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톱 철강기업 아르셀로미탈, 녹색철강 투자 계획 연기

- 1조 보조금에도 녹색철강 투자 결정 못해 - EU철강업계, 건설업 침체와 수입산 녹색철강 증가에 이중고

2024-11-26     송준호 editor

세계 2위 철강기업 아르셀로미탈이 유럽연합(EU)의 규제 지침이 불확실하다는 이유로 녹색 투자 계획을 연기한다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 회사는 17억유로(약 2조원) 규모의 탄소 저감 투자 프로그램에 프랑스 정부로부터 8억5000만유로(약 1조원)의 보조금을 확보했음에도 최종 투자 결정을 미루고 있다.

유럽은 녹색철강 산업을 주도해왔으나 위기를 맞게 됐다. 독일의 철강기업 티센크루프도 지난 10월 녹색철강의 생산 비용이 너무 크다는 이유로 30억유로(약 4조원) 규모의 수소환원제철 프로젝트의 중단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미지=아르셀로미탈

 

1조 보조금에도 녹색철강 투자 결정 못해

아르셀로미탈은 프랑스 북부의 덩케르크 공장의 용광로 3기 중 2기를 녹색수소 설비로 교체하는 계획을 중단한 상태다. 

회사는 성명에서 “시장 상황이 어렵고, 산업계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정책의 불확실성이 있다”며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를 비롯한 강력한 보호무역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유럽 철강 산업이 중국과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수익성 유지와 온실가스 감축이라는 이중고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는 현재 탄소국경조정메커니즘(CBAM)의 영향을 받는 철강 및 알루미늄 분야와 같은 유럽의 산업을 돕기 위한 옵션을 모색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아르셀로미탈은 집행위의 결정을 기다리겠다는 입장이다. 

유럽철강협회(EUROFER)의 악셀 에거트 사무총장은 "기업들이 생산능력을 줄이는 동시에 녹색화에 계속 투자하고 있어 속도가 느려지고 있다"며 "일부 지역에서는 상황이 너무 좋지 않아 더 이상 투자를 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EU철강업계, 건설업 침체와 수입산 녹색철강 증가에 이중고

유럽 철강업계는 건설업 침체와 수입산 직접환원철 증가로 이중고를 겪는 효과적인 탄소국경조정제도와 무역 방어 조치 도입을 촉구하고 있다. 특히 유럽철강협회(EUROFER)는 저탄소 철강에 대한 수요 진작을 위해 공공조달 확대와 인센티브 도입이 시급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EU 건설 부문의 생산량은 지난 9월에 전월과 비교해서 0.1% 하락했으며, 이전 해와 비교해서 2%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우크라이나 싱크탱크인 GMK 센터에 따르면, 전월 대비 체코(-5.5%), 슬로바키아(-4.0%), 네덜란드(-3.2%) 등이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유럽철강협회는 2024년 EU 건설업이 전년 대비 0.4%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다만 2025년에는 2%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EU의 직접환원철 수입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1월부터 9월까지의 수입량은 209만톤으로 지난해보다 3.1% 증가했다. 최대 수입국은 이탈리아(51.4만톤), 독일(43.8만톤), 벨기에(19만톤), 네덜란드(28.2만톤) 순이다.

러시아산 직접환원철 수입은 79만톤으로 17.4% 감소했으나, 리비아와 베네수엘라가 각각  40만톤(+9.3%)과 23만톤(+82.1%)을 EU에 수출하며 공급망에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