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50억달러 다자간 산림펀드에 중국 가세…선진국 주도 기후금융 흔드나

2025-07-07     홍명표 editor
 열대우림 영구 보호기금(TFFF)의 공식 홈페이지.

중국이 브라질 주도의 글로벌 산림보호 펀드 참여 의사를 밝히며, 선진국 중심으로 형성돼 온 기후금융 구조에 변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로이터는 4일(현지시각), 중국 정부가 브라질 측에 '열대우림 영구기금(Tropical Forests Forever Facility·TFFF)' 투자 의사를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신흥국 재정 참여 확대…중국, 기후금융 주도권 노리나

TFFF는 브라질이 2023년 제안한 다자간 기후금융 메커니즘으로, 열대우림 등 위협받는 산림 보존을 위해 조성되는 국제 펀드다. 브라질 정부는 오는 11월 아마존 강 하구 도시 벨렝(Belem)에서 열리는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에서 이 펀드를 핵심 성과물로 공식화할 계획이다.

중국의 참여는 신흥국이 기후변화 대응 재정에 본격적으로 기여하는 흐름을 반영한다. 지금까지 기후금융은 온실가스 역사적 배출 책임이 큰 선진국이 주도해 왔지만, 중국이 이 구조에 가세할 경우 다른 개발도상국의 자발적 참여도 유도할 수 있다는 평가다.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 재정부장 란푸안(Lan Fo’an)은 지난주 브라질 재무장관 페르난두 하다지(Fernando Haddad)와의 회담에서 “펀드 구상에 공감하며 협력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 회동은 BRICS 정상회의를 앞두고 열린 재무장관 간 사전 회의 자리에서 이뤄졌으며, 구체적 투자 규모는 논의되지 않았다.

중국은 앞서 지난 5월 브라질 대통령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Luiz Inácio Lula da Silva)가 방중했을 당시 시진핑(Xi Jinping) 국가주석과 TFFF 구상에 대해 협의한 바 있다. 브라질 정부는 중국 외에도 중동 산유국, 자원 부국 등 개발도상국의 참여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1250억달러 목표…기여국 다변화 시도

브라질은 TFFF를 총 1250억달러(약 171조원) 규모로 조성할 계획이다. 이 펀드는 주권국 및 민간 자본의 출연금을 바탕으로 조성되며, 열대우림 보존 면적에 따라 각국에 연간 보조금을 지급하는 구조로 운영된다. 실질적으로는 기금형 자산(endowment) 방식으로 설계됐다.

현재까지 참여 의사를 표명한 국가는 영국, 프랑스, 독일, 노르웨이, 싱가포르, 아랍에미리트(UAE) 등이며, 브라질 정부는 TFFF가 COP30에서 발표될 핵심 결과물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지난해 유엔 기후정상회의에서는 개발도상국들이 연간 3000억달러(약 409조원) 수준의 기후자금 목표가 실제 필요액인 1조3000억달러(약 1774조원)에 크게 못 미친다고 비판한 바 있다. 선진국 중심의 기후재정 체계가 한계에 직면한 상황에서 중국의 참여는 새로운 균형 구도의 신호로 해석되고 있다.

로이터는 중국 정부의 공식 발표는 오는 COP30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