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텍사스주, ESG 블랙리스트 올렸던 블랙록과 ‘전력망 투자 서밋’ 개최
6일(현지시각) 텍사스와 블랙록은 ‘텍사스 전력망 투자 서밋(Texas Power Grid Investment Summit)’을 개최했다. 로이터와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댄 패트릭 텍사스 주지사와 블랙록의 래리 핑크 회장이 주재한 이번 서밋에는 총 2조2000억달러(2917조원)를 운용하는 100명 이상의 투자자들이 참석했다.
2022년 텍사스는 블랙록을 포함한 10개 자산운용사를 블랙리스트에 올렸다. ESG 투자를 주도하고 화석연료 에너지 회사를 보이콧한다는 이유였다. 공화당원인 패트릭 부지사는 2022년 1월 블랙록의 블랙리스트 최상위에 올려달라고 요청할 정도로 블랙록은 보수 정치인들의 표적이었다. 패트릭 부지사는 1월 29일 성명을 통해 주정부가 블랙록을 블랙리스트에 올린 후 래리 핑크 회장이 연락을 취해 두 차례 만났으며, 이 과정에서 전력망 투자 서밋 개최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밝혔다.
반ESG는 정치 용어...양측 모두 실리 추구 우선
개회 연설 후 기자회견에서 패트릭 부지사는 블랙록을 텍사스의 블랙리스트에서 삭제할 것인지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직접적으로 대답하지 않았지만, 블랙리스트가 기업들이 에너지 정책에 대해 변화를 일으키도록 만들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ESG가 텍사스 자금 조달 계획에 포함되어서는 안 된다는 자신의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패트릭 부지사는 재생에너지에 대해 긍정적인 언급을 하여 눈길을 끌었다. 그는 재생에너지가 텍사스 에너지 포트폴리오의 중요한 부분이라고 언급하며, 텍사스가 풍력 에너지 분야에서 미국을 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지난 15년~20년 동안 재생 에너지는 연방 에너지 인센티브의 상당 부분을 받아 전력 투자 시장에서 공정하지 못한 경쟁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래리 핑크 회장은 작년 ESG라는 용어가 정치화되어 사용을 중단한다고 선언했다. 블랙록은 여전히 ESG에 초점을 맞춘 펀드를 운용하고 있으며, 지분을 보유한 기업들과 탈탄소화, 기업 지배구조, 시급한 사회 문제에 대해 지속해서 논의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래리 핑크 회장도 이번 서밋에서 전날 블랙록이 옥시덴탈 페트롤리엄과 함께 개발 중인 탄소포집 시설 현장을 방문했다고 말했다.
2021년 겨울 폭풍 이후 전력망 강화 필요 증가
텍사스 인구 성장에 따른 수요도 높아
로이터의 보도에 따르면, 래리 핑크 회장은 최근 몇 년간 텍사스가 폭염에서부터 겨울 폭풍까지 극심한 날씨로 수백만 명이 전기와 열을 공급받지 못한 상황에서, 블랙록이 100억달러(약 13조2600억원)의 민간 투자를 유치하여 전력망을 강화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텍사스 전력망은 3년 전 기록적인 겨울 폭풍으로 인한 여파로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당시 전력과 가스 기반 시설의 장애로 인해 수백만 명이 며칠 동안 어둠 속에서 견뎌야 했으며, 한파로 인해 200명 이상이 사망했다. 텍사스 주민들은 최소 20년 동안 폭풍으로 인한 전력 요금을 내야 하고, 개선 사항을 마련하여 또 다른 사고를 대비하기 위해 추가 요금도 지불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패트릭 부지사는 텍사스의 인구가 2000년 이후 거의 1200만 명 늘었고, 급속한 인구와 비즈니스 성장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텍사스 전력망을 개선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이번 서밋에서 패트릭 부지사는 텍사스 전력망에 대한 민간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블랙록과 협력하는 의지를 보여줬다.
블랙록은 주요 인프라 투자 부문을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달 사모펀드인 글로벌 인프라스트럭처 파트너스(GIP)를 125억달러(약 16조4950억원)에 인수해 부문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블랙록은 재생 에너지와 천연가스 등 텍사스 에너지 분야에 12억달러(약 1조6000억원) 이상을 투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