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일머니로 급부상한 텍사스대…하버드 대학과 순위 바뀔까

2022-08-24     유미지 editor
서부 텍사스 분지 지역에서 추출한 석유 수입으로 텍사스 대학이 미국에서 가장 부유한 대학이 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유니버시티 랜드

대학들이 화석 연료에 대한 투자를 줄이는 가운데, 오일머니로 막대한 부를 이룬 텍사스 대학교가 미국에서 가장 부유한 대학의 순위에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와 주목을 받고 있다. 

블룸버그는 지난 22일(현지시각), 텍사스 대학교가 기금 마련이나 투자가 아닌 원유와 천연가스로 매일 약 600만 달러(80억 5000만원) 수익을 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텍사스 대학 시스템(University of Texas System)은 텍사스 대학교(University of Tesax)를 비롯해 13개 기관을 지닌 미국에서 가장 큰 공립 대학 시스템 중 하나다. 이 학교는 서부 텍사스 분지(Permian Basin)에서 210만 에이커(약 85억 제곱미터)의 토지를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크기는 델라웨어 주와 로드아일랜드 주를 합친 것과 거의 비슷하다. 텍사스 대학 시스템은 코노코 필립스(Conoco Phillips), 콘티넨털 리소시스(Continental Resources)를 비롯한 250여 시추 업체에 부지를 임대하고 있다.

 

부지 임대로 수익을 내고 있는 텍사스 대학교

최근 텍사스 대학 시스템은 유가 급등과 텍사스 분지 생산량의 증가로 인해 2022년 최고의 연간 수익을 기록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 수익으로 인해 현재 429억달러(약 57조6000억 원)의 기금을 모았으며 이는 523억달러(약 70조2000억원)의 기금을 지닌 하버드와 격차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9월, 미국 하버드대학 기부금 펀드 운용사는 앞으로 화석연료 투자를 중단하고 친환경 경제를 지원하는 것을 목적으로 펀드를 운용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미국 하버드 대학의 총장이자 하버드 매니지먼트의 래리 바코우(Lawrence Bacow) 대표는 “화석연료를 개발하는 업체에 투자하지 않을 것이며 미래에도 투자할 계획이 없다”라고 말했다.

예일대학교 경영 대학원의 재무경영학 교수이자 국제금융센터 교수직을 맡고 있는 윌리엄 N. 괴츠만 (William Goetzmann)은 “모든 사람들이 잠재적인 수익 창출을 논할 때 텍사스 대학교는 돈을 끌어모으고 있다. 사회적 관심사에 맞게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것은 비용이 따로 들지 않는다”라며 지적했다.

대학 기부금은 일반적으로 투자를 통해 얻는 이익과 기부금으로 충당된다. 올해 하버드 대학의 기부금은 다른 대학과 마찬가지로 손실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는데 텍사스 대학교는 특이하게도 석유 수익을 통해 이익을 얻었다.

블룸버그는 자사 데이터를 언급하며 “2021년 6월 기준, 텍사스 대학교의 연간 10년 수익률은 아이비리그 8개 학교 중 가장 낮았으나 2018년 유가상승 이후 텍사스 대학 시스템은 미국에서 두 번째로 부유한 대학교인 예일(Yale)의 기부금을 추월했다”라고 전했다.

비영리 환경단체인 엔바이로먼트 텍사스의 전무 이사 루크 메츠거의 모습/ 엔바이로먼트 텍사스

 

텍사스 환경단체, "얻는 만큼 대가 치러야 할 것"

비영리 환경단체인 엔바이로먼트 텍사스(Enviroment Texas)의 전무 이사 루크 메츠거(Luke Metzger)는 “이 막대한 수입원이 텍사스 대학교와 고등교육에 절실히 필요하다는 것은 알고 있다. 그러나 치러야 할 대가도 만만치 않다”라고 전했다.

텍사스 주의 기록적인 고온, 산불, 가뭄 등 지구 온난화로 인해 발생되는 최악의 기후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는 게 그의 말이다.이어 메츠거는 텍사스 대학 시스템의 오일머니에 대해 “많은 학생과 교직원은 이 돈이 어디서 나오는지 모를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이 알게 되면 충격을 받고 매우 반대할 것”이라고 의견을 전했다.  

한편, 텍사스 대학 시스템의 일부인 유니버시티 랜드(University Lands)의 CEO, 윌리엄 머피(William R. Murphy, Jr.)는 "지금 얻고 있는 이 수익이 우연한 것이 아니며 지난 6년간 엔지니어와 지질학자, 지구 물리학자 및 기타 전문가와 함께 효율적으로 석유를 추출한 결과"라고 전했다. 

유니버시티 랜드는 영구 대학 기금(PUF)의 운용을 위해 서부 텍사스에 위치한 19개 지역의 땅과 광물을 관리하는 부서다. 미국에서 가장 큰 대학 기부금 중 하나이며 20개 이상의 교육 및 보건 기관에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에너지 데이터 기업 엔베루스(Enverus )의 데이터에 따르면 이 지역에서는 하루 평균 30만 배럴(약 4700만 리터)의 원유를 생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엑손모빌이 시추하는 것의 약 5분의 1에 해당하는 양이다. 

대학은 새로운 유정을 시추할 수 있는 약 2만5000개의 사이트를 확인했다고 전했다. 계산에 따르면 약 17만 배럴(약 2700억 리터)에 도달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텍사스 대학 시스템은 현재 화석연료뿐만 아니라 녹색 에너지 개발에도 신경쓰고 있다고 전했다/ 텍사스 대학 시스템

 

텍사스 대학 시스템, “녹색 전환도 신경 쓰고 있어”

텍사스 대학 시스템은 "풍력 발전과 태양열 발전으로도 수익을 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텍사스 대학이 소유한 지역은 풍력 및 태양열에너지 생산을 위한 미국 최대 규모의 면적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머피 CEO는 “이 지역에서 광범위한 풍력 및 태양열 발전도 지원하고 있다며 텍사스 대학 시스템은 이 신흥 에너지 분야의 상당한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현재 재생에너지 개발을 위한 임대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후 얻게될 태양열 및 풍력 임대 자금은 PUF의 자매 펀드인 가용 대학기금으로 유입될 것이라고 유니버시티 랜드는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