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세계 최대 온실가스 관측소의 지원 축소 검토
트럼프 행정부가 하와이 마우나로아(Mauna Loa) 기후 연구소의 지원 사무실 임대 취소를 검토하고 있다고 로이터가 11일(현지시각)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사무실은 NOAA(미국 국립해양대기청)의 마우나로아 관측소 운영을 지원하는 핵심 시설로, 사무실 폐쇄 시 기후 데이터 수집 및 연구에 차질이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마우나로아 기후 관측 지원 사무실, 비용 절감 대상에 올라
로이터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비용 절감을 목표로 NOAA가 임차 중인 20여 개 사무실의 임대 계약을 취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하와이 힐로(Hilo)에 위치한 NOAA 지원 사무실도 목록에 포함돼 있다. 해당 사무실의 임대 취소로 절감될 비용은 연간 15만692달러(약 2억1888만원)로 추산된다.
이번 검토는 트럼프 대통령이 연방 정부 지출을 줄이기 위해 신설한 ‘정부 효율성 부서(Department of Government Efficiency, DOGE)’의 주도로 진행되고 있다. DOGE는 일론 머스크가 이끌고 있으며, 정부 기관의 낭비적 지출을 삭감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다만 NOAA 및 DOGE 측은 이번 조치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마우나로아 관측소는 1956년 설립된 세계적인 기후 연구 시설로, 인류가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를 장기적으로 측정한 최초의 장소다. 이곳에서 수집된 데이터는 1958년부터 ‘킬링 곡선(Keeling Curve)’으로 정리돼 기후 변화 연구의 핵심 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힐로 사무실은 관측소 운영을 지원하는 역할을 하며, 연구원들이 이곳에서 공기 샘플을 분석하고 주요 기후 데이터를 관리한다.
과학계에서는 이번 결정이 기후 연구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고 있다. 스크립스 해양연구소(Scripps Institution of Oceanography)의 기후 과학자인 랄프 킬링(Ralph Keeling)은 “힐로 사무실은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며 “폐쇄될 경우 연구 활동이 크게 위축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 NOAA 연구원은 “정부가 비용 절감을 이유로 연구 자금과 운영 자원을 줄이고 있다”며 “최근에는 정부 발급 신용카드까지 동결돼 연구 장비와 샘플 운송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고 전했다.
일부 과학자들과 정치인들은 이번 조치가 기후 연구 전반을 약화시키려는 의도의 일환일 가능성이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한 전직 NOAA 관계자는 힐로 사무실의 임대 계약이 오는 8월 31일 만료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