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2위 재생에너지기업 이베르드롤라가 풍력 부품 재활용을 추진한다./이베르드롤라 홈페이지
세계 2위 재생에너지기업 이베르드롤라가 풍력 부품 재활용을 추진한다./이베르드롤라 홈페이지

스페인 최대 전력회사이자 세계 2위 재생에너지기업인 이베르드롤라(Iberdrola)와 산업 폐기물 관리회사 FCC 앰비토(FCC Ambito)가 풍력 부품 재활용을 촉진하기 위해 ‘에너지 루프(Energy LOOP)’라는 이니셔티브를 출범했다고 2일(현지시각) ESG 투데이가 밝혔다. 

에너지 루프는 풍력 터빈 블레이드를 시작으로 재생가능한 풍력 부품의 재활용을 촉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베르드롤라에 따르면, 28기가와트(GW) 이상의 설치용량을 가진 스페인 풍력산업은 다른 나라에 앞서 상당량의 풍력 터빈을 재활용하거나 재사용해야 한다. 유럽에서는 2030년쯤 풍력 발전소나 수명이 다한 시설에서 약 5700개의 풍력터빈이 매년 해체될 전망이다. 

이베르드롤라의 초기 목표는 풍력터빈 블레이드의 구성요소인 유리, 탄소섬유와 수지(resins)를 회수해 에너지, 항공우주, 자동차, 섬유, 화학 및 건설부문에서 재사용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에너지루프는 또 스페인 최초의 블레이드 재활용 공장을 나바레(Navaree) 지역에 설립할 계획이며, 첫 번째 설비에 1000만유로(133억원)를 투자할 예정이다. 이 신규 공장은 또한 유럽 최초의 산업용 터빈 블레이드 재활용 시설이 될 전망이다.

이번 순환 프로젝트에는 풍력발전 현장의 전처리 기술, 폐기물 수송 물류, 재활용 기술, 재활용 제품 마케팅 등 풍력 터빈 블레이드의 순환이 이뤄지도록 다양한 단계별 사업이 진행된다. 또 폐기물 회수를 위한 제휴를 위해, 지멘스 가메사(Siemens Gamesa)와 협업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이니셔티브는 이베르드롤라가 새로운 전기화 분야에서 탄소감축이 어려운 분야 혹은 혁신적인 산업에 투자하는 ‘이베르드롤라 퍼세오 벤처빌더 프로그램(PERSEO Venture Builder program)’의 일환이다. 

한편, 이베르드롤라는 지난해 GS에너지와 합작사를 세워 태양광 및 풍력 등 국내와 아시아권역 재생에너지 진출을 본격화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베르드롤라는 스페인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태양광 1.9GW, 풍력 19.8GW, 기타 재생에너지 13.2GW 등 35GW의 재생에너지 설비를 운영하고 있으며, 2025년까지 규모를 60GW까지 키울 계획을 갖고 있다. 

 

국내, '해상풍력 적합입지 발굴사업' 국비 지원

풍력연계형 ESS 개발실증사업 추진하나 규제 걸림돌

한편, 해외에선 이미 풍력 발전 터빈 블레이드 재활용 산업화까지 진행되고 있지만, 국내에선 풍력발전이 여전히 걸음마 단계다. 다만, 현 정부 또한 국책과제에 풍력산업 활성화를 위한 제도 개선과 지원 강화를 포함시켜  구체적인 정책에 대한 기대감은 높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는 ‘해상풍력 적합입지 발굴사업’ 지역으로 인천광역시와 군산시 등을 선정하고 국비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제주도는 해상풍력발전사업인 ‘한동ㆍ평대 해상풍력사업’의 민간사업자 공모절차에 나섰다. 앞서 30일 산업부는 전기차 사용후배터리를 재사용해 에너지저장장치(ESS)를 만들고, 이를 풍력발전 설비와 연계해 생산된 잉여전력을 저장하는 시스템을 제주에서 개발, 실증해나갈 예정이다. 태양광 발전용 ESS, 캠핑용 배터리, 건설현장 수배전반용 ESS 등은 있었지만, 풍력발전과 연계하는 기술 개발은 최초의 시도다. 풍력연계형 ESS 개발 실증사업은 한국남동발전과 어스앤배터리가 주관해 추진한다. 

하지만, 국내에선 탄소중립 사업을 추진하려고 해도 각종 규제에 막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표적인 게 부처간 엇박자다. 산업부는 풍력연계형 ESS 개발 실증사업을 하려해도, 현재 상태에선 사용후배터리는 순환자원이 아닌 폐기물로 분류돼 폐기물처리업 인허가를 받아야 한다. 처리 단계별로 적용되는 법규만 5개에 달하는데다, 재사용 여부를 평가받기 위한 배터리 잔존가치검사 비용 또한 비싸다. 신품 배터리가 2000만원 수준인데, 검사비용만 1000만원에 달한다. 자칫하면 검사비용 때문에 사용후배터리가 신품 배터리보다 비싸질 수 있는 상황이다.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가 지난 29일 내놓은 국내 제조기업 302개사 대상 ‘산업계 탄소중립 관련 규제실태와 개선과제’ 보고서를 보면, 응답 기업의 92.6%는 ‘탄소중립 기업활동 추진과정에서 규제 애로가 있었다’고 응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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