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하원, IRA 혜택 축소 담은 초대형 예산안 통과...태양광 주식 줄줄이 폭락

2025-05-25     유미지 editor
미 하원에서 메가 예산안이 통과되면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혜택을 받은 미국의 청정에너지 업계에 제동이 걸렸다. /콜로라도주 닉 랭워시 의원 X

미 하원이 22일(현지시간) 청정에너지 보조금 축소를 골자로 한 초대형 예산안을 통과시키며, 친환경 에너지 산업에 경고음을 울렸다.

이번 표결은 찬성 215표, 반대 214표로 단 한 표 차이로 가결됐다. 전문가들은 2022년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이후 본격화된 미국 청정에너지 붐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투표 직후 뉴욕 증시에서는 청정에너지 관련 종목들이 폭락했다. 미국 태양광 설치업체 선런(Sunrun)은 장중 41% 가까이 하락하면서 시장 충격을 주도했고, 솔라엣지 테크놀로지스(SolarEdge Technologies)는 약 26% 가까이 급락했다. 엔페이즈 에너지(Enphase Energy) 는 17.7%, 컴플리트 솔라리아(Complete Solaria)는 15% 이상 하락했다.

맥세온 솔라(Maxeon Solar)는 9%, 에메렌 그룹(Emeren Group)은 5.2%, 진코솔라(JinkoSolar)는 4.7% 하락했다. 퍼스트 솔라(First Solar), 캐나다 솔라(Canadian Solar)도 각각 5.4%, 6.4% 하락하면서 줄줄이 내림새를 기록했다. 

 

새액공제 조기 종료... 전기요금 상승 예고

이번 예산안은 풍력, 태양광,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주요 재생에너지 프로젝트에 제공돼 온 세액공제 및 양도 혜택을 대폭 조기 종료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새로운 규정에 따르면, 60일 이내 공사를 시작하고 2028년 말까지 공사를 완료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세액공제를 받을 수 없으며, 세액공제의 양도 또한 금지된다.  

투자은행 레이먼드 제임스(Raymond James)의 분석가인 파벨 몰차노프(Pavel Molchanov)는 로이터 통신에 “업계에서는 이미 풍력 및 태양광 세액공제가 점진적으로 폐지될 것으로 점쳐졌다. 그러나 새로운 법안은 그 일정을 더 앞당겼다”라고 분석했다.

미국 에너지 정보국(EIA)은 올해 미국 신규 전력 생산설비의 93%가 태양광, 풍력, 배터리 저장 장치(ESS)일 것으로 전망했지만, 이번 조치로 친환경 발전 설비 확대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IRA 혜택 축소, 공장 폐쇄·일자리 감소 불가피

이 법안 통과로 재생에너지 부문을 지원해 온 수많은 친환경 에너지 프로젝트의 보조금이 종료 위기에 처했다. 

태양광 산업 협회(Solar Energy Industries Association) 회장인 애비게일 로스 호퍼(Abigail Ross Hopper)는 성명을 통해 "의회가 방침을 바꾸지 않는다면, 이 법안은 역사적인 미국 제조업 르네상스, 낮은 전기 요금, 수십만 개의 고임금 일자리, 공화당 주에 대한 수천억 달러의 투자를 가져다준 이 나라의 경제 호황을 뒤집을 것"이라고 강한 우려를 표했다. 

실제 IRA로 인해 추진된 수많은 프로젝트가 공화당 지역구에 집중되어 있었음에도, 이번 법안이 공화당 주도의 지지를 얻어 통과된 점에 대해 관련 업계는 실망감을 강하게 표시했다.  컨설팅 회사 '로듐 그룹(Rhodium Group)'의 에너지 분석가들은 "이번 법안이 시행될 경우, 미국 가계의 에너지 비용이 7%까지 인상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미국 석유 협회(American Petroleum Institute)는 이 법안이 “경쟁력 있는 세금 정책을 유지하고, 더 많은 석유 임대 판매를 허용하며 석유 및 가스 산업에 대한 메탄 배출에 대한 수수료와 같은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을 폐지했다”라고 평가했다.

 

상원 통과 관건…“태양광·풍력 업계 총력 로비 나설 것”

현재 법안은 상원 통과절차를 앞두고 있으며, 업계는 일부 공화당 의원들의 이탈표를 기대하며 강력한 로비전에 돌입한 상태다. 투자은행 레이먼드 제임스 몰차노프 분석가는 "상원에서 이 법안을 되돌리기 위한 청정 에너지 업계의 로비 활동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공화당은 지난 13일 법안을 공식 발의했으며, 공화당 주도로 하원 통과 가능성은 높게 평가됐지만 상원에서는 민주당과 공화당 일부 의원의 반대가 있어 IRA가 유지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