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산 태양광 패널, 미국에서 첫 억류…강제노동방지법 규제 신호탄 터졌나

- CBP, 인도산 태양광 패널 억류 추정…강제노동방지법 적용 확대될 전망 - 중국 빈자리 꿰찬 인도산 패널, 2분기 수입 비중의 11% 차지…이번 첫 억류가 규제 신호탄일 수 있어

2024-08-29     송준호 editor

인도산 태양광 패널도 중국을 따라 미국 수출길에 빨간불이 켜졌다. 인도는 미국의 대중견제로 생긴 중국의 빈자리를 틈타 대미 수출량을 늘려왔었다.

미국 관세국경보호청(CBP)은 2022년 강제 노동으로 만들어진 상품을 금지하는 위구르 강제노동 방지법(UFLPA)에 따라, 10월 이후 약 4300만달러(약 575억원)의 인도산 전자 장비 선적을 최초로 억류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2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사진=인도 태양광 패널 제조기업 와리(Waaree) 홈페이지

 

CBP, 인도산 태양광 패널 억류 추정…강제노동방지법 적용 확대될 전망

CBP는 어떤 유형의 전자 장비를 억류했는지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업계는 태양광 패널 관련 품목으로 추정하고 있다.

로이터는 업계 소식통에 따르면, 태양광 패널의 원료인 폴리실리콘은 위구르 강제 노동 방지법(UFLP)이 우선 제재 품목으로 지정하고 있으며 태양광 패널은 억류된 선적에서 대부분의 비중을 차지해 왔기에 억류된 제품이 태양광 패널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CBP가 억류한 전자 제품 전체로 볼 때는 이번에 억류된 인도산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은 편이다. CBP는 강제노동 방지법에 따라 지난 2년간 30억달러(약 4조원) 규모의 전자 제품을 억류했다. 

그럼에도 인도산 선적에 대한 감시가 강화된 점은 CBP가 강제노동 방지법을 중국 태양광 패널 제조업체에 국한하지 않고 확대하겠다는 시그널을 보냈다고 해석된다.  

미국 대형로펌 와일리 레인(Wiley Rein)의 무역 변호사 팀 브라이트빌은 “인도에서 오는 태양광 패널에 중국산 셀이 포함되어 있다면, 인도 제품의 억류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며 “CBP가 인도산 태양광 패널에 중국의 셀이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을 한동안 깨닫지 못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중국 빈자리 꿰찬 인도산 패널, 2분기 수입 비중의 11% 차지…이번 첫 억류가 규제 신호탄일 수 있어

이번 조처는 인도의 태양광 패널 제조사들에 위기로 다가올 수 있다고 로이터는 분석했다. 인도 제조사들은 강제노동 방지법으로 인해 생긴 중국산 수입품의 빈자리를 대체하는 전략을 펴왔다.

미국 무역 데이터에 따르면 인도로부터의 태양광 제품 수입은 최근 몇 년간 급증하여 지난해 23억달러(약 3조원)를 기록했다. 시장조사 기관인 S&P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는 2024년 2분기에 인도는 미국 패널 수입의 11%를 차지했으며, 이는 전 분기와 비교해 두 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미국은 2018년까지만 해도 인도에서 태양광 패널을 수입하지 않았다.

인도산 제품이 억류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CBP가 움직인 것은 이전부터 인도산 태양광 패널에 강제노동으로 생산된 중국의 부품이 포함됐다는 지적이 계속 있어왔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블룸버그는 지난 2월 인도와 미국의 수입기록을 조사했을 때, 인도 최대 태양광 제조기업인 와리(Waaree)가 중국의 강제노동에 연루된 수백만 개의 패널을 미국에 수출했음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BNEF 데이터에 따르면, 인도 제품은 지난해 11월 미국 태양광 수입량의 9.3%를 차지했으며, 2022년 전체 수입량 비중인 1.9%에서 증가했다. 수입량은 2022년 0.6GW(기가와트)에서 2023년 11월에 1100만개 패널에 해당하는 4.4GW(기가와트)로 급증했다. 그 대부분은 와리의 제품이었다.

인도의 주요 태양광 제조기업들은 수출품이 강제노동과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와리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인도 아다니 그룹이 일부 선적이 억류됐었고 모든 선적이 풀려났음을 확인했다고 인도의 경제 일간지 이코노믹타임스는 27일(현지시각) 전했다. 아다니의 대변인은 “이 결과는 미국으로 수입된 당사 제품이 UFLPA 규정을 완전히 준수했음을 재확인한 것”이라고 전했다. 와리는 이코노믹타임스의 논평 요청에 답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