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현지시각)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글로벌 인프라스트럭처 파트너스(GIP)를 약 125억달러(약 16조4950억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GIP는 뉴욕에 본사를 사모펀드로, 전력, 수도, 교통 등 인프라 건설 분야에 투자하고 있다. 운용자산은 약 1060억달러(약 139조8776억원)에 달한다.
블랙록의 이번 계약은 2009년 바클레이즈 글로벌 인베스터스(Barclays Global Investors)를 135억달러(약 17조8132억원)에 인수한 이후 가장 큰 인수합병이다.
파이낸셜 타임즈, 로이터 등 외신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인프라 회사의 탄생이라며 민간 투자시장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논평했다.
부동산 지고 인프라 뜬다… 대체투자 시장, 에너지 인프라에 주목
에너지 전환이란 환경적 지속가능성을 위해 기존 화석연료 기반 에너지시스템을 친환경, 저탄소 에너지시스템으로 바꾸는 것을 말한다. 국제사회는 2023년 11월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서 “화석연료에서 벗어나기 위한 전환”에 만장일치로 합의한 바 있다.
에너지 전환은 곧 에너지 인프라의 전환을 뜻한다. 구체적으로는 풍력, 태양광 발전소 등 재생에너지 인프라 구축, 스마트그리드 및 디지털화된 에너지 관리 시스템 도입, 교통 및 에너지 효율성 증대를 위한 스마트 도시 계획 등이 있다.
이에 새로운 인프라 구축을 위한 대체투자 시장도 커지고 있다.
대체투자란 전통적인 투자 대상인 주식, 채권, 현금 등에 투자하는 대신, 부동산, 인프라 등 대체로 유형자산에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 EQT파트너스 최고경영자 크리스티안 신딩(Christian Sinding)은 2023년 11월 ‘글로벌 대체투자 콘퍼런스(GAII 2023)’에서 “에너지 전환, 사회의 디지털화, 고령인구 부양, 물류 전환 등을 위한 인프라스트럭쳐(infrastructure, 사회의 생산 및 경제활동의 기반을 형성하는 기반 시설)에도 투자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2030년 대체투자 시장은 20조달러(약 2경6390조원), 2040년에는 두 배 증가한 40조달러(약 5경2780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대체투자계에서는 부동산이 주춤하고 에너지 인프라가 부상하고 있다. 2023년 12월 공적통화금융기구포럼(OMFIF)이 세계 50대 공적 연기금과 50대 국부펀드를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40%가 향후 1~2년 동안 인프라에 대한 익스포저(투자자산 노출)을 늘릴 것이라고 답했다. 연금 및 펀드의 13%는 자산 클래스에서 부동산 비중을 줄일 것이라고 답했다. 부동산을 인프라와 함께 가장 매력적인 자산 클래스라고 응답했던 2년 전과는 사뭇 달라진 결과다.
이미 발표된 대규모 투자도 있다. 2023년 아랍에미리트(UAE) 정부가 COP28에서 새로운 기후펀드 알테라(Alterra) 출범을 발표, 300억달러(약 39조5790억원)의 투자를 약속한 것이다. 알테라에는 블랙록, 캐나다계 인프라 운용사 브룩필드 등이 초기 운용사로 참여하고 있다.
블랙록, GIP 인수 결정… 인프라 투자시장에서 리더십 가져갈 것
12일(현지시각) 블랙록은 125억달러(약 16조4962억원) 규모의 GIP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으로 블랙록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민간 인프라 자산운용사로 등극, 대체자산 투자시장에서 리더십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
GIP는 인프라 전문 사모펀드로, 수도, 전력, 교통 관련 기반시설 등에 자금을 빌려주고 있다. 다수의 에너지, 운송, 폐기물 기업 등을 소유하고 있으며 런던 개트윅 공항, 멜버른 항구, 수에즈 수자원 그룹 등에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블랙록은 이번 인수를 위해 GIP 최고경영자 아데바요 오군레시(Adebayo Ogunlesi) 비롯한 창업 파트너 6명에게 현금 30억달러(약 3조9585억원)와 자사주 1200만주를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월스트리트 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 이 파트너들이 블랙록 최대 주주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파트너들 중 아데바요 최고경영자를 포함한 5명은 블랙록에 합류, 블랙록의 새로운 인프라 그룹을 이끌 예정이다.
한편 블랙록의 운용 성과는 ESG 투자 기조에 대한 공화당의 정치적 공격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예상을 훨씬 웃돌았다. 블랙록 발표에 따르면, 2023년 4분기 결산에서 조정후 이익은 주당 9.66달러로 시장 예상치인 8.84달러를 상회했다. 관리자산 규모는 시장 상승과 4분기 960억달러(약 126조6720억원) 순유입에 힘입어 2021년 이후 처음으로 10조달러(약 1경3193조원)를 돌파했다. 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7% 증가한 46억달러(약 6조687억원), 영업이익률(operating margin)은 소폭 증가한 41.6%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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