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베르드롤라 자회사, 축구장 크기 녹색수소 공장 짓는다
글로벌 전력기업 이베르드롤라의 자회사인 스코티시파워가 지난 9일(현지시각) 영국 최대 화물항에 1억 5000만파운드(2370억원) 규모의 녹색수소 공장을 짓는다는 소식을 전했다.
스코티시파워는 영국 잉글랜드 남동부에 위치한 펠릭스토우 항구에 축구장 한 개 크기의 시설을 지을 예정이다. 녹색수소 공장은 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기를 이용한 수전해 방식으로 수소를 생산한다.
스페인 최대 전력회사이자 세계 2위 재생에너지기업인 이베르드롤라(Iberdrola)는 지난 1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도입된 첫 수소전기버스에 그린수소를 공급하고 있다. 이번 투자는 그린수소 충전 시장을 포함한 재생에너지 연료 시장의 점유율을 높이려는 이베르드롤라의 복안으로 확인된다.
녹색수소 연간 생산량 1만 4000톤…트럭 1300대에 연료 공급
녹색수소 생산시설은 2026년에 가동한다. 이 시설은 초기 단계에서 연간 1만 4000톤의 재생가능수소를 생산할 수 있게 된다. 스코티시파워는 이 공장의 생산 능력을 향후 두 배 이상 확대하겠다고 전했다.
이 공장에서 생산하는 수소는 펠릭스토우 항구에서 사용하는 차량과 기계에 공급한다. 생산시설이 완공되면 스코티시파워는 녹색 수소 트럭 1300대에 수소를 공급할 수 있게 된다. 녹색 수소는 항구로 물자를 운송하는 기차에도 공급될 예정이다. 녹색수소는 녹색 암모니아나 에탄올 생산에도 활용될 수 있다.
스코티시파워는 지난해 휘발유와 디젤 가격이 급등하면서 친환경 연료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에 투자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 전력회사는 영국 정부가 운용하는 넷제로 수소 펀드에 신청서를 냈다. 이 펀드는 저탄소 수소 프로젝트를 3년간 지원한다. 스코티시파워는 전체 프로젝트 비용이 1억에서 1억 5000만파운드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 프로젝트는 부두 운영업체인 허친슨 포츠(Hutchison Ports)와 함께 개발한다.
펠릭스토우 항구는 이베르드롤라가 해상 풍력 발전 단지를 개발 중인 북해 해역 근처에 위치한다. 이베르드롤라는 이 지역에서 714MW 규모의 풍력발전소를 시운전했고, 앞으로 거대한 해상 풍력 발전단지를 건설할 계획이 있다.
이베르드롤라, 녹색 프로젝트 60개 실행…12조원 투입한다.
이베르드롤라는 재생에너지 프로젝트를 계속해서 확장해갈 계획이다. 이베르드롤라는 스코틀랜드 북부의 인버네스라는 지역에서 증류소 가열공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제거하는 프로젝트를 실행한다. 이 프로젝트는 2024년부터 연간 4000톤의 녹색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데, 향후 2만톤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스코티시파워가 본사를 두고 있는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의 외곽에 위치한 화이트리 풍력 발전소에 연간 3000톤의 녹색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시설도 들어선다. 이 발전소는 2023년부터 가동되고, 하루에 최대 버스 550대의 버스에 전력에 공급할 수 있는 정도의 수소를 생산할 수 있다. 영국 기업에너지산업전략부가 1100만유로(147억원)가량을 발전소 건설에 투자했다.
이베르드롤라는 현재 스페인, 영국, 브라질, 미국 등 8개국에서 60개 이상의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녹색 수소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베르드롤라는 녹색 수소를 연간 40만톤의 생산량을 달성하기 위해 2030년까지 총 90억유로(12조 389억원)를 투입하는 투자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배리 카루더스 스코티시파워 수소 책임자는 해외 미디어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수소는 이제 디젤과 비슷한 가격이 됐으므로, 고객들에게 더 저렴하고 깨끗한 에너지를 제공할 수 있다”며 “농업 비료로 사용할 수 있는 녹색 암모니아를 녹색 수소에서 생산할 수 있으며, 지역 오염을 줄이고 지역을 통과하는 기차와 트럭이 더 깨끗한 동력을 얻을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