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은 혼합 플라스틱 폐기물 수출과 수입을 놓고 씨름 중

터키에서 발견된 독일의 일회용 플라스틱 포장재. / 그린피스
터키에서 발견된 독일의 일회용 플라스틱 포장재. / 그린피스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유럽 선진국들은 플라스틱 오염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선 나라들 중 하나다. 그러나 플라스틱 폐기물, 그중에서도 가장 분류가 힘든 혼합 플라스틱은 환경 관련 규제가 느슨한 국가로 보내 녹이거나, 버리거나, 태우는 것으로 확인됐다.

환경보호단체인 그린피스 영국 사무소는 ‘트래시드 (Trashed) ’보고서를 통해 터키 남부에서 영국과 독일 슈퍼마켓의 식품 포장재와 비닐봉지 등이 불타고 있는 모습을 공개했다.

혼합 플라스틱은 일반적으로 병이나 포장같은 가정 쓰레기를 포함하기 때문에 업계에서 가장 더럽고 가장 바람직하지 않은 폐기물로 여겨진다. 

 

터키로 몰리는 폐플라스틱 쓰레기

독일은 3년 전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에서 ‘세계 최고의 재활용 국가’로 선정된 바 있다. 그러나 연간 평균 1백만 톤의 플라스틱 폐기물을 터키, 그리스, 베트남으로 수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최고의 재활용 국가이자 플라스틱 폐기물 최대 수출국이기도 한 것이다. 영국은 플라스틱 폐기물의 61%를 수출한다. 

특히 터키로 폐플라스틱이 몰려 문제다. 중국이 2018년부터 해외 플라스틱 폐기물 수입을 중단하자, 플라스틱 폐기물이 터키로 유입되기 시작했다.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영국이 터키로 수출한 쓰레기의 양은 1.2만 톤에서 21만 톤으로 18배 증가했다. 독일이 터키로 수출한 플라스틱 쓰레기의 양은 6700톤에서 13만6000톤으로 7배 증가했다.

그린피스 터키 사무소의 니한 테미즈 아타스는 “그린피스 영국 보고서가 보여주듯 유럽에서 터키로 유입되는 폐기물은 경제적 기회가 아니라 환경적 위협이다. 유럽 전역에서 매일 플라스틱 폐기물 쓰레기로 가득 찬 241대의 트럭이 터키로 들어오고 있다. 터키가 유럽에서 가장 큰 플라스틱 폐기물 처리장이 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플라스틱 오염을 염려하는 환경 전문가들은 “영국, 프랑스, 독일과 같은 유럽의 폐기물 생산업체가 이 문제를 처리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폐기물 관리 시스템이나 환경 법규가 없는 가난한 국가로 수출하는 것은 식민주의나 다름없다는 게 그들의 의견인 것이다. 

 

터키 다음으로 플라스틱 폐기물이 모여드는 곳은 동남아시아

지난 5월, 그린피스 조사 이후 터키는 모든 플라스틱의 수입을 잠시 금지했다. 터키 외무부는 독일에 연락해 컨테이너 반환을 요구했다. 그러자 독일 폐기물 컨테이너 중 일부가 갑자기 베트남으로 재수출됐다.

베트남과 터키는 2018년 중국의 폐기물 수입 금지 결정이 세계 무역의 분수령으로 판명된 후 플라스틱 폐기물이 급격히 증가한 나라다.

예일 대학의 환경 연구원이자 '플라스틱 폐기물 지도'를 편집하는 팀의 일원인 매튜 고든(Matthew Gordon) 은 보스니아를 포함해 태국, 루마니아, 말레이시아 등 늘어난 국가의 수에 놀랐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중국 수입 금지의 여파로 동남아시아가 플라스틱 폐기물의 핫스폿으로 떠올랐다”라며 “그 이유 중 하나가 컨테이너선이 공산품을 싣고 중국을 출발해 미국에 도착한 다음 돌아올 때 빈 상태로 오는 대신 매우 저렴한 운임을 받고 플라스틱을 수입해 오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라고 의견을 전했다. 미국 수출업자들이 플라스틱을 국내에서 처리하는 것보다 해외로 ​​보내는 것이 더 저렴하다고 여긴다는 것이다. 

지난 5월, 플라스틱 폐기물 수입을 금지했던 터키는 곧 그 법을 철회했다. 플라스틱 폐기물 수입의 중심지인 아다나의 지역 플라스틱 거래자 연합은 터키 대통령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에게 공개서한을 써 업계가 계속될 수 있게 해달라고 간청했다. 그 결과 플라스틱 폐기물을 위한 새로운 투기장이 잠시 잠잠했다 다시 생겨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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