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백악관, "기후 때문에 미 연방 예산 매년 증가, 세기말이면 연간 2조달러 달할 것"

2022-04-05     유미지 editor
백악관 예산관리국이 기후변화로 인해 매년 관련 예산이 늘고 있다고 밝혔다./백악관 홈페이지

백악관은 지난 4일(현지시간) "기후 변화로 인해 홍수, 가뭄, 산불, 허리케인이 증가하면서 이로 인한 미 연방 예산이 매년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연방 예산을 관리하는 예산 관리국(Office of Management and Budget)의 분석에 따르면, 기후 변화로 인해 미국 정부는 해안 재해 구호, 홍수 보험 및 작물 보험과 같은 분야에서 매년 추가로 250억~1280억 달러(약 30조~155조원)를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일이 계속 된다면 이번 세기말까지 총예산의 7.1%에 달하는 비용이 손해를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를 오늘날 가치로 환산하면 연간 2조 달러(2426조 원)에 달한다. 

OMB 기후 및 과학 관리 담당 부국장인 캔던스 발싱(Candace Vahlsing)은 "기후 변화는 홍수, 가뭄, 극심한 더위, 산불, 허리케인 등 미국 경제와 일상, 전국의 지역 사회를 위협한다"라고 로이터에 말했다. 

OMB의 수석 경제학자 대니 예이건(Danny Yagan)은 백악관 블로그를 통해 “기후 변화로 인한 재정적 위험은 엄청나다”라고 썼다.

 
OMB는 해수면의 상승으로 인해 약 1만 2200개의 건물이 침수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픽사베이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와 비관적인 전망

실제로 지난해 미국 서부에선 기록적인 폭염과 가뭄으로 인해 캘리포니아와 오레건을 휩쓴 두 개의 대규모 산불이 발생했다. 이는 두 주 모두에서 역사상 가장 큰 규모였다.

지난 3월 국립 해양 대기청(National Oceanic and Atmospheric Administration) 2020년 중반 이후 미국 서부의 일부 지역을 사로잡은 극심한 가뭄이 올봄까지 지속되거나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상황도 그리 긍정적이지 않은 것이다.

미국 육군은 기후 변화를 국가 안보 위험으로 인지하고 대응전략을 내놓기도 했다. 네브래스카의 오풋 공군 기지와 플로리다의 틴들 공군 기지를 포함한 미군 기지는 최근 몇 년 동안 홍수와 허리케인으로 수십억 달러의 피해를 입었다.

또한 OMB는 산불 증가로 인해 연방 화재 진압 비용이 연간 15억 5000만 달러(약 1조9000억 원)에서 96억 달러(약 11조원) 사이로 증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해수면의 상승으로 인해 약 1만 2200개의 연방 건물과 구조물이 10피트(약 3.048미터) 높이로 침수될 수 있으며 이 경우 440억 달러(약 53조 원)의 교체 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미국 국립 해양 대기청이 내놓은 2021년 보고서에 따르면 21세기 말까지 일어날 미국의 해수면 상승폭은 0.6미터에서 2.2미터 사이다.

 

바이든 대통령, 2023년 기후 변화 관련 예산 증가 요청

지난 주, 조 바이든 대통령 은 기후 변화, 청정 에너지 및 환경 정의 프로그램을 위한 약 450억 달러(약 54조원)의 신규 자금을 요구하는 2023년 예산 제안을 발표했다 . 2021 회계연도와 비교했을 때 기후 관련 예산이 약 60% 증가한 것이다. 

그러나 이전 법안들도 통과되지 못한 것이 많아 어떻게 진행될 것인지는 아직 미지수다. 지난 해 하원에서 통과된 1조 7500억 달러 규모의 법안이자 ‘더 나은 건설법(Build Back Better Act)’으로 불리는 연방 정부의 청정 에너지 투자 관련 법안은 공화당과 웨스트버지니아의 보수적인 민주당 상원의원인 조 맨친 (Joe Manchin)에 의해 통과되지 못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