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캐즘이 지속되면서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차기 정부의 정책 기조가 전기차 산업의 향방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전기차 전문매체 클린테크니카(CleanTechnica)현 미국 부통령이자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말라 해리스(Kamala Harris)가 당선될 경우, 미국 내 전기차 제조 지원, 충전 인프라 구축, 소비자 인센티브 강화 등 미국 기후 목표 달성을 위한 교통 부문 비전을 이어갈 것이라고 보도했다.  

한편 뉴욕타임스(NYT)는 18일(현지시각) 2024년 미국 대선 여론조사에서 해리스(49%)가 트럼프(47%)를 근소한 차이로 앞서고 있다고 밝혔다.  

미 대선 여론조사 추이 / 뉴욕타임스
미 대선 여론조사 추이 / 뉴욕타임스

 

바이든-해리스 정부, 공급망, 일자리 중심 전기차 지원 대책 추진 중  

해리스는 IRA 제정 후 꾸준히 전기차 산업에 대한 지지를 표명해 왔다. 2023년 12월에는 백악관 성명을 통해 전기차 사용을 늘리고 지속가능한 교통 수단을 우선시하는 새로운 규정을 발표하기도 했다. 여기에는 공무원 국내외 출장 시 전기차 우선 선택, 2030년까지 정부 소유 차량 배출량 65% 감축 등이 포함돼 있다. 

실제로 연방정부는 교통 및 여객업계의 ‘큰손’이다. 2022년 연방정부 직원들의 교통 서비스 이용건수는 항공 280만건, 차량대여 230건, 철도 3만3000건에 달한다. 지출 규모로 보면 약 28억달러(약 3조7335억원) 수준이다. 

미국 자동차 전문 웹사이트 에드먼즈닷컴(Edmunds)의 책임자 제시카 콜드웰(Jessica Caldwell) 또한 현재 전기차 산업의 판매율 둔화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쉬운 일은 아니다. 전기차에 대한 정치적 민감도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진 만큼, 새로운 전기차 지원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정치적 도전에 직면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통령 당선 시 해리스의 전기차 정책은 지속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클린테크니카는 크게 세 가지 정황을 포착했다. 

첫째, 새로운 차량 연비 기준이다. 지난 6월 미국 교통부 산하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2027년부터 출시되는 새로운 상용차 모델의 최소 연비 기준을 2031년까지 매년 2%씩 높일 것이라고 발표했다. 경량 트럭의 연비 기준도 2029년부터 2031년까지 매년 2%씩 높아진다. 백악관은 이러한 조치로 인해 미국 국민들이 230억달러(약 30조6682억원)의 연료비를 절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둘째, 중소 자동차 제조업체 지원 대책이다. 5월 6일(현지시각) 해리스는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지역을 방문, 중소 자동차 제조업체의 전기차 생산시설을 개선하기 위해 1억달러(약 1337억원원)를 투자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날 해리스는 이번 투자가 미국 내 자동차 공급망을 강화하고 지역 일자리 창출 및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며, 전기차 지원이 자동차업계의 일자리를 감소시키고 있다는 공화당 부통령 후보 JD벤스(JD Vance)의 주장을 일축하기도 했다.

해리스 발언에 대한 후속 조치로 이달 15일(현지시각) 미국 에너지부(DOE)는 중소 전기차 제조업체 지원을 위해 5000만달러(약 669억원)를 할당, 6개주에 분배할 것이며 내연기관 공급업체들의 전기차 전환을 돕기 위한 기술 지원 프로그램도 운영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셋째, IRA의 정책적 연속성이다. 해리스는 바이든 정부의 부통령으로서 2022년 IRA 통과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IRA는 향후 10년 간 3700억달러(약 493조3210억원)를 전기차, 배터리, 신재생에너지 등 기후 친화적 산업에 투자, 2030년까지 미국 탄소배출량을 40% 감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트럼프, 머스크와 대담에서 "테슬라 전기차 훌륭"...

한풀 누그러진 전기차 반대 입장  

한편 공화당 대선 후보 트럼프 또한 최근 전기차에 대한 미묘한 태세전환을 보여주고 있다. 12일(현지시각) 트럼프는 X(구 트위터)를 통해 생중계된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와의 대담에서 “나는 전기차를 사랑하고 테슬라의 전기차가 훌륭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모든 사람이 전기차를 좋아하지는 않으며 장거리 운전에는 약간 어려움이 따를 수 있다고 언급, 전기차에 부정적인 기존 입장을 어느 정도 견지하기도 했다.  

이에 머스크는 “사람들은 여전히 스테이크를 먹을 수 있고 휘발유 자동차를 운전할 수도 있다”며 “괜찮다”고 답했다.

한편 클린테크니카는 월스트리트 저널(WSJ) 같은 보수 성향 매체도 "충전 인프라 부족이나 주행거리 불안 등 전기차에 반대하기 위한 공화당의 주장은 과장됐다"고 보도했다며, 전기차 사용으로 인한 불편함은 생각만큼 크지 않다고 논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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