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의 수천억 손실... 자동차업계 넷제로 부메랑

2021-05-10     박지영 editor

세계 4위 완성차 업체 스텔란티스가 더 이상 테슬라의 탄소 배출권을 사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탄소 배출권으로 이익을 거둬오던 테슬라도 올해에만 수천억원의 손실을 입을 전망이다.

파이낸셜타임즈에 따르면, 피아트크라이슬러(FCA)와 푸조시트로앵(PSA)의 합병으로 탄생한 글로벌 자동차 기업 '스텔란티스'는 앞으로 테슬라의 탄소 배출권을 사지 않기로 결정한 것으로 밝혀졌다. EU가 지난해 판매 차량당 평균 이산화탄소 배출량 기준을 95g으로 강화하면서, 스텔란티스는 탄소 배출에 따른 벌금을 내지 않기 위해 테슬라로부터 탄소 배출권을 구매해 왔다. 

스텔란티스는 피아트와 푸조의 합병으로 탄소 배출 규정을 준수하게 돼 더 이상 테슬라로부터 탄소 배출권을 구입하지 않아도 된다고 밝혔다. 리처드 파머 스텔란티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스텔란티스는 이로 인해 약 2억유로(약 2700억원)를 아낄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피아트의 전기차 모델은 기준에 뒤처졌지만, 푸조는 전기차,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 등을 개발해 지난해 규정을 통과했다. 

한편 이로 인해 테슬라는 수억달러의 손실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테슬라는 2012년부터 탄소 배출권을 판매해왔는데, FCA는 테슬라로부터 가장 많은 탄소 배출권을 구매한 고객 중 하나였다. 지난 1분기 테슬라의 전체 순이익은 4억3000만 달러, 탄소 배출권 판매로만 5억1000만달러의 이익을 냈다. 탄소배출권 수익을 빼면 순이익은 마이너스인 셈이다. 지난해 벌어들인 탄소배출권 수익도 16억달러 가량으로, 전체 순이익(7억2100만달러)을 한참 웃돌았다.

자동차 제조업체가 속속 전기차로 전환을 꾀하는 등 자동차 업계에서 탄소 감축은 기본값이 되고 있다. 볼보자동차와 MG모터로부터 탄소 배출권을 구매하던 포드와 폭스바겐도 100% 전기차 전환을 선언하고 넷제로를 선언하면서 그간 규제에 뒤늦게 대응해왔던 완성차 업계도 탄소 감축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기 시작한 것이다.

관련기사: 폭스바겐, "전기차량 생산 늘리고 2030년까지 배출량 40% 감축" 탄소중립 선언

유럽의 규제로 자동차 산업계가 움직이면서, 캘리포니아, 중국 등도 활발히 규제를 도입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미국 캘리포니아, 유럽 등 몇몇 지역에서는 자동차 기업들이 무공해 차량을 판매하는 단체로부터 배출권을 구입해 배출가스 규정을 준수하도록 하고 있다. 더불어 EU는 현재 95g 이하 배출규정을 향후 10년간 매년 5~10%씩 줄여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