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중국산 전기차 고율관세 재검토...투표결과가 미칠 영향은?
유럽연합(EU)와 중국이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EU의 수입관세를 새롭게 검토하는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이는 유럽연합과 중국 사이 있었던 1년간의 무역 분쟁이 협상을 통해 해결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로이터, 유랙티브 등이 보도했다.
유럽으로 수출된 중국산 전기차는 2023년에 38% 증가한 65만6000대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 통신이 중국자동차제조업협회(China Passenger Car Association)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계산한 바에 따르면, 작년에 중국에서 생산된 전기차의 40% 이상이 유럽으로 수출됐다.
이런 상황에서 EU 집행위원회는 EU의 표준 자동차 수입 관세 10%에서 더 나아가 중국에서 생산된 전기 자동차에 최대 35.3%의 최종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총 47.6%의 관세가 부과되는 셈이다. 이는 중국산 전기차로부터 EU 회원국의 자동차 산업을 지키기 위한 보호무역 조치로 이루어졌다.
그러던 지난 19일(현지시간) 왕웬타오(Wang Wentao) 중국 상무부 장관와 발디스 돔브로우스키스(Valdis Dombrovskis) EU 통상담당 수석 부집행위원장은 회동을 갖고, “가격 약속에 대해 다시 살펴볼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돔브로우스키스 위원장은 자신의 X에 게시된 성명을 통해 왕 장관과의 회동을 건설적이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중국과 EU는 분쟁에 대해 효과적이고 집행 가능하며 WTO와 호환되는 솔루션을 찾기 위한 노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EU의 성명에 따르면, 돔브로우스키스 위원장은 식품 및 주류 수입에 대한 중국의 조사에 대해 중국 측에 강력한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중국은 전기차 고율관세에 찬성한 스페인, 프랑스, 이탈리아와 같은 국가를 대상으로 (보복성) 관세를 부가할지 조사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EU에서 중국으로 수출된 돼지고기, 유제품, 브랜디는 2023년에 총 100억달러(약 13조3500억원)에 달했지만, 해당 범주의 모든 제품에 관세가 부과되진 않았다. 작년에 유럽연합이 중국으로 수출한 총액은 2800억달러(약 374조원) 이상이다.
위원장은 “브랜디, 돼지고기, 유제품의 EU 수입에 대한 중국의 보복성 보조금 반대 조사는 부당하다"라며 "의심스러운 주장에 근거하고 있으며 충분한 증거가 부족하다"라고 말했다.
투표는 9월 말에 이루어질 예정..여러 시장 관련 있어 결과에 귀추 주목
EU 집행위는 지난 8월 테슬라를 제외한 중국산 전기차에 대해서 관세율을 17∼36.3%까지 높이겠다는 확정 관세 초안을 공개했다. 이번 투표 가결을 위해서는 EU 전체 인구의 65% 이상을 대표하는 15개 이상 회원국이 찬성해야 한다. 투표 결과가 찬성일 경우 관세는 10월 30일부터 확정적으로 부과된다.
그러나 관세 초안이 발표된 이후 주변국들로부터 반발이 이어졌다. 특히 독일은 폰 데 라이언의 조사 요구가 일었던 2023년 9월부터 “시장을 왜곡한다”라며 반발해왔다.
스페인은 관세 부과에 찬성하는 쪽이었지만 지난 9일 중국에서 시진핑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한 이후 입장을 바꿔 집행위에 관세 부과 계획을 재고하라고 촉구했다.
전기차 관세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EU를 방문한 왕 부장은 돔브로스키스 위원장과의 회동에 앞서 이탈리아, 독일 등을 방문해 중국 측의 입장을 옹호해 줄 것을 요청한 바 있다. 스페인, 독일, 이탈리아 모두 인구 규모를 고려할 때 투표 결과에 결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관세 부과 여부는 9월 25일에 투표로 결정될 예정이다. 그러나 한 EU 외교관은 유랙티브에 “9월 25일로 예정된 투표는 9월 30일을 시작으로 하는 주 초에 실시될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했다. 결과가 조금 늦어질 수 있지만 주변 국가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