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환경보호청, 바이오연료 공급망 모니터링...수입품에도 엄격한 조사 요구

2024-08-09     송준호 editor

미국 환경보호청(EPA)이 최소 두 곳의 바이오연료 생산업체의 공급망 조사를 시작했다고 8일(현지시각) 로이터 통신이 단독 보도했다. EPA는 일부 기업이 기준에 맞지 않는 바이오디젤 원료를 사용해 정부 보조금을 확보하고 있다는 업계의 우려를 반영해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EPA의 대변인 제프리 랜디스는 로이터 통신에 “EPA는 지난해부터 감사를 시작했지만, 조사가 진행 중이므로 대상 회사를 밝힐 수 없다”고 전했다. EPA는 2023년 7월부터 감사를 시작했다. 

Chatgpt 활용 이미지/임팩트온

 

아시아, 폐식용유 수출 급증…회수량보다 수출량 많아 의구심 키워

미국의 정유기업은 폐식용유와 같은 지속 가능한 원료로 바이오디젤을 생산하면, EPA의 재생가능 연료 표준제도(Renewable Fuel Standard, RFS)에 따라 환경 및 기후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문제는 일부 제품이 폐식용유로 표시됐지만 실제로는 팜유가 사용됐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팜유는 산림벌채 문제로 인해 지속 가능하지 않은 원료로 인식되고 있다. 유럽연합도 팜유로 만든 바이오디젤을 재생 가능한 바이오연료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최근 몇 년간 아시아에서 폐식용유 수출이 급증한 점을 두고, 실제로 사용되고 회수된 식용유 양보다 수출량이 비현실적으로 많다는 점을 지적했다. 

팜유 사용이 중요한 소비재와 식품 기업들은 팜유의 공급망이 지속 가능하게 관리되고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유니레버는 최근 첨단 위성 모니터링 시스템을 활용해 팜유의 97.5%를 산림벌채 없이 확보할 수 있는 공급망을 갖췄다고 발표했다. 

 

수입산 폐식용유 15배 증가…수입품에도 엄격한 조사 요구

EPA가 감사를 시작한 데는 바이든 대통령의 바이오 연료 정책에 대한 미국 농부들의 불만도 한 몫 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농부들은 현 행정부의 바이오 연료 정책이 국산 원료 활용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고, 중국과 브라질의 배만 불리고 있다는 입장이다. 

지난 6월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폐지방의 일종인 브라질 소의 우지에 대한 미국의 수입은 2024년 첫 4개월 동안 전년 대비 377% 증가했다. 또한, 미국의 폐식용유의 수입량은 2020년 연간 2억파운드(약 9만톤) 미만에서 2023년 30억파운드(136만톤) 이상으로 급증했다.

농업이 중심이 되는 주의 공화당과 민주당 미국 상원의원들은 바이든 행정부에 이 문제를 해결하도록 촉구했다. 재선에 도전하는 오하이오주 민주당 상원의원 셰로드 브라운은 최근 다른 농업 중심 주 출신의 공화당원들과 합류하여 "바이든 행정부의 일부 바이오 연료 정책이 미국 농업에 징벌적"이라며 폐식용유 수입 급증에 대해 바이든 행정부에 압력을 가했다. 

농업 중심 주의 상원의원들은 국내 공급망과 마찬가지로 수입품도 엄격한 검사를 수행하도록 촉구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미국이 수입품에 대한 검열을 강화할지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된 바가 없으나, 한국도 석유사업법 시행과 함께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한국 기업들은 이에 대비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 7일부터 새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이하 석유사업법)을 시행하기 시작했다. 석유사업법은 정유사들이 폐식용유와 같은 바이오 연료를 활용하도록 독려하는 법이다. 정유기업은 휘발유, 경유, 항공유 등의 석유제품을 제조할 때 석유사업법 통과로 바이오 연료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 기존에는 원유 외에 다른 제품을 혼합하는 게 금지되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