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개발은행, 지속가능금융 15조원 지원…개발도상국 환율 위험 보장
미주개발은행(IDB)이 6월 30일부터 7월 3일까지 스페인 세비야에서 열린 제4차 개발재원총회에서 최소 110억달러(약 15조원) 이상의 지속가능 금융을 공급한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은 2일(현지시각) 전했다. IDB는 환율 리스크 관리 플랫폼과 채권 발행을 통해 해당 자금을 공급할 계획이다.
이번 회의는 2015년 에티오피아에서 제3차 총회가 개최된 지 10년 만에 개최되는 네 번째 총회다. 참석자들은 국제사회가 2030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에 필요한 개발재원을 확대하고 효과적인 활용방안에 대해 논의한 후, 지속가능발전목표의 이행 방향을 제시하는 총회 결과문서를 채택한다.
로이터는 미국 등 부유한 국가들이 공적개발원조(ODA)를 줄이고 있어, 개발도상국 지원에 공백이 생겼고 기후변화와 생물다양성 손실 등 글로벌 과제는 더욱 심각해지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 때문에 다자개발은행들이 민간자본을 끌어들이는 새로운 방안을 찾고 있다.
브라질서 11조원 성과…'FX EDGE'로 환율 불안 해결
개발도상국에서는 정치적 불안이나 채무 위기, 자연재해로 인해 통화가치가 폭락하는 사례가 자주 관측된다. 이때 현지 기업들은 달러 대출을 갚기 어려워지고, 해외 투자자들은 수익 예측이 어려워져서 투자를 꺼린다.
IDB는 'FX EDGE' 플랫폼을 새로 출시하여 개발도상국의 환율 리스크를 관리할 계획이다. 해당 국가 화폐 가치가 급락하면 IDB가 대신 돈을 빌려줘서 달러로 진 빚을 계속 갚을 수 있게 도와주는 방식이다.
IDB는 또 현지 은행들이 환율 변동 위험을 막는 금융상품을 더 많이 쓸 수 있도록 돕는다. IDB가 높은 신용도를 바탕으로 이런 파생상품 거래를 지원한다.
브라질에서 작년 시작한 시범 사업에서는 이미 80억달러(약 11조원)의 민간투자를 유치했다. 미주개발은행은 향후 3년간 이 방식을 다른 중남미 국가로 확대해 동원 자금을 최소 2배로 늘릴 계획이다.
아마존 보호 채권 1조원 발행…자연재해시 상환 유예
IDB는 세계은행과 협력해 최대 10억달러(약 1조3600억원) 규모의 '아마조니아 채권'도 발행한다. 이는 세계 최대 열대우림인 아마존의 삼림파괴를 막고 지역사회를 지원하는 용도다.
아마존은 600만㎢에 달하는 면적에 지구상 알려진 동식물의 10% 이상이 서식한다. 브라질, 콜롬비아, 페루 등이 이 지역 보호에 나서고 있다. 작년 시범 발행된 아마조니아 채권이 성과를 거두면서 본격 확대에 나선다.
IDB는 '자연재해 비상신용제도'를 50억달러(약 6조8000억원)로 확대하여 더 많은 국가가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자연재해가 발생했을 때 즉시 필요한 자금을 신속하게 지원받을 수 있도록 미리 설정해두는 비상 대출제도다.
다른 주요 다자개발은행들과 함께 '기후복원 채무조항'도 확대 도입한다. 이 조항은 대형 허리케인이나 가뭄, 기타 자연재해 발생 시 최대 2년간 대출 상환을 유예해주는 제도다. 기후변화로 이런 재해 발생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과학자들은 지적한다. IDB는 2026년까지 이 조항을 통해 총 42억달러(약 5조7000억원) 규모의 보장을 제공할 것으로 추산한다고 밝혔다.
IDB 투자 부문인 'IDB 인베스트'는 별도의 '기업복원력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민간기업과의 계약에도 비슷한 채무조항을 도입해 기후 리스크 충격을 완화 해준다. 은행은 '지역재해 리스크 이전 프로그램'도 신설했다. IDB는 이를 통해 각국이 극한 기상현상의 위험을 보험시장과 자본시장으로 이전할 수 있도록 돕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