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기금 캘퍼스, 기후 투자 74조원 도달...투자 분류 기준 강화
- 그린워싱 리스크 차단...분류기준 전면 손질 - 美대선 ESG 역풍에도 기후 투자 고수
미국 최대 공적연금인 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CalPERS, 이하 캘퍼스)이 18일(현지시각) 기후솔루션 투자 기준을 더욱 엄격하게 조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2030년까지 1000억달러(약 140조원) 투자 목표의 절반을 넘어선 시점에서 나온 결정이다.
캘퍼스는 지난해 470억달러(약 66조원)였던 기후솔루션 투자가 현재 530억달러(약 74조원)로 늘어난 가운데, 녹색 채권의 투자 회계처리 방식 변경, 녹색수익 데이터 제공업체를 추가하는 등 투자 분류기준을 한층 엄격하게 조정했다고 밝혔다.
그린워싱 리스크 차단...분류기준 전면 손질
캘퍼스가 보유한 기존 기후솔루션 투자액은 가치가 상승하여 500억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확인됐다. 여기에 사모펀드와 인프라 부문의 신규 투자 36억달러(약 5조원)가 더해졌다. 연기금은 32억달러(약 4조원) 규모의 추가 투자도 검토 중이다.
기후 투자가 목표지점의 반환점을 돌자, 캘퍼스는 그린워싱을 방지하기 위해 투자 목표를 강화하기로 했다. 지속가능성 미디어 RI에 따르면, 넬슨 다 콘세이카오 캘퍼스 지속가능투자 담당 이사는 "포트폴리오 내 기후솔루션 분류 방법론을 보수적으로 변경했다"고 말했다. 특히, 2030년까지의 녹색 수익에 대한 연구개발 영향이 불확실하다는 이유로 녹색 특허 관련 데이터를 분류기준에서 제외했다.
캘퍼스는 2년 연속 글로벌 컨설팅사 머서를 통해 방법론과 탄소중립 계획에 대한 외부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머서는 "업계가 아직 펀드 라벨링과 기후솔루션 회계처리 간 격차를 완전히 해소하지 못했다"며 "전체 펀드 단위의 기후솔루션 분류는 시기상조"라고 지적했다. 그린워싱 논란을 피하기 위해서는 개별 자산에 대한 상향식 접근이 필요하다고 머서는 조언했다.
美대선 ESG 역풍에도 기후 투자 고수
캘퍼스는 기후솔루션 투자를 감축·적응·전환 3단계로 분류하는 체계를 유지하기로 했다. 탄소 감축이 어려운 업종에서 신뢰할 만한 탈탄소화 계획을 가진 기업은 전환 부문으로 분류된다.
캘퍼스의 피터 캐션 지속가능투자 책임자는 "캘퍼스의 파트너 기업들은 수익률보다 탈탄소화에 우선순위를 뒀다"며 미국의 대선 결과로 인해 ESG 투자에 대한 논란이 심화되는 상황을 고려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캐션 책임자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 시 석유와 가스 부문의 전환 리스크는 줄어들고 물리적 리스크는 늘어날 것”이라며 기후변화로 인한 실질적 피해 위험이 커지기에 빠르게 탈탄소화를 진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캘퍼스는 이런 정치적 불확실성에 대비해 두 가지 전략적 접근을 준비하고 있다. 성명에 따르면, 기후투자 역량이 뛰어난 운용사를 가려내기 위한 매핑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기후변화에 따른 물리적 리스크 증가에 대비해 복원력 자산 투자기회를 적극 모색하고 있다고 연기금은 밝혔다.
이와 함께 ESG 관련 사회적 논란에도 대비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 프로그램을 수정하거나 폐지한 것으로 알려진 7개 기업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이는 ESG 역풍 속에서도 장기 투자자로서의 책임을 다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