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 스코프3 정밀 측정 본격화… 디지털 트윈·배출계수·표준화 3대 축
식품 및 농업 업계가 스코프3(공급망 전반 배출량)의 정확한 측정을 위해 세 가지 핵심 전략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고 지속가능성 전문 미디어 트렐리스(구 그린비즈)가 2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핵심 축은 ▲디지털 트윈 기반의 공급망 추적 ▲정밀화된 배출계수 데이터 활용 ▲정보요청 항목의 표준화 등이다.
디지털 트윈으로 제품별 탄소발자국 산출
영국의 주요 유통업체 테스코(Tesco)와 마크스앤스펜서(M&S)는 런던 스타트업 몬드라(Mondra)의 디지털 트윈 기술을 도입해 공급망 전반의 탄소배출을 정밀하게 추적하고 있다. 각 유통사의 제품관리시스템과 연동해 가상 공급망 모델을 구축한 뒤, 제품 성분 분석과 배출계수 데이터베이스를 결합해 제품별 탄소발자국을 산출하는 방식이다.
초기에는 평균 배출계수를 사용하지만, 공급업체가 직접 로그인해 1차 데이터를 입력할 수 있어 데이터의 정밀도와 실시간성이 높다는 평가다. 몬드라에 따르면 현재 영국 식품 소매시장의 90% 이상이 이 시스템을 통해 추적되고 있으며, 테스코는 이를 활용해 자체 브랜드 라자냐 제품의 탄소배출을 18% 줄이는 성과를 냈다. 테스코를 포함한 유통업체들은 2026년 말까지 스코프3 전반에 대한 감축 실적을 공식 보고할 계획이다.
정밀 배출계수 데이터 통합 가속
이처럼 디지털 기반의 공급망 추적이 확산되는 가운데, 정확한 배출량 산정을 위한 배출계수의 정밀화 작업도 병행되고 있다.
미국의 식품 시스템 정보 분석기업 하우굿(HowGood)은 9만 건 이상의 농업 배출계수를 보유하고 있으며, 네슬레, 치폴레 등과 협업하고 있다. 예컨대 설탕 한 품목에 대해서도 40개 이상의 원산지별 배출계수를 제공하며, 지역·공급처별 맞춤 데이터를 기반으로 신규 제품의 배출량을 정교하게 평가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하우굿의 데이터는 탄소회계 플랫폼 워터셰드(Watershed)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스코프3 인벤토리 작성과 감축 우선순위 분석에도 활용되고 있으며, 퍼세포니(Persefoni), 세일즈포스 등 다수의 시스템과도 연동돼 있다.
글로벌 유통업계, 정보요청 항목 표준화
공급망 배출 데이터를 요구하는 글로벌 유통업체들의 요청 항목이 천차만별이라는 점에서, 이를 통일하려는 시도도 본격화됐다. 컨슈머 굿즈 포럼(Consumer Goods Forum)의 기후 전환 연합(Climate Transition Coalition)은 BCG와 협력해 주요 유통사들의 공급업체 정보요청 항목을 분석한 뒤, 공통된 요구사항을 정리한 ‘공통 데이터 프레임워크(Common Data Framework)’를 6월 공식 출범시켰다.
이 프레임워크는 공급업체의 지속가능성 수준을 ‘기초(Foundational)’, ‘확장(Expanded)’, ‘정밀(Granular)’ 3단계로 구분하고, 단계별로 통일된 질문지를 제공한다. 기초 수준에서는 자가보고 데이터를 인정하지만, 확장 단계부터는 제3자 인증, 정밀 단계에서는 위성사진 등 고도화된 검증 수단이 요구된다.
트렐리스는 이 같은 표준화 시도가 공급업체의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식품 유통망 전반의 탄소 데이터 정합성과 활용도를 높이는 기반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