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2개 석유 및 가스기업의 환경&사회 점수 공개
4350개 기업의 이사회 운영 등 지배구조 점수 밝혀

블룸버그도 ESG 시장에 뛰어들었다. 11일 블룸버그는 기업 ESG 평가점수를 처음으로 공개하겠다고 밝혔다./픽사베이
블룸버그도 ESG 시장에 뛰어들었다. 11일 블룸버그는 기업 ESG 평가점수를 처음으로 공개하겠다고 밝혔다./픽사베이

 

최근 급속하게 성장하고 있는 ESG 시장에 블룸버그(Bloomberg)도 본격 뛰어들었다. 

지난 11일(현지시각) 블룸버그는 투자자를 위해 기업 ESG 평가 점수를 처음으로 공개한다고 밝혔다. 지속가능성 데이터와 ESG 등급을 제공하는 경쟁대열에 뛰어들겠다는 신호탄이다. 블룸버그의 마이클 블룸버그 회장은 'TCFD(Taskforce on Climate Finance Disclousures, 기후관련 재무정보공개 태스크포스)'의 의장을 맡고 있다. TCFD는 2015년 12월 G20을 중심으로 기후변화 관련 이슈들이 재무공시자료를 통해 나타날 수 있도록 주도하기 위해 만들어진 조직으로, 국제적으로 공인된 정보공개 프레임워크를 개발했으며 현재 1000개 이상의 기관이 TCFD에 합의한 상태다. 

 

블룸버그 ESG 점수, 어떻게 구성됐나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번 ESG 평가점수는 두 부분으로 나뉜다. 먼저 환경 및 사회(E&S) 점수는 석유 및 가스관련 사업을 하는 기업 252곳을 대상으로 매겨졌다. 블룸버그측은 "이들 기업의 데이터 공개가 비교적 잘 돼 있다"며 이유를 밝혔다. 기후변화, 직원 건강 및 안전 등의 성과를 반영한 데이터를 통해 등급이 매겨졌으며, 기업들은 산업군의 경쟁(피어)그룹과 자사의 점수를 비교해볼 수 있다고 한다. 

이사회 구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증가함에 따라, 4350개 기업의 이사회 운영을 반영한 지배구조(Governance) 점수도 공개된다. 기업 경영에 관한 다양한 관점을 제시하고 감시할 수 있도록 이사회 구성이 되어있는지, 이사회가 다양성, 소유권,  프락시보팅(대리 투표), 독립성 등에서 잘 운영되는지 등을 살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의 지속가능 금융솔루션(Sustainable Finance Solutions)팀 글로벌 책임자인 패트리샤 토레이(Patricia Torrey)씨는 이렇게 말했다.

"ESG 데이터는 투자 결정을 하는 과정에서 매우 중요하다. ESG 데이터와 점수를 투명하게 제공함으로써, 우리는 투자자들로 하여금 기업간 비교가 어려운 로데이터(raw-data)를 직접 확인해볼 수 있도록 돕는다. 기업들로서는 이를 통해 자사의 ESG 성과를 빛내줄 수 있는, 정량적이면서도 표준화된 벤치마크(비교대상)를 얻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
 

블룸버그는 왜 ESG 점수를 발표했나

지난달 신용평가기관 무디스(Moody's) 소속 비지오 아이리스(Vigeo Eiris)는 자사의 ESG 등급을 일반에 무료로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이미 그 이전에 MSCI(모건스탠리 캐피털인터내셔널)과 서스테이널리틱스(Sustainalytics)는 유사한 발표를 통해 ESG 등급 공개를 밝힌 바 있다. 글로벌 주가지수 제공업체 FTSE 러셀 및 ESG 컨설팅기관인 ISS ESG는 이미 일부 정보를 무료로 대중에게 공개해오고 있다. 

이런 트렌드가 생겨나는 이유는 바로  여러 기관들이 제공하는 ESG 평가등급의 일관성이 부족하다는 압박에 직면해있기 때문이다. 정보에 관한 하나의 표준화된 접근포인트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으며, 1차 리서치의 질적인 측면에 대한 우려도 나오는 상황이다. 또 기업이나 기관들이 지속가능성과 관련해 점점 높아지는 수준의 규제를 쉽게 지킬 수 있도록, ESG 데이터를 무료로 제공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안팎의 요구가 있기 때문이다. 

 

ESG 데이터 공개 , '지속가능 펀드' 리뷰 등 다양한 시도 

블룸버그를 포함한 많은 기관들이 ESG 데이터 공개에 나서는 이유는, ESG데이터와 관련된 논란 때문이다. 최상위 ESG 점수를 둘러싸고 어떤 기준과 데이터가 적용되었는지 궁금해하는 이해관계자들이 많아지고 있다. 블룸버그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이사회의 지배구조 점수와 관련, 블룸버그의 지배구조 전문가들에 의해 고안된 퀀트(Quant)모델과 블룸버그 자체의 경영진 및 이사회 데이터에 근거하고 있다"고 밝혔다. 평가 기준에 대해서는 기존의 지속가능성 및 산업 표준에 기초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블룸버그는 이같은 정보 공개를 통해 데이터를 표준화하고, 공시 격차를 해소하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투자자들은 블룸버그가 어떻게 점수를 매겼는지에 관한 방법론,  그리고기업이 보고한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SG 점수는 블룸버그 단말기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해당링크는 여기(https://www.bloomberg.com/professional/solution/sustainable-finance/)서 확인 가능하다. 

한편, ESG 평가 및 등급과 관련된 표준화된 모델의 필요성이 높아지면서 다양한 시도들이 등장하고 있다. 책임투자 전문 미디어 RI(Responsible Investor)에 따르면, 영국에 소재한 금융 정보회사는 드팍토(Defakto)는 11일 ESG를 위한 '펀드 리뷰' 서비스를 신규로 시작한다고 밝혔다. 드팍토측은 "자산운용사들이 ESG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하며, 펀드 분석ㆍ제공업체들은 그 정보를 자산운용사들과 소통할 수 있어야 한다"며 신규 서비스 출시 이유를 밝혔다.  이 평가에는 펀드의 ESG 정책, ESG와 사업이 어떻게 연계돼있는지, 논란이 되는 활동은 없는지, ESG 통합, 유엔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와의 연계는 어떤지, 투표 및 정책 참여, ESG를 둘러싼 자원의 수준은 어떤지 등 펀드의 이면에 있는 ESG에 관한 모든 것을 검토한다. 

유명 ESG 평가기관인 ISS ESG도 지난주 전 세계 2만개 이상의 투자펀드의 ESG 성과에 기초해, '동급 최고' 펀드 등급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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