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록, 지속가능성 펀드 그린워싱…프랑스 규제당국에 신고

- 신고당한 블랙록의 지속가능성 펀드…화석연료 자산만 1조원 넘어 - 블랙록 반면교사(反面敎師) 삼아 ESG펀드 감시 강화해야

2024-10-21     송준호 editor

환경 법률인 단체인 클라이언트어스(ClientEarth)가 17일(현지시각) 성명에서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을 프랑스 금융당국에 그린워싱 혐의로 신고했다고 밝혔다.  

클라이언트어스는 블랙록이 ‘지속가능하다’고 홍보하는 펀드가 실제로는 셸, BP, 셰브론과 같은 화석연료 기업에 투자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단체는 블랙록이 이를 통해 투자자들의 의사결정을 방해하고 오도했기에 프랑스 금융시장청(AMF)에 신고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신고는 비영리단체가 자산운용사를 표적으로 삼은 첫 번째 사례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미지=블랙록

 

신고당한 블랙록의 지속가능성 펀드…화석연료 자산만 1조원 넘어

신고는 프랑스 환경단체인 리클레임 파이낸스(Reclaim Finance)의 조사 내용에 기반했다. 리클레임 파이낸스는 블랙록이 프랑스에서 운용 중인 18개 액티브 지속가능성 펀드에 10억달러(1조3718억 원) 규모의 화석연료 자산이 포함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리클레임 파이낸스는 2021년에도 ‘블랙록은 여전히 석탄 투자에 중독돼 있다’라는 보고서를 통해 그린워싱을 꼬집은 바 있으며, 지난 3월 블랙록의 패시브 펀드 72%가 화석연료 확대에 노출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클라이언트어스는 블랙록이 화석연료 산업의 큰 손으로 4000억달러(약 549조원) 상당을 투자했다고 주장했다. 클라이언트어스의 메건 클레이 변호사는 "과장된 지속 가능성 주장은 운용하는 펀드에 경쟁 우위를 부여하여 시장에서의 경쟁을 왜곡하고, 자본 흐름을 진짜 지속 가능한 상품에서 다른 곳으로 돌리고 있다"라고 말했다. 

블랙록은 신고사항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블랙록 대변인은 “각 펀드는 투자설명서와 회사 웹사이트에 명확히 공개된 투자 목표에 따르며, 지속가능성 펀드는 지속가능한 투자를 규제하는 규정에 따라 관리된다”고 강조했다. 

프랑스 금융시장청은 분명한 입장을 내지 않아, 이번 사안의 결말은 불명확한 상황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AMF는 클라이언트어스로부터의 신고 접수 여부에 대한 언급을 거부했다. 다만, 접수되는 모든 사안을 신중히 확인한다고 전했다. 

 

블랙록 반면교사(反面敎師) 삼아 ESG펀드 감시 강화해야

클라이언트어스는 세 가지 결과를 기대하고 블랙록을 AMF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먼저, 금융규제당국인 프랑스 금융시장청이 ‘지속가능’ 라벨이 붙은 펀드가 실제로 지속가능한지를 확인하는 조사를 시행해야 한다고 클라이언트어스는 강조했다.  

블랙록이 투자 마케팅에서 사용하는 용어를 바꾸거나 지속가능한 펀드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해서 투자설명의 일관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점도 요구했다. 또한 다른 자산운용사들도 블랙록의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 지속가능성 투자 마케팅에 주의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 단체는 유럽증권시장감독청(ESMA)에 이 사안을 통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SMA는 지난 5월 ESG펀드 명명 규칙에 대한 가이드라인 최종본을 발표했는데, 이를 바탕으로 금융기관의 그린워싱을 더욱 엄격히 감시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함으로 해석된다. ESMA는 임팩트 펀드, 전환 펀드 등 다양한 ESG펀드를 운용하는 금융기관의 그린워싱을 조사하여 발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