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린워싱 사례 수 12% 감소…고위험 사건은 30% 증가
- 권역별 그린워싱 리스크... 유럽에서 20% 급감, 미국은 소폭 증가
- 화석연료 산업, 그린워싱 발생률 여전히 1위…금융 부문 변화폭 가장 커
그린워싱과 관련된 기업 수가 6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 국면을 맞이했다.
ESG 데이터 분석기업인 렙리스크는 이달 2024년 그린워싱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규제 기관과 이해관계자들의 압박으로 인해 그린워싱이 줄어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그린워싱 사례가 늘어가던 지난해와 비교해서 확연히 달라진 흐름이다. 2023년에는 2022년보다 그린워싱 사례 수가 25% 늘어났다고 보고됐다. 렙리스크는 매년 그린워싱 현황에 관한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다. 이 분석기관은 15만 개 이상의 오픈소스 정보를 빅데이터 분석해서 그린워싱 리스크를 평가한다.
그린워싱 사례 수 12% 감소…고위험 사건은 30% 증가
그린워싱과 관련된 기업 수는 2024년 6월 기준으로 전년도보다 12% 감소했다. 이런 변화는 특히 상장 기업이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상장 기업이 규제의 1차 적용 대상인만큼 그린워싱에 대한 주요 규제가 변화를 추동했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위험도다. 그린워싱 사례는 위험도가 낮은 구간에서 줄었다. 저위험 사례는 전년도와 비교해서 20% 줄었지만, 위험도가 높은 사건은 30% 증가했다. 렙리스크는 위험도를 ‘심각성(severity)’으로 평가한다. 심각성은 회사가 중대한 환경오염을 초래하거나 벌금을 받을 수 있는 반 ESG에 해당하는 행위를 은폐하기 위한 의도적이고 체계적인 행동을 의미한다.
렙리스크의 글로벌 데이터에 따르면, 2023년에 그린워싱에 연루된 모든 기업의 30%가 2024년에도 적발됐다. 총 696개 기업이 그린워싱 혐의를 받고 있는 영역에 대한 개선을 이루지 못했다는 의미다.
권역별 그린워싱 리스크... 유럽에서 20% 급감, 미국은 소폭 증가
그린워싱은 권역별로 다른 양상을 보였다. 그린워싱 발생 빈도는 여전히 유럽이 1위, 북미 2위, 그 뒤로는 아시아, 라틴 아메리카,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순이다.
다만, 올해 유럽에서는 큰 낙폭이 관측됐다. 유럽은 그린워싱 사건이 20% 감소했다. 렙리스크는 유럽의 강력한 녹색 규제가 힘을 발휘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EU에서 통과된 그린 클레임 지침과 EU 소비자 권리지침 규제가 기업의 환경 주장에 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미국은 유럽과 달리 그린워싱 사례가 6%가량 늘어났다. 특히, 심각성이 높은 사건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고위험 사례는 2023년보다 114% 늘어났다. 오히려 저위험군은 34%, 중간 위험군은 15%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미국에서 ESG의 정치화가 규제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 기업들의 재범률은 42%로, 평균인 30%를 크게 상회하고 있다. 렙리스크는 기업들이 대선을 앞두고 반(反)ESG를 주창하는 공화당과 트럼프 대선후보와 그 반대 측 사이를 신중히 저울질하는 상황이라, 빠르게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화석연료 산업, 그린워싱 발생률 여전히 1위…금융 부문 변화폭 가장 커
산업별로는 석유와 가스 산업이 여전히 가장 많은 그린워싱 사건과 연루됐다. 화석연료 산업도 그린워싱 사례가 6% 감소했지만, 위험도가 높은 사건들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 지적됐다. 대표적으로는 프랑스 석유 메이저 토탈 에너지스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광고 규제 위원회(ARB)로부터 그린워싱 평가를 받은 사례와 캘리포니아 주 정부가 미국 정유사 엑손모빌에 건 소송 사례가 제시됐다.
식음료도 화석연료의 뒤를 이어 그린워싱이 관찰되는 주요 산업으로 지명됐다. 한 사례로 코카콜라는 음료가 담긴 플라스틱병에 ‘100% 재활용’이라는 표현을 했으나, 이 병의 재활용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는 점에서 그린워싱을 지적받고 있다.
금융 서비스 부문은 27%가 감소하며, 전년도와 전혀 다른 흐름을 보였다. 해당 부문은 지난해 70% 증가를 기록한 바 있다. 재범률은 36%로 평균인 30%를 상회했다. 주요 사례로는 독일의 DWS는 2023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로부터 2500만달러(약 337억원)의 벌금을 부과받은 사건이 언급됐다.
렙리스크는 규제가 그린워싱을 억제하는 데 효과를 보이고 있지만, 그린허싱을 확대하는 결과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경고했다. 또한 전환 인프라에 대한 투자가 늘고 있는 상황에서 프로젝트의 환경과 사회적 영향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을 때, 표준의 변화로 가까운 미래에 그린워싱으로 분류될 수 있음을 주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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