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후보, 기후에 '대담한 행동' 약속...기후 유권자 표심 잡을까
미국 대선후보 카멀라 해리스의 선거 캠프는 기후변화를 정책의 주요 의제로 삼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해리스의 선임고문인 아이크 어비는 21일(현지시각)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해리수 후보는 기후변화에 대한 ‘대담한 행동’에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해외 미디어 블룸버그는 22일(현지시각) 전했다.
카멀라 해리스 후보의 ‘대담한 행동’에는 ▲깨끗한 에너지 경제 구축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공중 보건 보호 ▲에너지 안보 보장이 포함된다. 아이크 어비 고문은 “(고탄소배출업종 등) 오염자에게 책임 묻는 것을 우선순위로 삼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기후에 '대담한 행동' 약속…역대급 선거자금 조달로 대선판 돌풍
해리스의 '대담한 행동'이 무엇일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선거 캠프는 아직 구체적인 기후와 에너지 관련 계획을 발표하지 않았다. 다만, 해리스 부통령은 과거 행적에 비춰볼 때 당선 시 바이든 대통령보다 더 강력한 기후 정책을 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해리스 후보는 2016년 캘리포니아주 법무장관으로 근무할 때, 필립스 66, 코코노필립스 BP, 셰브론과 같은 거대 화석연료 기업들을 석유 누출 문제로 고소하여 수백만달러 규모의 합의금을 받아낸 바 있다.
그가 2019년 민주당 경선 후보로 대선에 출마할 당시 2030년까지 100% 무탄소 전력으로의 전환 등 10조달러(약 1경원) 규모의 기후계획을 공약으로 냈었다. 당시 프래킹(수압파쇄공법)이 환경오염을 야기한다는 문제로 이를 금지하겠다는 입장도 표명했다.
다만, 이전과 달리 프래킹 금지와 같은 진보적인 의제를 채택하지 않았다. 이는 경합주에 천연가스 생산량이 높은 펜실베이니아 같은 주가 있으며, 해리스 후보가 격전지 표심을 의식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편, 해리스 후보의 캠프는 전례 없는 선거 자금을 조달하며 대선판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20일(현지시각) 그가 민주당 대선 후보로 나서고 4주 만에 5억달러(약 6680억원)의 선거 자금을 확보했다고 전했다.
선거 캠프는 바이든 대통령이 경선에서 물러난 후 첫 주에 2억달러(약 2672억원)를 모금했다. 해리스 캠프는 3억7700만달러(약 5036억원)를 확보했다. 이는 트럼프 캠프의 보유액인 3억2700만달러(약 4369억원)보다 약 5000만달러(약 668억원) 더 많은 수준이다.
집토끼 표 단속 위해 기후변화 의제 정면에 세워야
대선캠프는 기후 의제가 앞으로 나왔을 때, 해리스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할지에 대해 관심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하여 미국 기후 유권자의 표심을 묻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설문조사는 진보성향의 싱크탱크 데이터포프로그레스(DATA FOR PROGRESS)는 21일(현지시각) 1083명의 미국 유권자를 대상으로 기후변화와 표심의 연관성 여부를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유권자 다수는 기후변화와 환경정의에 대해 인식하고 있었다. 기후변화는 응답자의 76%, 환경정의는 57%가 주제에 관해 잘 알고 있다고 응답했다. 해당 의제가 전체 유권자의 32%는 기후변화가 2020년 선거 때보다 올해 대선에서 더 중요한 의제가 됐다고 응답했다. 해당 응답자의 52%는 민주당 지지자로 확인됐다. 청년층(39%)과 라틴계 유권자(41%)들은 절반 가까이 기후변화가 투표에서 중요한 요소라고 답했다.
해리스 후보가 기후를 주요 의제로 다루기를 바란다는 유권자 의견도 확인됐다. 민주당 지지자의 92%, 무소속 지지자의 55%, 젊은 유권자의 67% 등 응답자 과반수(62%)가 해리스가 당선된다면 야심 찬 기후 정책을 계속 추진하기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들은 트럼프 후보가 폐지하거나 약화하려는 청정대기법 및 청정수법(72%), 인플레이션감축법(68%), 오염 기업에 대한 책임 추궁(69%)을 방어해야 한다고도 답했다.
카멀라 해리스가 기후 문제를 정면으로 논의하는 게 정치적으로 이점이 있다는 전문가 의견도 나온다.
미국 조지메이슨대학교의 기후변화 커뮤니케이션센터 소장인 에드 마이바흐는 해외 미디어 악시오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로 인해 20~30% 정도의 기후변화에 관심 없는 유권자가 해리스 후보에게 관심을 주지 않겠지만, 어차피 해당 유권자층은 그에게 투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바흐 소장은 “해리스에게 투표할 가능성이 있는 60%의 유권자층은 기후변화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등 돌리지 않고 오히려 지지도는 높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