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전기차 시장을 주름잡고 있는 타타 모터스의 홈페이지
인도 전기차 시장을 주름잡고 있는 타타 모터스의 홈페이지

전기차는 아직 시기상조라는 사람들이 손꼽는 이유 중 하나는 아직 전력 인프라가 충분하지 못해서 개발도상국에서는 전기차를 보급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올해 중국을 제치고 세계 1위의 인구 대국이 될 것이라는 인도에서 순수 전기차가 조용히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클린테크니카는 5일(현지시각) 인도에서 순수 전기차가 날아오르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아직까지 인도의 거리를 채우고 있는 것은 이륜차와 삼륜차가 대부분이지만, 사륜차가 전기차로 변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지난해 인도의 전기차 판매량이 전년 대비 229% 증가

자동차전문 미디어 오토 펀디츠(Auto Punditz)는 최근 인도의 전기차 판매 통계를 발표했는데, 2022년은 전년 대비 판매량이 무려 229%나 증가했다. 이 가운데 하이브리드가 아닌 순수 배터리 전기차는 4만8262대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또한, 지난해 10월은 5113대가 판매되어 월별 판매량으로는 최고였다. 

현재 인도의 전기차 시장을 주름잡는 메이커는 우리에게는 타타 대우 트럭으로 친숙한 타타 모터스(Tata Motors)로, 인도 BEV 시장의 86%를 점유하고 있으며 그 뒤로 마힌드라 그룹(MG)이 9%를 차지하고 있다.

인도 BEV 판매 1위의 타타 넥슨의 다양한 모델/홈페이지
인도 BEV 판매 1위의 타타 넥슨의 다양한 모델/홈페이지

오토 펀디츠가 공개한 통계 자료를 보면 최근 5년 사이에 인도의 전기차 시장은 급격한 지각 변동이 일어났다. 2018년만 해도 타타와 마힌드라가 시장을 34 대 66로 양분하고 있었으나, 2020년부터 타타가 시장점유율을 66%로 거의 두 배로 늘리기 시작하면서 2021년 80%, 2022년 86%를 차지해서 독점적인 지위를 차지했다.

현재 세계 전기차 시장의 1위 자리를 놓고 테슬라와 다투는 중국의 BYD도 인도에서 맥을 못추고 있다. 지난해 시장 점유율이 현대, 기아보다도 적은 0.5%를 기록했다.

이는 모디 총리가 내년 선거를 앞두고 벌이고 있는 ‘메이드 인 인디아(Made in India)’라는 캠페인과 무관하지 않다. 인도 정부는 오는 4월 1일부터 자동차 수입 관세를 인상한다. 이는 전기차와 이륜차에도 적용되는데, 기존 세율인 60%보다 10% 오른 70%가 적용된다. 반제품조립(CKD) 방식으로 생산하는 차량에 대한 관세는 기존 30%에서 35%로 5% 올렸다.

관세 인상은 인도 내수 시장이 크게 성장하면서 해외 자동차 제조사가 인도에 진출할 것을 대비해서 자국 산업을 보호하려는 조치로 보인다. 실제 인도는 지난해 내수 시장에서 425만대를 판매하며 일본을 제치고 세계 3위 자동차 시장로 등극했다. 14억 명이 넘는 인구가 판매를 견인했다.

인도는 전기차 시장 잠재력도 갖추고 있다. 아직 인도 전체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는 1% 미만 점유율을 나타내고 있지만 인도 정부는 이 비중을 2023년까지 30%로 높일 방침이다. 

 

인도의 대기질이 나빠서 소비자들에게 전기차가 더욱 어필할 듯

한편, 인도의 전기차 물량은 2018년 1230대에서 2019년 2019대, 2020년 4774대, 2021년 1만4690대, 2022년 4만8262대로 성장했다.

인도는 석유 수요의 82%를 수입하고 있으며, 탄화수소, 재생 에너지 및 토종 에탄올 연료로 대체하여 2022년까지 석유 수입을 67%로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인도는 미국과 중국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원유를 많이 소비한다.

게다가 인도는 대기에 미세먼지가 많기로 악명이 높다. 싱크글로벌헬스(Think Global Health)에 의하면, 2022년 12월 8일 현재, 정부 데이터는 인도의 60개 이상의 도시를 '나쁨', '매우 나쁨', 또는 '심각한' 대기 질로 평가했다고 한다.

이런 현실 때문에 깨끗한 공기를 원하는 인도 소비자들이 늘면서 순수 전기차의 판매가 폭발적인 증가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불과 12개월 전만 해도 인도의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는 시장 점유율이 1.3%이었지만, 2023년 1월에는 6%를 향해 가고 있다. 이러한 시장 상황에 무게를 실어주기 위해 인도 정부는 최근 전기차 보조금 혜택 등을 토대로 올해 전기차 시장 비중을 30%까지 늘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인도의 전기차 시장이 성장하자 해외 자동차 업체들이 인도에서 전기차를 생산하려고 계획 중이다. 

먼저, 현대차는 오는 2028년까지 6년간 400억루피(약 6069억원)을 투자해서 전기차 관련 R&D와 인프라를 확대한다. 지난 2일 현대차 인도판매법인(HMIL)에 따르면 현대차는 인도 주요 고속도로에 초고속 전기차 충전소를 설치하고 있다. 이 충전소를 공공시설로 제공해 모든 인도 전기차 운전자들에게 개방한다고 한다. 

현대차의 계열사인 기아도 오는 2027년까지 200억루피(약 3034억원)을 투자해서 인도에서 전기차 생산을 앞당긴다. 특히 기아의 고성능 전기차 EV6가 인도에서 호평을 받는다고 한다.

반면. 테슬라는 인도 진출 계획을 전면 중단했다. 수입 관세를 낮추기 위한 인도 정부 관계자들과 협상이 결렬됐기 때문이다. 테슬라와 경쟁하는 중국의 BYD는 2030년까지 인도 전기차 시장의 40% 점유하기로 목표를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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