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독점 규제 완화로 M&A 활발해질 것
- 바젤Ⅲ 자본 규제 완화 가능성 높아
- 규제 기관 친시장 인사 임명 예정
- 정책의 예측 불가능성, 무역 관세 영향 등 우려
도널드 트럼프의 재선이 확정되자 월스트리트의 주요 임원들은 친기업 규제 완화와 활발한 거래 가능성에 기대감을 표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트럼프의 예측 불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로이터는 7일(현지 시각) 트럼프의 복귀로 인해 바이든 정부 하에서의 규제 압력이 상당 부분 완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은행과 사모펀드 등 금융업계에서 광범위한 규제 완화, 그리고 법인과 고소득층에 대한 세금 감면을 예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업계 관계자들은 반독점 규제 완화와 금융과 암호화폐 분야에 대한 규제 축소가 기대된다고 전했다.
반독점 규제 완화로 M&A 활발해질 것
투자은행 BDA 파트너스의 공동 창립자인 유언 렐리(Euan Rellie)는 “트럼프는 친기업적이고 반규제 성향을 가지고 있다. 그의 본능은 세금을 낮추는 쪽이며, 이는 M&A(인수합병) 시장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렐리는 “그가 혼란을 피하고 절제된 방식으로 정부를 운영한다면, 시장은 그를 환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클린턴 대통령 당시 미국 통화감독청 청장을 역임한 루드윅 어드바이저스의 CEO인 진 루드윅(Gene Ludwig)은 “트럼프 정부는 바이든 정부보다 인수합병을 더 긍정적으로 바라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반독점 문제에 대한 완화된 접근은 다수의 산업에서 인수합병을 촉진할 수 있다. 미디어 산업에 정통한 두 소식통은 앞으로 2년간 업계에서 합병이 빨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노무라 증권의 미국 예금 전략 책임자인 그렉 헤르트리히(Greg Hertrich)는 수많은 은행 합병이 예상되며, 현재 약 4700개의 미국 은행 수가 2500개 수준으로 빠르게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형 금융 거래가 승인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현재 353억달러(약 50조원) 규모의 거래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캐피탈원과 디스커버 파이낸셜 서비스 주가는 트럼프 당선 후 급등했다.
바젤Ⅲ 자본 규제 완화 가능성 높아
은행업계에서는 향후 바젤 자본 규제 기준이 얼마나 엄격해질지가 주요 이슈였다. 투자은행 레이몬드 제임스의 애널리스트 에드 밀스(Ed Mills)는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규제 기관이 교체됨에 따라 최근 몇 년 동안 지속된 은행 규제 초과 사이클이 일시적으로 멈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주요 은행 규제가 발표될 가능성이 낮으며, 이는 은행업계에 매우 긍정적인 그림을 그려준다”고 밀스는 덧붙였다.
트럼프 재집권에 따른 은행 규제 완화 기대감이 은행 주가에 호재로 작용했다. 대형 은행을 추적하는 KBW 은행 지수는 6일 거의 11% 상승했으나, 7일에는 2% 하락했다.
트럼프 정부는 대형 은행들이 리스크를 대비해 더 많은 자본을 보유하도록 요구하는 '바젤Ⅲ' 안을 완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해당 규제는 대형 은행들의 자본 요구량을 약 9% 증가시킬 것으로 예측됐다. 루드윅은 트럼프 정부의 규제 방향에 따라 제도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3곳의 지역 은행이 파산한 후 제안된 바젤Ⅲ 안은 대형 은행들로부터 강력한 반대와 전례 없는 로비 활동을 겪었으며,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9월 해당 규제안을 재검토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규제 기관 친시장 인사 임명 예정
트럼프가 주요 규제 기관에 새로운 인사를 임명함에 따라 은행업계에는 빠른 변화를 예상하는 목소리가 크다. 밀스는 “은행 M&A와 은행 규제 정책에 있어 트럼프의 당선은 지진과도 같다”고 말했다.
바이든 정부에서 적극적인 금융 규제 정책을 추진했던 증권거래위원회(SEC)의 개리 겐슬러, 연방거래위원회(FTC)의 리나 칸, 소비자금융보호국(CFPB)의 로힛 초프라가 트럼프 재임 중 더 친기업적인 인물로 교체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월스트리트 로펌 데이비스 폴크(Davis Polk)의 금융기관 그룹 책임자인 메그 타이야(Meg Tahyar)는 급격한 변화는 기대하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하며 "고위 인사 교체와 많은 M&A가 예상되지만, 감독 강도와 숨겨진 악성 수수료(정크 수수료)에 대한 규제는 크게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책의 예측 불가능성, 무역 관세 영향 등 우려
그러나 일부 금융계 인사들은 정부 정책의 예측 불가능한 변화, 무역 관세의 영향, 그리고 수조 달러에 이르는 국가 부채 증가와 비자 프로그램의 잠재적 축소에 대한 걱정이 크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의 한 회사에서는 트럼프 정부 하에서의 재정 적자 증가 위험에 대해 논의하는 회의가 열렸다. 트럼프의 정책으로 향후 10년 동안 7조5000억달러(약 1경원)의 적자가 예상된다는 전망도 나왔다. 참석자들은 트럼프의 보좌관들이 그가 관세와 세금 감면에 대해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 않도록 조언하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그 외에도 국제 직원의 비자 문제와 같은 개인적인 걱정도 있었다. 트럼프는 첫 임기 동안 일부 비자 프로그램의 접근을 제한했고, 코로나19 동안 많은 취업 비자를 일시 중단한 바 있다. 뉴욕의 한 사모펀드 투자자는 H-1B 비자를 소지한 국제 직원들이 비자 갱신에 문제가 생길지와 고용주가 이를 어떻게 지원할지 고민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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