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가개발은행, 녹색채권 2조원 발행...석탄 줄이고 그린수소 확대
중국이 녹색 자금을 확대하고 있다.
중국 국가개발은행(NDB)이 최근 120억위안(약 2조원)에 달하는 녹색채권을 발행했다고 22일(현지시각) 해외 미디어 ESG뉴스, 차이나데일리 등이 보도했다. 이는 3년 채권으로, 발행 금리는 1.63%다. 이로써 NDB가 발행한 녹색 채권의 누적 규모는 1890억위안(약 35조원)으로 집계됐다.
NDB 녹색채권, 연간 석탄 30만톤 감축 목표…中 녹색대출 누적 700조원에 도달
이번 녹색채권은 연간 탄소배출량을 약 70만톤, 석탄을 30만톤 줄이는 것을 목표로 발행됐다. 청약 배수는 3.08배에 달해 투자자들의 수요가 높은 것으로 확인된다.
중국 정책은행들은 이처럼 큰 규모의 자금을 녹색 영역에 투입하고 있다. NDB는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2000억위안(약 38조원)이 넘는 녹색 대출을 발행했다. 중앙은행인 인민은행(PBOC)도 지난 11일 1.75% 금리의 녹색 대출 프로그램의 지원 기한을 연장한 바 있다.
중국 금융 데이터 제공업체 윈드(Wind)의 데이터에 따르면, 2024년 6월 말 기준으로 중국 시장에서 발행된 녹색채권의 누적 규모는 3조7400억위안(약 701조원)에 도달했다. 미발행 채권은 2조400억위안(약 383조원)인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 정부는 2030년까지 중국 내 에너지 절약 및 환경 보호 산업 규모를 약 15조위안(약 2855조원), 비화석 에너지의 비중은 전체 에너지 소비의 약 25%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최근 발표했다. 녹색 자금은 해당 목표를 달성하는 데 사용될 전망이다.
올해 상반기 신규석탄발전소 80% 감소…에너지 전환 티핑포인트 왔나
중국 정부가 탈탄소 및 탈석탄 목표를 강화하고 정책 자금을 투입한 결과, 중국의 올해 상반기 석탄화력발전 비율이 59.6%로 사상 최저점을 기록했다. 석탄을 사용한 발전량 자체도 2023년 6월부터 올해 6월까지 7%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
발전원에서 석탄 비중이 줄어든 자리는 재생에너지가 채웠다. 그린피스 동아시아가 지난 20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상반기 중국의 풍력과 태양광 설비용량은 11.8TW(테라와트)로 석탄 발전 용량인 11.7TW을 처음으로 넘어섰다. 재생에너지 전원이 전체 신규 전력망 연결 용량의 84.2%를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신규 석탄화력발전소의 승인 건수도 확연히 줄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핀란드 싱크탱크 에너지청정대기연구센터(CREA)와 글로벌에너지모니터(GEM)가 함께 작성한 보고서는 중국이 2024년 상반기에 9GW(기가와트) 용량의 신규 석탄화력발전소 10기만을 승인했는데, 이는 전년도와 비교해서 83% 감소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환경 비영리단체 그린피스 동아시아도 앞서 언급한 보고서에서 신규 석탄화력발전소 용량이 79.3% 줄었다고 전했다.
중국의 노력은 인정하지만 여전히 석탄화력발전의 규모가 적지 않다는 점은 우려스럽다는 입장도 함께 제기됐다.
그린피스 동아시아 프로젝트 책임자 가오위허는 “우리는 이제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다만, 중국이 이미 너무 많은 석탄 프로젝트를 승인했기 때문인지 아니면 석탄의 실용성이 떨어지고 있는지는 시간이 지나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CREA는 “고무적인 신호에도 여전히 중대한 도전 과제가 남아있다”고 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상반기에 착공된 석탄 프로젝트 용량은 41GW가 넘었다. 이는 2022년 중국의 신규 석탄 프로젝트 전체 용량, 전 세계 신규 석탄발전소 건설 활동의 90%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영 석유기업 시노펙 주도 그린수소 컨소시엄 출범
중국은 재생에너지로 생산한 그린수소에도 관심을 두고 있다. 블룸버그는 22일(현지시각) 중국 국영 석유기업인 시노펙 그룹을 비롯한 중국의 주요 에너지사들이 거대한 그린수소 공급망을 구축하려는 움직임이 관측된다고 전했다.
시노펙은 21일 공동 성명에서 그린수소 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 다른 국영 기업들과 함께 그린수소 에너지 생산⋅저장⋅운송 혁신 컨소시엄을 출범한다고 밝혔다. 가입 기업으로는 전력 대기업인 중국에너지투자공사, 국가전망공사, 석유기업인 페트로차이나, 중국해양석유총공사(CNOOC), 중국선박공업(CSSC) 등이 있다.
그린수소는 중국이 주목하고 있는 에너지원 중 하나다. 블룸버그NEF에 따르면 전 세계 저탄소 수소 공급량은 10년 말까지 30배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수요를 맞추기에는 부족하여 성장 가능성이 있는 산업으로 전망된다. 글로벌컨설팅기업인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지난 5월 수소산업에서 중국이 유럽을 추월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시노펙은 청정 수소 생산량에서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BNEF가 2023년 청정 수소 생산량 기준으로 뽑은 10대 기업에서 시노펙은 연간 2만톤으로 압도적인 생산량을 기록했다. 2위 기업은 스웨덴의 철강 제조기업 오바코(Ovako)로 1년에 3000톤을 생산했다. 10대 기업 중 7곳이 중국 기업으로 확인됐다. 미쓰비시 중공업은 867톤으로 지난 1월 네덜란드에 9100억원을 들여 그린수소 공장을 건설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시노펙은 중국의 석유 수요가 정점에 다다르고, 정제 마진이 줄어들기에 수소 생산량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2025년까지 연간 200만 톤의 그린수소를 생산하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시노펙은 수전해 품질 문제와 사업에서 영업이익이 나지 않는 문제로 인해 해당 목표를 이루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번 컨소시엄을 기획한 것으로 분석된다.
영국의 수소전문매체인 하이드로젠 인사이트에 따르면, 시노펙은 지난 4월 중국 네이멍구에서 그린수소 프로젝트 2개와 수소배관망 구축 사업을 수행하고 있는 자회사 시노펙 신성 네이멍구 그린수소 신에너지 사업부와 지분 전체에 대한 매각 절차를 시작했다. 베이징주식거래소에 따르면, 해당 사업부는 영업 이익은 없고 총부채만 41만달러(약 5억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시노펙은 공동 성명에서 컨소시엄을 통해 중국 서부 사막의 재생에너지 발전소 인근에서 산업 발달로 전력 수요가 많은 동부 해안까지 전력을 저장 및 운송하기 위해 필요한 과제를 해결하려고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