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대(對)중국 고율관세 정책 먹혔나...중국산 바이오디젤⋅전기차 수입 반으로 줄어

2024-08-20     송준호 editor

유럽연합이 중국산 제품에 적용한 고율 관세가 유럽 시장에서 효과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중국 바이오디젤 기업들은 EU의 반덤핑 관세로 인해 유럽이 아닌 새로운 시장을 찾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1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EU는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고율 관세로 중국산 제품의 유럽 시장 점유율을 낮추기 위한 정책을 펴고 있다. EU는 중국산 제품에 대한 반덤핑 조사를 통해 바이오디젤에는 12.8%부터 36.4%, 전기차에는 27.5%부터 최고 47.6% 잠정 관세를 설정했다.

EU 집행위원회는 2025년 2월까지 반덤핑 조사를 계속해 최종 관세율을 확정한 후 5년간 부과할 예정이다.

 

중국산 바이오디젤, 2023년 수출량 90% 유럽행…상반기 물량 51% 감소

EU는 오는 23일(현지시각) 중국산 바이오디젤에 잠정 반덤핑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다. 

중국 기업인 지아오(Jiaao) 그룹, 주오위에(Zhuoyue) 그룹 등 40여 개 기업이 고율의 관세를 적용받을 예정이다. 중국 바이오디젤 업체들은 지난해 23억유로(약 3조원) 규모의 바이오디젤을 유럽에 수출한 것으로 집계됐다. 

EU 수출은 반덤핑 조사로 인해 2023년 중반에 정점을 찍은 후 급격히 감소했다. 중국 세관 데이터에 따르면, 2023년 중국산 바이오디젤 수출량의 90%는 EU가 차지했다. 이는 180만톤으로 최대 수출량을 기록했다. 최대 수입국은 네덜란드로 중국발 바이오디젤 선적의 84%를 받았다.

올해 수출량은 전년도와 비교했을 때 반토막이 났다. 상반기의 물량은 전년 대비 51% 감소한 56만7440톤으로 집계됐다. 6월 선적량은 5만톤으로 줄었으며, 이는 2019년 중반 이후 최저치다.

이미지=픽사베이

앞서 언급한, 중국의 주요 공급업체들은 EU 시장이 막히자 새로운 판로를 모색하고 있다. 대안 시장으로는 바이오디젤 혼합연료의 사용 비중이 증가하는 싱가포르, 호주, 일본, 한국, 동남아시아 등과 같은 EU 이외의 해외 시장에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중국 정부가 연말이 가기 전 지속가능항공유(SAF)의 사용을 의무화할 것으로 예상되기에 중국 기업들은 늘어나는 내수시장의 수요를 기대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中 전기차, 7월 신규등록 대수 45% 감소…EU 시장 지배력 잃었나

중국산 전기차도 유럽 시장에서 빠르게 힘을 잃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블룸버그 통신은 16일(현지시각) 시장조사업체 데이터포스의 자료에 따르면, EU 16개 회원국에서 7월에 신규 등록된 중국산 전기차가 6900대로, 1만2700대가 등록된 6월보다 45%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EU 역내 시장점유율도 신규등록 차량 대수와 함께 줄었다. EU 전체 점유율은 7월에 8.5%로 전월보다 1.5%P 떨어졌다. 주요 수입국인 독일은 16%에서 8%로 반토막이 났고, 프랑스는 8%에서 5%, 벨기에는 10%에서 7%로 줄었다. 

중국 기업의 판매량도 전반적으로 줄었다. 중국 국유기업 상하이자동차(SAIC) 산하의 MG는 7월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20% 감소했다. 폴스타는 무려 42%가 줄었다.

사진=언스플래시

다만, 시장조사업체 데이터포스는 중국산 전기차가 고율관세로 인해 유럽 시장에 대한 지배력을 완전히 상실할지에 관해서는 신중하게 지켜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중국산 전기차의 판매량만 줄어든 게 아니다. EU 16개 회원국의 7월 전기차 판매량은 전월보다 36% 줄었다. 중국산 전기차가 줄어든 것은 시장 지배력을 잃었다기보다는 전기차 산업의 캐즘(대중화 직전 일시적 수요 둔화)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전기차 기업들이 잠정 관세율이 적용되기 전 6월에 중국산 전기차를 판매하다 보니, 7월 판매량이 줄어들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판매량이 크게 증가한 중국 전기차 기업도 있다. 초저가 전기차를 자랑하는 비야디(BYD)는 1년 전보다 판매량이 세 배 늘었다. 비야디는 고율 관세를 감수하고서라도 유럽 시장의 점유율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을 바꾸지 않았다. 이 회사는 지난해 헝가리에 유럽 내 첫 공장을 연 데 이어 지난 6일(현지시각) 폴란드에 매장을 열었다. 

중국과의 거래가 수익에 큰 영향을 미치는 기업들이 많은 국가는 적극적인 협상을 통해 중국 달래기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도 여전히 존재하므로 EU에서의 중국산 전기차의 쇠락을 속단하기에는 이른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