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열대우림 영구기금 첫 출연…글로벌 탄소시장 연합 구상 계획도 밝혀

2025-09-24     김환이 editor

브라질이 오는 11월에 개최되는 제30차 기후변화당사국총회(COP30)를 앞두고 열대우림 보호를 위한 열대우림 영구기금(Tropical Forest Forever Facility·TFFF)에 10억달러(약 1조4000억원)를 출연하기로 했다. 아울러 국가 간 탄소시장 연합 구상안을 제시해 두 메커니즘을 연계, 산림 보존 성과 지원과 온실가스 감축을 함께 추진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은 23일(현지시각),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유엔 총회 고위급 행사에서 이 같은 계획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약속은 TFFF의 첫 투자 사례다.

룰라 대통령은 “브라질이 모범을 보이며 기금에 최초로 출연하는 국가가 될 것”이라며“COP30 전까지 국제사회가 과감하게 동참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또 “열대우림은 지구 온난화를 1.5도 이내로 억제하는 데 핵심”이라며 “이번 기금은 자선이 아닌 인류와 지구를 위한 투자”라고 강조했다.

사진=chatgpt 이미지 생성

 

TFFF, 세계은행·주요국 참여로 COP30 주요 의제로 부상

브라질이 지난 4월 제안한 TFFF는 열대우림 보존 기금을 금융시장에서 운용해 얻은 수익을 산림보유국에 제공하고 민간 자본을 유치하는 국가 주도형 모델이다.

브라질은 보존된 열대우림 1헥타르당 400만달러(약 55억9880억원)를 지원하는 구조를 제시했으며, 위성 모니터링을 통해 보존 성과를 입증한 74개국이 수혜 대상이다. 이 가운데 20%는 원주민과 전통 공동체에 배분된다.

브라질 환경기후변화부는 “투자국들로부터 250억달러(약 34조9975억원)를 초기 출연금으로 확보하고, 이를 기반으로 민간 부문에서 1000억달러(약 139조9900억원)를 유치하겠다”고 밝혔다.

마리나 시우바 환경장관은 “국가가 1달러를 내면 민간에서 4달러를 끌어와 영구 신탁기금을 만들 수 있다”며 “이는 단순한 기부가 아닌 시장 논리에 기반한 금융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에 따르면 산림 보유국들은 매년 최대 700억달러(약 97조9930억원) 규모의 자금 부족에 직면한 것으로 추산된다. 탄소시장이나 공적자금에 의존하는 전통적인 산림금융 방식의 한계를 보완하고 공공 및 민간 재정 간 격차를 메우기 위해 TFFF가 대안으로 설계됐다. 

TFFF는 콜롬비아·가나·콩고민주공화국·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 등이 참여 의사를 밝혔고, 독일·프랑스·노르웨이·영국·아랍에미리트(UAE) 등은 투자국으로 검토 중이다. 중국은 지난 7월 브라질 재무장관과의 회담에서 TFFF에 투자할 의향은 밝혔으나, 실제 투자는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은행(World Bank)도 TFFF의 신탁자이자 임시 운영기관으로 참여해 기금이 AAA 신용등급을 획득할 수 있도록 설계를 지원했다. 이는 안정적 수익 창출과 투자자 신뢰 확보를 위한 핵심 기반을 마련했다는 의미다.

 

브라질, 전 세계 탄소시장 연합 제안

또한 브라질은 각국 배출권거래제(ETS)를 연결해 글로벌 탄소시장을 통합하는 방안도 핵심 의제 중 하나로 추진하고 있다.

‘오픈 클라이밋 코얼리션(Open Climate Coalition)’으로 불리는 이 제안은 국가별 배출권거래제를 장기적으로 통합하고, 모니터링·보고·검증(MRV) 기준을 공동 개발하는 것이 주 목적이다. 개발도상국의 탄소 시장 접근성을 늘리는 한편, 불참국에는 탄소 관세 도입 등 다양한 조치를 제안할 예정이다. 

현재 전 세계에는 40개 이상의 탄소세와 35개의 ETS가 운영되고 있지만, 기준의 불일치가 시장 신뢰를 떨어뜨리고 비용을 높여 특히 개발도상국에 불리하게 작용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브라질은 상호 인증 제도와 고품질 탄소상쇄 기준을 마련해 자국을 포함한 개발도상국의 불리한 점을 개선하고자 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EU와 중국은 이 제안에 참여 의사를 밝혔다. 글로벌 탄소 시장 표준을 마련해 합의가 성사될 경우, 시장 신뢰 개선, 거래 비용 절감, 탄소감축 실효성 강화 등 국제적 불균형이 완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