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미자동차노조(UAW)의 미 자동차 3사의 공동파업은 전기차 전환을 둘러싼 노사 갈등과 '공정 전환(just transition)'의 어려움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해당 파업은 좀체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 12일(현지 시각), 포드 고위 임원은 "전미자동차노조(UAW)와의 협상에서 제시할 수 있는 임금과 혜택이 지출할 수 있는 예산의 한계에 도달했다"고 로이터통신에 밝혔다. 해당 임원은 "공장에서 계속 파업하는 것은 노동자들에게 해를 끼치고 이익을 감소시킬 수 있다고 전했다"고 덧붙였다.
포드의 내연기관 담당자인 쿠마르 갈호트라는 “우리는 제안할 수 있는 한계에 도달했다. 더 이상은 사업의 투자 능력 손상으로 이어질 것”이라 전했다. 한편 그는 포드사가 합의를 위해 노조와 추가 협상을 통해 현재 제안 내에서 자금을 재할당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지난 수요일, 포드 협상단이 합의에 도달할 정도의 계약을 제시하지 않자 숀 페인 UAW 회장은 포드의 켄터키 트럭 공장에서 파업을 명령했다.
포드의 켄터키 트럭 공장은 포드의 슈퍼 듀티 픽업 트럭과 SUV를 생산하는 포드에서 가장 생산성 높은 공장이다. 켄터키 트럭 공장은 연간 250억 달러(약 33조 9천억 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으며, 이는 포드사의 전세계 자동차 매출의 약 6분의 1에 해당한다. 포드 관계자들은 회사의 생존이 걸린 공장을 파업하는 것은 말도 안된다는 입장이다.
포드의 제조 부사장인 브라이스 커리는 켄터키 트럭 공장의 파업으로 약 4600명의 근로자가 일자리를 잃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포드 공급망 책임자인 리즈 도어는 이미 포드 공급업체의 1만3000명의 근로자가 두 개의 조립 공장에서 UAW 파업으로 인해 해고되었다고 전했다. 그녀는 “포드의 가장 큰 공장인 켄터키 트럭 공장의 폐쇄는 취약한 공급망을 붕괴로 밀어넣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포드는 켄터키 트럭 공장 파업으로 인해 12개의 다른 공장 노동자들이 해고될 수 있다고 전했다. 켄터키 공장 파업으로 인한 새로운 조치가 수일 내에 취해질 전망이다.
켄터키 트럭 공장의 파업은 UAW의 디트로이트 3사(포드, 스텔란티스, GM)에서 진행중이던 파업의 급격한 확대로, 디트로이트 3사에 보내는 UAW의 경고로 해석할 수 있다. UAW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스텔란티스와 GM의 근로자 임금과 복리후생은 포드에 못미치는 수준이다.
자동차 시장조사기관인 오토포캐스트 솔루션(AutoForecast Solutions)의 부사장 샘 피오라니는 현재의 상황을 두고 “새로운 제안을 협상 테이블에 내놓지 않는다면, GM과 스텔란티스는 걱정해야 할 것”이라 경고했다.
UAW, 임금 인상, 이중임금제 폐지, 배터리공장 노조 확대 요구
디트로이트 3사는 초기 임금 인상 제안을 두 배 이상 늘리고 물가 상승을 고려하여 임금을 인상하기로 합의했으며, 임시직 임금도 개선했지만 노조는 여전히 임금 인상과 이중임금제 폐지, 배터리 공장으로의 노조 확대 등을 원하고 있다.
UAW는 디트로이트 3사에 임금 인상, 더 나은 퇴직금 패키지, 새로운 전기차 배터리 공장에 노조를 확대하는 등의 요구를 보장하도록 파업을 확대할 여지가 있다. 현재 켄터키 트럭 공장의 노동자 8700명이 파업 중임에도 디트로이트 3사의 UAW 노조원 15만명 중 4분의 1도 채 되지 않는다.
또한 페인을 비롯한 UAW 관계자들은 포드, GM, 스텔란티스가 자사주 매입을 억제하고, 과도한 임원진 급여를 삭감할 경우 UAW 근로자들의 급여를 20%에서 23%로 인상하고, 임시직 근로자들의 낮은 임금 수준을 인상하며, 2007년 손실된 확정급여형 혜택 연금을 복원할 여유가 있다고 반박했다.
일부 분석가들은 켄터키 공장을 폐쇄하기로 한 페인의 결정을 디트로이트 3사에서 거의 한달 동안 진행된 공동 파업에서 마지막 게임이 될 수 있다고 해석했다. 또한 웰스파고(Wells Fargo)의 분석가들은 켄터키 공장 파업으로 인해 포드가 주당 약 1억5000만달러(약 2030억 원)의 핵심 이익을 잃을 것이라 추정했다.
한편 카린 장 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행정부가 확대되는 파업의 경제적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여전히 양측이 윈윈(win-win)하는 합의에 도달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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