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美 항구 전기화에 4조원 쓴다
- 항만 전기화, 300만톤 탄소 감축 효과 - 캘리포니아주의 중소 운송업체 전기트럭 전환에 3500억 지원
미 환경보호청(EPA)이 29일(현지시각) 탄소제로 항구의 건설을 위해 27개 주 55개 항만에 30억달러(약 4조원)를 투입하기로 했다. 바이든 행정부의 대표적 경제 정책인 인베스팅 인 아메리카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이번 자금은 '청정 항구 프로그램'을 통해 무공해 하역 장비 도입과 충전 인프라 구축에 쓰인다. 항만의 대기오염을 줄이고 친환경 일자리를 만드는 게 목표다. 대선을 앞두고 바이든 정부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예산을 서둘러 집행하는 모양새다.
항만 전기화, 300만톤 탄소 감축 효과
이번에 투입되는 예산은 전기·수소 하역장비와 트럭 구매, 선박용 육상전력시설, 충전소 건설 등에 투입된다. EPA는 "이번 프로그램으로 연간 300만톤의 탄소를 줄일 수 있다"며 "39만 가구가 1년 동안 쓰는 전기만큼의 환경 개선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EPA는 지난 2월 청정 항구 프로젝트 신청을 받기 시작했다. 경쟁이 치열했다. 신청 마감은 5월에 이뤄졌는데, 지원 규모가 80억달러(약 11조원)에 달했다.
이번 프로그램은 바이든 대통령의 저스티스 40(Justice40) 이니셔티브에 따라 환경 취약지역에 투자 혜택의 40%가 돌아가도록 설계됐다.EPA는 항만과 지역사회 간 협력을 증진하는 디젤 배출 저감 프로젝트에 약 1억9600만달러(약 2712억)를 이미 투자해 왔으며, 향후 프로젝트들이 법적·행정적 요건을 충족하면 지원금을 추가로 제공할 계획이다.
존 포데스타 백악관 국제기후정책 대통령 수석고문은 "바이든 정부가 내건 인프라 재건과 기후위기 극복이라는 비전이 청정 항구 프로그램을 통해 구체화됐다"고 말했다.
캘리포니아주의 중소 운송업체 전기트럭 전환에 3500억 지원
미 환경보호청의 녹색은행 자금이 캘리포니아 항만의 친환경 전환에도 투입된다고 카나리 미디어가 2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EPA 녹색은행 자금 운용사인 클라이밋 유나이티드(Climate United)는 이날 전기트럭 충전 스타트업 포럼 모빌리티(Forum Mobility)와 손잡고 캘리포니아 항만의 트럭 전기화에 2억5000만달러(약 3459억원)를 투입한다고 밝혔다.
캘리포니아주가 채택한 무배출 차량 의무 조치에 따라, 주 내 약 3만3000대의 드레이지(Drayage) 트럭은 2035년까지 모두 완전히 무공해 차량으로 교체해야 한다. 포럼 모빌리티 부사장인 재클린 토레스는 “(캘리포니아 남단) 롱비치 항구에서 운행되는 약 2만2000대의 드레이지 트럭 중 500여 대가 탄소 배출이 없는 트럭이며, 대부분은 배터리 전기 트럭”이라고 말했다.
자금은 소규모 운송업체와 독립 트럭 운전자들에게 우선적으로 지급된다. 클라이밋 유나이티드의 CEO 베스 바포드는 "캘리포니아의 롱비치와 로스앤젤레스 항구는 각각 미국 컨테이너 수입의 30%와 80%를 처리한다"며 “드레이지 트럭은 컨테이너를 내륙 유통 센터로 운반하는데, 이 트럭은 대부분 소규모 차량 운영자와 개인 운전자가 소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들이 전기차로 전환하지 못한다면 대기업에 밀려 도태될 수 있다”며 환경정의 실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바포드는 "5대에서 20대 규모의 트럭 소유자에게 자금을 먼저 지급한다”며 “이들이 전기화에 성공함으로 전환을 주도하여 캘리포니아 항구뿐만 아니라 전국의 변화로 확장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