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F만으로는 역부족”…항공업계, 2050 탄소중립 다양한 압력받아
지난 18일부터 열린 판버러 에어쇼(Farnborough International Airshow)에서 글로벌 항공사들은 비행기의 탄소 배출을 줄이고 아직 입증되지 않은 잠재적 해결책들을 실현하라는 다양한 압력을 받았다.
지속 가능한 항공연료 제조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해 다양한 지원과 합성 연료가 필요한 상황이다. 수소 비행기 역시 아직 초기 단계인 것으로 알려져 탄소 중립을 위한 단기 해결책이 논의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 승객, 기업 등 다수에게서 압력을 받고 있는 항공업계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약 3%를 차지하는 항공 산업은 탄소 배출량 감축이라는 야심찬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다양한 도전을 시도하는 중이다. 대부분의 글로벌 항공사와 항공 우주 제조업체는 2050년까지 넷제로를 약속한 바 있다.
항공기 제작사인 에어버스(Airbus)의 CEO, 기욤 포리(Guillaume Fauri)는 로이터와의 인터뷰를 통해 “최근 발생한 폭염이 긴박한 상황을 강하게 상기시켜 주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변혁에는 속도가 가장 중요하다. 탄소를 절감하기 어려운 산업군이지만 우리는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라고 의견을 전했다.
항공업계는 정부와 승객, 특히 탄소 발자국을 줄이려는 기업들로부터 압력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과 유럽은 지속가능한 항공연료(SAF)의 상용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SAF는 이제 폐식용유와 재생 가능한 에탄올을 이용해 극소량을 만들 수 있게 됐다. 그러나 표준 제트 연료보다 2~5배 더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미국에서는 의회가 SAF 비용 경쟁력을 높이는 세금 공제를 승인하지 않았고, 기후 법안이 의회에서 통과되지 않으면서 SAF를 비롯한 저탄수 수송 연료 공급에 대한 인센티브 정책도 지속 여부를 알 수 없게 됐다.
롤스로이스와 에어버스의 전 임원이자 SHZ 컨설팅의 CEO인 에릭 슐츠(Eric Schulz)는 "SAF는 지난 10년간 운항한 비행기에 SAF를 넣고 전환 운용할 수 있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유일한 솔루션"이라고 말했다.
반면 롤스로이스는 바이오연료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말한다. 엔진 제조업체의 최고 기술 책임자인 그라지아 비타디니(Grazia Vittadini)는 "합성할 수 있는 식용유의 양은 매우 많다. 식수를 사용한 농업과 경쟁을 시작하고 싶지 않다면 합성 연료로 전환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비타디니는 "SAF의 도입은 우리 모두가 공동으로 작업해야 하는 것으로서 절대적으로 병목 현상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다른 단기 옵션에는 엔진 효율성 향상, 효율성이 떨어지는 구형 항공기를 교체하는 것과 배기가스 감축을 위한 항공기 경로 개선 등이 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nternational Air Transport Association)의 윌리 월시(Willie Walsh) 사무총장은 “탄소를 줄이는 것은 공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넷제로로의 전환에는 비용이 들 것"이라고 전했다. 업계 리더들은 필연적으로 더 높은 항공 요금을 받게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수소 동력 비행기, 탄소 포집 기술…현실화되려면 시간 필요해
다양한 기업들이 전기 비행기나 수소 동력 비행기와 같은 장기적인 솔루션을 연구하고 있지만 업계 전문가들은 “그것이 현실화되려면 아직 멀었다”라고 말한다.
실제로 에어버스와 협력해 수소 연료를 사용하는 차세대 제트 엔진을 만드는 CFM은 2035년부터 대형 제트기에 엔진을 공급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한편, 탄소 포집 기술을 찾아 나선 기업들도 있다. 에어버스와 6개 이상의 항공사는 이번 쇼에서 텍사스에 계획된 직접 공기 탄소 포집 및 저장 시설에서 항공 여행으로 인한 배출량을 상쇄하기 위해 잠재적으로 탄소 제거 크레딧을 구매하겠다는 의향서에 서명했다.
그러나 이 기술은 아직 대규모로 입증되지 않았다. 게다가 1톤의 CO2를 포집하는 데 수백 달러의 비용이 들어 난항이 예상된다.
유엔 산하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는 국제항공에서 배출되는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새로운 규정에 대해 올해 합의를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잉 (Boeing)의 스탠 딜(Stan Deal) 최고경영자(CEO)는 "표준을 충족할 수 있는 실제 기술에 의해 뒷받침되는 새로운 요구사항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이전 ICAO 표준은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거의 노력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많은 환경 운동가들의 비판을 받았다.
경쟁 기술의 찬반 논쟁이 벌어지고 있지만 기술 진보가 필요하다는 데는 다들 합의한 듯 보인다. 브라질의 항공 기업 엠브라에르(Embraer Commercial Aviation)의 CEO인 아르얀 메이저(Arjan Meijer)는 "산업은 더 이상 신호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에어쇼를 둘러보면서 여러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지속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오늘 우리가 본 것과 3년 전에 본 것을 비교하면 엄청난 변화가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