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넬 CEO, 전기 얻으려고 가스 태우는 건 ‘바보짓’
이탈리아의 메이저 에너지기업 에넬(Enel)의 CEO가 전기를 생산하기 위해 가스를 사용하는 것에 대해 "바보같은 짓"이라며 의문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더 저렴하고 더 나은 대안을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에넬 CEO, 유럽의 탈러시아 화석연료 상황에 대해 언급
지난 21일에 열린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 이른바 ‘다보스 포럼’에서 에넬의 CEO, 프란체스코 스타라체(Francesco Starace)는 리비아와 러시아 양쪽의 이름을 언급하면서 지난 수년간 유럽이 어디에서 천연가스를 조달했는지 논했다.
유럽연합 통계청 유로스타트(eurostat)에 따르면, 러시아는 지난해 EU에 석유와 천연가스를 가장 많이 공급한 국가였다.
유럽연합은 현재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산 화석연료로부터 벗어나고자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러시아 천연가스 수입의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향후 5년간 열펌프 배치를 두 배이상 늘리기로 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스타라체 CEO는 "나는 이 일로 인해 큰 경종이 울렸다고 생각한다"라며 "너무 많은 양의 가스가 바보 같은 방식으로 사용되고 있다. 전기를 생산하기 위해 가스를 태우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전했다.
대안으로 풍력, 태양광 같은 재생에너지 내놓아
스타라체는 이어 "가스를 사용하지 않고도 더 좋고, 더 저렴한 가격으로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 가스는 소중한 분자로 화학적인 응용, 제지 산업, 세라믹과 유리 생산 등 산업적 용도로 사용할 수 있게 남겨두어야 한다"라며 자신의 의견을 전했다.
"난방을 위해 가스를 사용하는 것을 중단하고, 더 나은 대안이 있을 때 가스로 전기를 생산하는 것을 중단하라"라고 권고했다. 스타라체는 가스 발전의 대안으로 풍력과 태양광을 언급했다.
실제로 글로벌 싱크탱크 엠버(EMBER)가 지난 2월에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EU 총 전력량 중 화석연료로 생산한 전기 발전량은 18%로 나타났다. 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것이다. 엠버는 "신재생에너지가 37%를 차지했고 원자력은 지난해 전력의 26%를 생산했다"라고 전했다.
2021년의 경우, EU 총 전력량의 37%가 화석연료로 생산됐다. 미국 역시 지난 2021년 전력 규모 발전량 중 38.3%가 천연가스로부터 비롯된 것으로 알려졌다.
스타라체는 “EU가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이 되기를 원한다고 말한 이후 유럽에 변화가 나타났다. 전반적으로 유럽에서 가스 소비량이 감소했는데 아마 내가 말한 어리석은 사용으로 인한 가스 소비 감소가 대부분일 것"이라고 말했다.
에넬 그룹, 2040년 가스 시장 떠난다
이탈리아 경제재정부가 주주로 있는 에넬 그룹은 "2040년까지 가스 발전을 포기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실제로도 2040년에 소매 가스 시장을 떠날 계획이다.
그동안 에넬은 브라질을 비롯한 남미 지역의 태양광, 풍력 발전소 등에 투자해 재생 에너지의 생산량을 늘리는데 주력해 왔다.
스타라체는 '유럽에서 재생 에너지를 더 많이 사용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것이 현재의 위기를 벗어나는 방법이라고 생각하느냐'는 CNBC의 질문에 "확실히 그렇다”라고 답했다. "왜냐하면 경제뿐만 아니라, 기후 위기, 공급망에 대한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따라서 두 가지 요소가 아닌 세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재생에너지에 대한 가속도는 분명히 붙을 것"이라고 의견을 전했다. 이어 그는 2, 3년이 걸릴 수도 있지만 "앞으로 가스 소비의 감소를 보게 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