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버트 리서치, 2024 지속가능한 미국 100대 기업 선정…1위는 클로락스

2024-02-29     유미지 editor
미국 ESG 투자 전문 업체 칼버트 리서치 앤 매니지먼트(Calvert Research and Management)가 2024년 가장 지속가능한 기업으로 클로락스를 선정했다./ 클로락스

지난 23일(현지시간) 미국의 ESG 투자 전문 업체 칼버트 리서치 앤 매니지먼트(Calvert Research and Management)가 미국 투자 전문 미디어 배런스(Barron’s)와 함께 2024년 가장 지속가능한 미국 100대 기업을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7회째를 맞는 이번 순위를 작성하기 위해 칼버트 리서치는 다양한 환경, 사회, 거버넌스(ESG) 척도에 따라 점수를 매겼다고 전했다. 미국 상장 기업 1000개 중에서 선정된 상위 100개 기업은 주주, 근로자, 고객, 지역 사회, 환경이라는 다섯 가지 주요 구성 요소 범주에서 성과를 기준으로 각 기업의 순위가 랭크됐다. 칼버트 리서치는 ISS, MSCI, 서스테이널리틱스(Sustainalytics) 등 7개 ESG평가 회사의 자료를 참고했으며 230개 이상의 ESG 성과 지표와 기타 데이터, 칼버트의 내부 연구를 조사했다고 말했다.

작업장 내 다양성부터 온실가스 배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ESG 지표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획득한 기업은 생활용품 기업 클로락스(Clorox)였다. 표백제 클로락스, 화장품 버츠비(Burt's Bees), 생활용품 글래드(Glad) 쓰레기봉투 등의 브랜드를 보유한 이 기업은 2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칼버트 리서치는 이 기업의 강력한 지배 구조와 급여 형평성을 높게 평가했다. 클로락스의 이사회는 여성이 50%, 유색인종이 25%로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었으며 성별, 미국 내 인종에 따른 급여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활용품 기업이자 유한킴벌리의 모기업인 미국 킴벌리 클라크(Kimberley-Clark)와 부동산 회사인 CBRE 그룹(CBRE Group)은 각각 2위와 3위를 차지했다. 그밖에 미국 장난감 기업인 해즈브로(Hasbro)와 생명과학, 응용화학 분야 솔루션 및 서비스 기업인 애질런트 테크놀로지스(Agilent Technologies)가 상위 5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100대 기업 전체 라인업은 기술, 산업, 소비자 기업 등 광범위한 산업에 걸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칼버트 리서치가 선정한 2024 지속가능한 100대 기업 전체 라인업은 기술, 산업, 소비자 기업 등 광범위한 산업에 걸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칼버트 리서치 

 

노사관계, 다양성 개선 성과 강조된 2023년

2023년은 할리우드 시나리오 작가 파업, 디트로이트 3사(포드, 스텔란티스, GM)를 대상으로 동시 파업을 벌이는 등 기업과 근로자 사이 갈등이 커진 한 해였다. 인공지능(AI), 전기자동차(EV) 등 신기술이 광범위한 산업을 뒤흔들면서 근로자들은 더 많은 보호를 요구하게 되었고, 기업과 직원 사이의 갈등은 X, 틱톡(Tiktok) 등 소셜 미디어를 통해 알려지면서 더욱 확산됐다.

캘버트 리서치의 상무이사인 크리스 메이든(Chris Madden)은 이번 순위에서 기업의 지배 구조와 노사 관계의 진전에 주목했다. "이 목록에 있는 많은 회사는 직원을 대하는 데 탁월한 성과를 거두었다"라고 메이든은 전했다.

특히 월마트(Walmart)는 이번 순위에서 61위에 오르며 노동력 및 기타 지속가능성 요소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다. 칼버트 리서치의 연구 책임자인 헬렌 음부구아-카후키(Helen Mbugua-Kahuki)는 “월마트는 강력한 노동 관행으로 유명하다. 우리는 월마트가 직원들의 임금 인상과 관련하여 좋은 일을 해내는 것을 보았다"라고 전했다.

