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오 퍼포먼스 머티리얼스, 유럽 희토류 공급망 첫발…보쉬 장기계약 체결

2025-09-22     유인영 editor
사진=네오 퍼포먼스 머티리얼스 X(트위터)

유럽 전기차 산업이 희토류 공급망 다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캐나다의 네오 퍼포먼스 머티리얼스(Neo Performance Materials)는 19일(현지시각) 에스토니아 나르바에 7500만달러(약 1049억원)를 투입해 건설한 희토류 자석 공장의 가동을 시작했다. 네오는 이 공장에서 연간 최대 100만대의 전기차에 공급할 수 있는 규모의 초기 생산량을 확보했다.

 

네오, 네오디뮴 자석 연간 2000톤 생산...유럽 수요 10% 충족

네오의 에스토니아 공장은 중국이 수출 제한 대상에 올린 네오디뮴 자석을 생산한다. 네오디뮴 자석은 배터리에 저장된 전기를 운동 에너지로 변환해 바퀴를 돌리는 데 핵심 역할을 하며, 스마트폰·풍력터빈·전투기 등에도 폭넓게 쓰인다.

공장은 유럽 수요의 약 10% 수준인 연간 2000톤 규모의 자석을 생산할 예정이다. 원료는 호주에서 공급받는다. 네오는 5~7년 장기 계약을 다수 체결했으며, 규모는 건당 5000만달러(약 700억원)에서 1억달러(약 1399억원) 수준이다. 본격적인 납품은 2026년부터 시작된다.

네오는 2022년 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으로 유럽 경제가 타격을 입은 이후 공장 건설을 결정했다. 네오 CEO 라힘 술레만은 “공정을 예산과 일정 내에 완공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업계 대부분이 공약만 내놓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는 500일 안에 이 공장을 세웠다”고 말했다.

 

2027년 이후 생산능력 3배 확대...보쉬, 공급계약 체결

개장식 행사에는 에스토니아 크리스텐 미할 총리와 함께 완성차 업체 GM, 자동차 부품업체 로버트 보쉬, 셰플러, 말레 등의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세계 최대 자동차 부품업체 보쉬는 생산물량의 상당 부분을 선점하며 네오와 장기 공급 계약을 맺었다.

네오는 2027년 이후 증설을 통해 생산능력을 3배로 확대할 계획이다. 2035년 내연기관차 판매 금지 시한을 앞두고 전기차로 전환하는 유럽 완성차업계의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패러다임 캐피털 애널리스트 마빈 볼프는 “네오 외에는 서방에서 전기차 구동 모터용 자석을 생산할 능력을 갖춘 곳이 없다”고 분석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집행위원장은 지난 6월 캐나다 G7 정상회의에서 네오가 생산한 자석을 직접 보여주며 프로젝트를 홍보했고, 캐나다 마크 카니 총리도 “희토류 공급국으로서 엄청난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술레만 CEO는 “희토류는 모든 정부의 핵심 전략 자원 목록 최상단에 있다”며, “현재 유럽에서 진행 중인 가장 중요한 핵심소재 프로젝트”라고 강조했다.

 

희토류 자석, 경주 APEC 미·중 정상회담 주요 협상 의제 전망

네오의 에스토니아 공장은 미·중 무역갈등과 중국의 희토류 수출 제한으로 드러난 글로벌 공급망 취약성을 보완할 기회로 평가된다. 중국은 4월 미국의 관세 인상에 대응해 일부 희토류 수출을 크게 제한했다. 유럽 기업들은 희토류 부족으로 8월에만 7건의 생산중단을 겪었고, 주중EU상공회의소는 이번 달에도 46건이 추가로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희토류 자석은 오는 10월 말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의 미·중 정상회담에서 주요 협상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중국은 최근 희토류 수출 제한을 일부 완화했지만, 이번 사태는 서방 기업들이 대체 공급원을 확보하도록 자극하는 계기가 됐다.

GM은 지난달 텍사스 노베온 매그네틱스와 계약을 맺고 대형 픽업·SUV용 희토류 자석을 확보했으며, MP머티리얼즈·E-백 매그네틱스 등과도 계약을 체결해 미국 내 공급망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 유일의 희토류 광산업체 MP머티리얼즈는 올해 말부터 네오를 뛰어넘는 생산능력을 갖추고, 애플 및 미 국방부와도 공급 계약을 확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