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I 흔들리는 미국서…골드만삭스 "다양성은 사업 성공 열쇠"

2025-04-28     김환이 editor

골드만삭스 주주들이 98% 반대로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 기준 퇴출을 거부하며, 미국 내 반(DEI) 흐름에 제동을 걸었다. 

23일(현지시간) 개최된 골드만삭스 연례 주주총회에서 보수 성향 싱크탱크 국민공공정책연구센터(NCPPR)가 제안한 DEI 관련 두 건의 안건은 각각 2%의 찬성표를 얻는 데 그쳐 사실상 전면 거부됐다.

골드만삭스/chatgpt 이미지 생성

 

DEI 기준 삭제 제안 부결…골드만삭스, 다양성 방침 재확인

이번 주주총회에서 상정된 두 건의 제안은, 경영진 보상에서 DEI 기준을 제거하고, DEI 정책이 초래할 법적·평판 리스크를 점검하자는 내용이었다. NCPPR은 골드만삭스가 운영하는 인종 기반 '포용 네트워크(Inclusion Networks)', 인종·성별에 따른 직접투자 및 기부 정책, 인종 기반 경영진 대표성 목표 설정, 기업공개(IPO) 주관 시 이사회 다양성 기준 적용 등을 "비윤리적이며 불법적인 인종 차별"이라고 주장하며, '인종 기반 프로그램'에 대한 독립적인 인종차별 감사를 요구했다. 

골드만삭스 이사회는 주주들에게 해당 제안에 반대할 것을 권고했다. 이사회는 주주총회에 앞서 발송한 위임장 권고문(proxy statement, 주총 안건과 권고 입장을 담은 공식 문서)에서 "사고, 경험, 관점의 다양성은 골드만삭스의 사업 성공에 필수적"이라며, "어떠한 형태의 차별도 골드만삭스에서는 용납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데이비드 솔로몬(David Solomon) CEO는 주주총회 Q&A 세션에서 "우리는 포용적인 조직을 운영해왔으며, 앞으로도 이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LGBTQ+ 관련 질문에도 확고한 포용성 원칙을 재확인했다. 

 

미국 내 반(DEI) 확산에도 DEI 수호 선택

골드만삭스 주주총회 결과는 미국 내 DEI 정책에 대한 반발이 거세지는 상황 속에서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1월 취임 직후, 정부 및 민간 부문의 DEI 프로그램을 전면 폐지하는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이후 재무부, 농무부, 노동부 등 주요 부처는 다양성 관련 웹페이지를 삭제했으며, 정부 계약을 원하는 기업들에게도 DEI 프로그램 폐기를 압박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지난해 미국 대법원이 대학 입학 과정에서 인종 고려를 위헌으로 판단한 이후 본격화됐다. 다수의 기업이 다양성 정책을 수정하거나 폐지했으며, 골드만삭스도 최근 연례 공시에서 '다양성과 포용성' 항목을 삭제하는 등 일부 조정을 단행했다. 데이비드 솔로몬 CEO는 이에 대해 "미국 내 법률 변화에 맞춰 특정 조정을 시행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골드만삭스는 DEI를 경영 전략의 핵심 가치로 계속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한편 NCPPR은 골드만삭스를 포함해 애플, 코스트코, 디즈니 등 주요 기업에도 유사한 반(DEI) 제안을 제출했으나, 모두 압도적으로 부결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