총 160만 명의 미국 직원을 고용하고 있는 월마트는 지난해 매장 직원의 초급 급여를 인상하여 평균 시간당 임금을 18달러(약 2만4048원)로 올렸다. 이는 연방 최저 임금인 7.25달러(약9686원)보다 훨씬 높은 것이다. 월마트는 또한 점장 평균 연봉을 연간 11만7000달러(약 1억5631만원)에서 12만8000달러(약 1억7100만원)로 인상했으며 매장의 매출에 따라 보너스도 지급했다.

 

ESG 톱 기업들, 다양성(DEI) 정책 끝까지 사수

미국은 현재 보수주의자들의 정치적 반발을 포함해 다양성(DEI)를 둘러싼 싸움도 벌어지고 있다. 디즈니는 직장 내 차별 소송에 휘말렸고 넷플릭스는 콘텐츠 내 정치적 요소를 반영했다는 이유로 비판을 받았다. 지난해 다수의 최고 다양성 책임자들이 월트 디즈니, 넷플릭스 등 미국 최대 기업에서 자리를 떠났으며 줌 비디오 커뮤니케이션(Zoom Video Communications)은 이번 달 DEI 이니셔티브에 초점을 맞춘 팀을 해고하기에 이르렀다.

반면 2024 지속가능성 100대 기업으로 선정된 회사들은 DEI 목표를 계속해서 고수할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 2023년 4분기에 최고인적자원책임자(CHR)를 대상으로 실시된 컨퍼런스 보드 조사에 따르면 194명의 최고인적자원책임자 중 2024년에 DEI 이니셔티브를 축소할 계획이 있다고 대답한 사람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63%는 더 다양한 인력을 유치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라고 답했다고 포춘(Fortune)이 보도했다. 이들 중 75%는 직원의 경험과 조직 문화 개선이 2024년의 최우선 과제가 될 것이라고 답했다.

칼버트 리서치는 게임 분야에서 여성을 더 잘 표현하기 위한 노력 등 다양성에 진전을 이루는 부분에 주목했다. 올해 처음으로 32위에 이름을 올린 게임 퍼블리셔 기업인 일렉트로닉 아츠(Electronic Arts)는 축구게임 얼티밋 팀(Ultimate Team)에 지난해 처음으로 여자 축구 선수를 소개했다. 또한 회사가 5년 연속 업계 평균 비율보다 높은 소수 인재를 채용하고 더 많은 소수자를 경영진에 배치한 점이 높게 평가됐다.

 

환경 분야는 PFAS에 대한 관심이 강화돼

최근 소비자들이 ‘무독성’ 유무를 고려하면서 제품에 영구적인 화학물질 PFAS가 들어있는 제품을 피하는 등 경각심을 보이고 있다. PFAS는 자동차, 섬유, 의료 장비, 소비재 등에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물질이지만, 쉽게 분해되지 않는 데다 물과 토양에 유입될 경우 그대로 축적되기 때문에 '독성물질'로 규제해야 한다는 의견들이 많았다. 이에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지난 10월 PFAS를 사용할 경우 보고를 요구하는 규정을 확정했다.

이 같은 관심을 반영이라도 한 듯 에너지 컨설팅 및 엔지니어링 기업인 테트라 테크(Tetra Tech)의 순위가 지난해 56위에서 올해 8위로 뛰어올랐다. 테트라 테크는 독성이 있는 과불화합물(PFAS)를 개선하려는 노력을 선보여 온 기업이다. 테트라 테크는 또한 인적 자본 관리를 개선하고 직원들에게 더 많은 인센티브를 제공할 수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칼버트 리서치 앤 매니지먼트와 배런스가 함께 선정한 2024년 가장 지속 가능한 미국 100대 기업 리스트는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