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공화당 '텃밭'들, 퍼스트솔라에 각종 인센티브 제공… 세금 감면에 기술 교육까지

2024-07-24     이재영 editor

미국 공화당 지지주들이 태양광 산업에 세금 감면 등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미국 최대 태양광 기업 퍼스트솔라(First Solar)는 18일(현지시각) 오하이오주 레이크 타운십(Lake Township)에 서반구 최대 규모의 태양광 연구개발(R&D) 센터를 개소했다고 밝혔다.

현재 오하이오주 주지사 마이크 드와인(Mike DeWine)은 공화당 소속이며, 오하이오주 의회는 공화당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공화당 '텃밭'들...  ESG는 싫지만 투자는 좋다 

ESG를 반대하는 공화당 지지주들이 전기차 배터리, 신재생에너지 등 관련 산업 유치에는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이번에 오하이오에 R&D 센터를 개소한 퍼스트솔라는 루이지애나와 앨라배마에도 새로운 태양광 모듈 생산 공장을 건설 중에 있다. 루이지애나와 앨라배마는 텍사스와 더불어 대표적인 공화당 강세 지역이다.  

앨라배마 공장은 퍼스트솔라의 네 번째 미국 태양광 모듈 공장으로, 올해 안에 가동을 앞두고 있으며, 루이지애나 공장 또한 2025년 본격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기후테크 전문매체 클린테크니카는 미국 에너지 전환에 루이지애나와 앨라배마가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퍼스트솔라가 건설 중인 대규모 태양광 공장이 생산할 박막 태양전지(Thin Film Solar Cells)는 태양광 발전 비용을 낮추는데 크게 기여할 수 있는 혁신 기술이기 때문이다.  

퍼스트솔라의 박막 태양전지 / 퍼스트솔라

태양전지는 기본적으로 태양의 빛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시켜 전기를 발생시키는 장치를 말한다. 빛을 흡수하는 흡수층에 따라 1세대인 실리콘 태양전지, 2세대인 박막 태양전지로 분류할 수 있다. 박막 전지는 기존 실리콘 웨이퍼를 사용하는 1세대 전지와는 달리 상대적으로 원가가 저렴한 유리, 금속, 플라스틱 등을 활용한다. 비싼 실리콘 양을 100분의 1 수준으로 줄일 수 있으며, 제조 공정도 단순해 경제적으로 유리하다. 기존 실리콘 기반 전지보다 무게도 가볍다.

단점은 낮은 변환 효율이다. 박막 전지로 기존 실리콘 전지와 동일한 전력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면적이 필요하다. 내구성 또한 실리콘 전지에 비해 약한 경우가 많다.  

퍼스트솔라는 박막 태양전지의 숙제인 태양광 변환 효율을 실리콘 태양전지와 경쟁 가능한 수준으로 끌어올렸으며, 이번에 개소한 R&D 센터에 박막 태양전지를 포함해 새로운 태양전지 기술 개발을 위한 다양한 설비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공화당 정치인들, '실리주의' 노선...

태양광 시설 유치에 각종 혜택 제시  

앨라배마가 태양광 공장을 유치한 배경에는 막강한 ‘혜택’이 있다. 2022년 11월 현지 매체 보도에 따르면, 퍼스트솔라는 공장 건설을 위한 부지로 미 남동부에 약 100개 지역을 고려하고 있었다. 그 중 20년 동안 매년 250만달러(약 35억원)의 재산세 면제 혜택을 제시한 앨라배마가 최종적으로 선정된 것이다. 앨라배마주가 제공하는 AIDT 산업 개발 교육 프로그램(AIDT industrial development training program)도 퍼스트솔라의 직원 채용 및 교육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AIDT는 앨라배마주 상무부 산하 기관으로, 고용주와 교육생에게 다양한 맞춤형 기술 교육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교육은 AIDT 직원이나 계약된 강사들이 진행하며 별도의 강의실은 물론 기업의 필요에 따라 현장에 설치할 수 있는 38개 이상의 이동식 교육 장치도 구비하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앨라배마가 ESG 투자 원칙에 반대하는 미국 내 24개주 중 하나라는 것이다. 공식적으로는 ESG에 반대하면서도 화석연료와 대척점에 서 있는 태양광 기업 공장 유치를 위해 재산세까지 면제해주면서 적극적인 구애를 펼친 것이다. 

실리를 취한 건 루이지애나도 마찬가지다. 2022년 9월 퍼스트솔라는 11억달러(약 1조5217억원)를 투입, 루이지애나에 새로운 공장 건설을 시작했다. 민주당 소속 전임 주지사 민주당 존 벨 에드워즈(John Bel Edwards)의 업적이다. 이후 새롭게 당선된 공화당 소속 주지사 제프 랜드리(Jeff Landry)는 반(反) ESG로 명성을 날리고 있었음에도 퍼스트솔라의 공장 건설에 대해서는 침묵했다. 전임 에드워즈 주지사가 부지 개발 및 인프라 개선을 위해 약속했던 3000만달러(약 415억원)의 보조금도 중단 없이 지급됐다.

퍼스트솔라의 R&D센터를 유치한 오하이오도 반 ESG 캠페인을 이끄는 공화당 지지주다. 클린테크니카는 오하이오주가 블랙록을 비난하기 위한 서한에 서명했으면서도 화석연료 퇴출에 앞장서는 태양광 관련 시설 개소를 축하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한편 대표적인 공화당 우세 지역 텍사스는 블랙록과 손을 잡고 전국 차원의 새로운 증권거래소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미국에서 ESG 투자의 상징이 되면서 2022년 이후 공화당의 거센 정치적 공격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