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텍사스주 홍수 피해…트럼프발 구조조정, 기후 인프라 공백 드러나

2025-07-08     송준호 editor

미국 텍사스주에서 4일(현지시각) 발생한 대규모 홍수로 인한 사망자가 100명을 넘어섰다. 폭우로 인한 갑작스러운 재난에 대비하지 못한 인프라와 경보 시스템의 허점이 지적되면서, 기후위기 시대에 적합한 회복력 중심의 인프라 전환이 주요 의제로 부상하고 있다.

ChatGPT 생성 이미지/임팩트온

 

트럼프, 정부 축소와 삭감이 재난 키웠나...경보 시스템 공백으로 인명 피해 확대

이번 재난은 7월 4일 새벽 텍사스주 힐컨트리 지역에서 발생한 극단적 폭우로 촉발됐다. BBC, CNN, 텍사스 트리뷴 등 현지 미디어 보도에 따르면, 불과 2시간 만에 30피트(9미터) 가까이 강 수위가 상승했고, 주민 대다수가 수면 중이던 시각에 홍수가 발생해 대피가 어려웠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기독교 여름 캠프인 ‘캠프 미스틱’에서는 어린이 27명을 포함한 다수의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기상청은 사전에 플래시 홍수 경보를 발령했지만, 현장에 전달되는 과정에서 결정적인 공백이 발생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국립기상청(NWS) 구조조정으로 인해 해당 지역 예보 책임자가 공석이었으며, 경보를 마지막으로 전파하는 ‘기상 경고 조정관(warning coordination meteorologist)’ 직위 또한 예산 삭감에 따라 4월 이후 비어 있었다. 이 자리는 지역 당국, 캠프 등과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긴급 대응을 조율하는 핵심 인력이었지만, 인력이 부재하면서 신속한 경보 전달이 이뤄지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CNN은 “마지막 연결고리에서 경보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FEMA(연방재난관리청) 구조조정과 함께 기후 재난 대응 체계 전반의 신뢰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텍사스 트리뷴은 “야간 집중호우가 예측됐음에도 캠프와 지역 당국이 위기 경보에 충분히 대응하지 못했고, 그 결과 경고 시스템과 인프라가 동시에 작동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현지시각) 기자회견에서 텍사스를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혔으며, 관련 질문에 “이번 수해 대응 체계는 바이든 행정부 아래에서 만들어진 것”이라며 연방정부의 축소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는 이어 “이는 100년에 한 번 올까 말까 한 재난으로, 바이든 전 대통령의 탓은 아니다”라며 직접적인 책임을 묻지는 않았다. 연방재난관리청(FEMA)의 축소로 인해 재난을 예방하지 못한 것이 아니냐는 질의에는 “그들은 지금 바쁘게 일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사후 복구에서 사전 예방으로…기후 인프라 투자 새 패러다임 온다

기존의 ‘복구 중심 대응’에서 벗어나 ‘사전 회복력 투자’로 전환하려는 움직임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미국 핀테크 전문 매체 Ainvest는 5일(현지시각) “이번 홍수는 텍사스뿐 아니라 미국 전역의 기후 인프라 투자의 취약성을 드러냈으며, 투자 전략을 바꾸는 전환점”이라고 평가했다. 

Ainvest는 향후 재난을 예방하고 피해를 줄이기 위한 ▲전력망 강화 ▲스마트 배수 시스템 ▲조기 경보 시스템 ▲파라메트릭 보험의 4대 핵심 분야가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고 전했다. 

전력망 강화는 극단적 날씨에도 전력 공급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전선 지중화, 변전소 방수 강화 등 인프라를 보강하는 것을 뜻한다. 일례로 에너지 기업인 엔터지(Entergy)는 텍사스주에 1억3700만달러(약 1872억원) 규모의 전력망 보강 계획을 발표했다.

스마트 배수 시스템은 AI 기반의 실시간 모니터링을 통해 강우량과 지형 데이터를 분석하고, 빗물이 도심 지역으로 밀려들기 전에 자동으로 물을 모으거나 분산시키는 기술이다. 대표적으로 에이컴(AECOM), 테트라테크(Tetra Tech) 등은 스마트 빗물 정원, 투수성 포장재, 자동 배수 통제 장치 등을 활용해 도시 단위의 홍수 예방 기술을 상용화하고 있다.

조기 경보 시스템은 기후 데이터와 현장 감시 데이터를 통합해 긴급 상황을 조기 감지하고 신속하게 전달하는 시스템이다. IBM의 AI 기반 예측 모델과 DJI의 드론 기반 감시 시스템은 실시간 예보 정밀도를 높이고, 홍수 발생 시 구조 현황을 빠르게 파악하는 데 사용된다.

파라메트릭 보험은 특정 조건이 충족되면 자동으로 보험금이 지급되는 형태로, 예컨대 특정 지역에 일정 강수량 이상이 기록되면 손해 사정 없이 즉시 보험금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스위스리(Swiss Re), 뮌헨재보험(Munich Re) 등 글로벌 보험사는 위성 데이터와 센서, AI 분석 기술을 접목해 기후 재난 대응 보험 상품을 확대하고 있다. 전통적인 보험보다 지급 속도가 빠르고 예측 가능성이 높아, 지방정부와 기업들 사이에서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Ainvest는 이 네 가지 분야는 기존의 복구 대응 방식이 아닌, 사전 대응과 회복력 강화를 기반으로 한 인프라 패러다임 전환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