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크탱크 CEF 보고서…중국, 해외 청정에너지 프로젝트에 132조원 이상 투자

2024-10-04     유미지 editor
중국의 청정에너지 기업들이 치열한 국내 경쟁과 미국과의 무역 긴장으로 인해 해외에 더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기후에너지금융

중국의 청정에너지 기업들이 치열한 국내 경쟁과 미국과 같은 경쟁업체와의 무역 긴장으로 인해 해외에 더 많은 투자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현지시간) 호주 시드니를 기반으로 한 싱크탱크 ‘기후 에너지 금융(Climate Energy Finance, CEF)'는 월간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분석을 내놓았다.

중국은 작년에 다른 국가의 두 배가 넘는 6760억달러(약 892조원)를 에너지 전환에 지출했다. 현재 중국은 세계 전기 자동차 수출의 32.5%, 리튬 배터리의 24.1%, 태양광 패널의 약 80%를 차지하며 글로벌 생산을 주도하고 있다. 이는 청정에너지 기술의 가격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되었지만, 각국이 자국 제조 부문을 보호하고자 노력함에 따라 미국과 유럽의 제한적인 무역 조치를 촉발했다. 

미국은 지난 5월, “중국산 태양광 패널에 50%의 관세를 부과한다”라고 발표하면서 “중국의 청정 기술 수출이 미국 근로자와 기업, 지역사회에 심각한 해를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연합은 중국에서 생산된 전기차에 최대 38.1%의 추과 관세를 부과하면서 전기차 이외에 중국산 태양광 패널, 풍력 터빈 등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상황이다. 

이후 중국 내 생산 능력의 급증으로 인해 청정에너지 가격과 수익률은 하락했다.

기후에너지금융의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기업들이 2023년 이래로 관세를 우회하기 위해 해외 청정에너지 프로젝트에 투자한 비용이 약 1000억달러(약 132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태양광 발전소와 배터리 공장, 수력발전 댐과 송전선에 이르기까지 프로젝트의 종류는 다양하다.

 

터키, 헝가리 등에 이미 많은 투자가 진행 중

보고서는 특히 헝가리에 중국의 청정에너지 관련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헝가리는 지정학적 위치와 산업 기반 덕분에 중국의 글로벌 클린테크 전략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곳이다. 중국 기업들은 헝가리를 통해 유럽 내 공급망을 강화하고 있으며 이는 유럽 내 전기차 산업 발전과도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중국의 배터리 제조업체 CATL은 독일, 헝가리 등지에 73억유로(약 11조원) 규모의 공장을 건설할 계획을 지니고 있다. 이는 유럽 전역의 전기차 시장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프로젝트로 분석된다. 이러한 투자는 헝가리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동시에 유럽의 탈탄소화 목표 달성에도 기여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또한 중국의 대표적 전기 자동차 제조업체인 BYD는 현재 EU의 약 40% 관세 부과를 피하기 위해 터키에 10억달러(약 1조 3000억원) 규모의 공장을 건설 중에 있다. 

보고서는 중국 기업들이 최소 130개의 주요 클린테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들 투자는 전 세계에 걸쳐 있다고 전했다. 특히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 및 남미에 집중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너지 정책 분석가이자 보고서의 작성자 중 한 명인 쉬양 동(Xuyang Dong)은 "중국 기업이 다른 곳에 생산 시설을 건설할 때 기술, 전문성, 자본, 경험은 물론 현지 노동 시장을 확장하고 다른 국가의 국내 에너지 전환을 촉진할 수 있는 기회를 가져다준다"라고 말했다.

이어 쉬양 동은 "중국이 과잉 생산 능력을 전 세계적으로 균등하게 분산해 에너지를 전환할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