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녹색금융, 지난 10년간 100배 늘어…전체 비중은 1.7%에 불과
글로벌 녹색금융이 지난 10년간 100배 이상 성장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더시티유케이(TheCityUK)는 31일(현지시각) BNP파리바의 지원을 받아, 녹색금융시장의 트렌드를 정량화한 연구를 발표했다.
더시티유케이는 “녹색금융은 일반적으로 합의된 정의와 분류 시스템이 부족하다는 점이 정량화의 큰 과제이자, 금융시장의 지속가능성을 확대하는 것을 막는 큰 장벽”이라며 “녹색으로 분류될 수 있는 활동도 ‘녹색금융’에 포함되지 않는 경우가 있어서, 구체적인 지표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연구는 2012년부터 2021년까지 녹색금융의 규모, 상품 비중, 채권 발행량, 그린 IPO 등의 변화를 수치화한 도표를 제공한다. 글로벌 녹색금융은 전 세계의 친환경 프로젝트의 자금을 조달하는 주요한 방식이다.
녹색금융 50억에서 5000억 달러로…금융시장 비중은 1.7%
녹색금융은 녹색 채권과 대출을 통한 글로벌 차입과 녹색사업 목적의 주식형 펀딩 공모 등이 2012년 52억 달러(6조 3258억 원)에서 2021년 5406억 달러(657조 6399억 원)로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는 녹색금융 상품이 급증한 이유로 정부와 기업들이 탄소배출을 억제하고 기후 목표를 달성하라는 압력이 늘었다는 점을 꼽았다.
녹색금융은 급격한 성장에도 전체 금융에서는 비중이 작은 것으로 나타난다. 녹색 금융은 2012년에서 2021년까지 누적금 기준으로 전체의 1.7%를 차지한다. 다만, 비중이 2012년 0.1%에서 2021년 4%로 상향되는 추세를 보였다.
녹색금융은 녹색 채권이 93.1%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녹색 IPO와 녹색 사모펀드는 각각 3.4% 정도에 그쳤다.
전 세계 녹색채권 발행은 2012년 23억 달러(2조 7980억 원)에서 2021년 5115억 달러(622조 2398억 원)로 늘어났다. 녹색채권 10년 누적은 1조 4000억 달러(1703조 1000억 원)로 집계됐다. 녹색채권은 전체 채권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7%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녹색채권은 공적영역과 사적영역에서 모두 증가했다. 녹색채권 발행인은 2012년 공공기관이 대부분이었으나, 2015년부터는 기업이 따라잡아 시장을 사실상 장악했다.
유럽국가들은 지난 10년간 규모가 가장 큰 10대 공적 녹색 채권 중에 9개를 발행했다. 가장 큰 건은 영국과 이탈리아가 2021년 발행한 녹색채권으로, 각각 137억 달러(16조 6661억)와 101억 달러(12조 2867억)에 달한다. 기업이 발행한 거대 녹색채권 10개 중 4개는 미국 기업이 발행했다. 가장 큰 녹색채권은 애플이 2016년 발행한 녹색채권으로 120억 달러(14조 5980억 원)를 모았다.
녹색 IPO(기업공개)는 2012년 401개에서 2021년 669개로 꾸준히 증가했다. 녹색 IPO는 녹색기술이나 관련 산업에 사용되는 제품과 부품을 만드는 회사가 자본을 조달하기 위해 상장하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이 10대 녹색 IPO 중에 다섯 개를 등록했다. 세 개는 나스닥에 두 개는 뉴욕 증권거래소에 등록됐다. 친환경 기업의 상장은 전기차 부문에서 가장 많았고, 수력 및 조력 발전, 대체 전기 부문이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