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두산업, 트럼프 당선에 안갯속...관세정책 향방 촉각
- 미국산 대두 수요 확대 시급…대두가공업체 혜택 전망 - 건설비용 상승 등 악재…대두 가공 프로젝트 줄줄이 중단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의 승리로 미국 대두산업이 새로운 변곡점을 맞을 전망이다. 트럼프 당선인의 강력한 보호무역 기조가 현실화되면 미국 대두산업은 수입 감소와 내수 확대로 나아갈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 정책이 현실화될 경우 미국 내 대두 가공시설이 확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고 로이터통신은 1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관세장벽에 中 대두수입 직격탄
트럼프 당선인이 예고한 강력한 수입 관세는 중국산 대두 수입을 크게 위축시킬 전망이다. 현재 미국은 폐식용유(UCO)와 우지, 카놀라유 등을 중국, 브라질, 캐나다에서 대부분 수입하고 있으나, 새로운 관세 장벽이 세워지면 이들 수입품은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세 가지 품목이 아닌 다른 제품군의 공급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미 농무부(USDA)는 내년도 글로벌 유채유 공급량이 13% 감소하고, 해바라기유는 24%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인도네시아는 내년 바이오디젤 생산을 확대할 계획에 따라 팜유 수출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미국의 대두 수확량은 45억8900만부셸(1부셸=27.21kg)로 역대급 수확량을 기록했다. 공급 과잉으로 가격은 4년간 최저 수준을 맴돌았으나,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며 최근 반등세를 보였다.
대두유 선물가격은 시카고 상품거래소(CBOT)에서 지난주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며 6% 가까이 급등했다.
미국산 수요 확대 시급…대두가공업체 혜택 전망
전문가들은 중국 수출시장의 접근이 제한된 상황에서 미국산 대두의 재고를 소진하려면 국내 수요가 빠르게 올라와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자문기업인 크래시트레이더스의 사장 켄트 우즈는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 정책은 미국의 대두산업에 우호적일 것”이라며 “수입산 기름이 IRA의 재생연료 세액공제 혜택을 받는 것을 차단하면 미국산 대두유 수요도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년간 미국의 대두 가공시설 확충은 저가 수입품 공세에 밀려 주춤했다. 그러나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 정책이 현실화되면 분위기가 반전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전문가들은 관세 정책으로 수입이 제한되면, 번지 글로벌(Bunge Global)과 아처 대니얼스 미들랜드(ADM, Archer-Daniels-Midland)와 같은 미국의 대형 대두 가공업체들이 저렴한 미국산 원두를 공급받아 혜택을 입을 것으로 본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다만, 아직 차기 정부의 구체적인 정책이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에 속단하기는 이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농업 전문 컨설팅사 No Bull Ag의 애널리스트인 수잔 스트라우드는 “트럼프 당선인이 IRA의 청정 에너지 조항을 변경하거나 폐식용유 수입을 제한할 지 여부를 아직 알 수 없다”고 전했다.
건설비용 상승 등 악재…대두 가공 프로젝트 줄줄이 중단
미국 바이오연료 산업이 급성장하면서 대두가공 시설 건설이 급물살을 탔지만, 최근 건설비용 상승과 정책 불확실성으로 주요 프로젝트들이 중단되거나 지연되는 사태가 잇따르고 있다.
바이오연료 제조업체들의 식물성 기름 수요가 폭증하면서 지난 3년간 대두 가공시설 신설이 봇물을 이뤘다. 바이든 행정부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 연료 지원 정책에 힘입어 2021년 이후 미국의 재생 디젤 생산능력은 200%나 급증했다.
이런 호황에 힘입어 아이오와, 네브래스카, 노스다코타주에서는 2년도 채 안 되는 기간에 6개의 신규 대두 가공시설이 문을 열었다. 오하이오, 인디애나, 루이지애나주에서도 최소 4개 프로젝트가 2026년까지 가동을 목표로 추진됐다.
하지만 최근 중서부 지역 도시 6곳에서 수익성 있는 투자 약속이 좌절되는 등 상황이 급변하고 있다. 업계는 바이오연료 원료 수입 급증과 건설비용 상승, 23년 만의 고금리로 인한 자금조달 악화를 주요 원인으로 꼽고 있다.
특히 일부 업체들은 대선 이후 바이오연료 정책 변화 가능성을 주시하며 신중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대두가공업체 분지는 루이지애나주와 일리노이주의 공장 확장이 인허가 지연으로 중단됐다고 로이터통신에 밝혔다. 업계 소식통들은 분지가 아이오와주의 대형공장 확장계획도 취소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