적으로든 더 활발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