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라, 11월 3일부터 영국에서 의류 수선 및 재판매 프로젝트 시작

중고 의류 재판매는 지속가능성 추구하는 패션업계의 흐름

2022-10-24     유미지 editor
글로벌 패션 브랜드 자라가 자사 제품을 수선하고 재판매 또는 기부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 자라

글로벌 패션 브랜드 자라(Zara)는 영국에서 자사 제품의 수리, 재판매 및 기부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중고 의류 사업에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패스트패션 브랜드의 신규 사업은 보다 지속가능한 기업이 되기 위한 노력의 일부로 여겨진다.

자라는 쇼핑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기 위해 자라에서 구매한 의류를 재판매, 수리 또는 기부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자라 제품 구매자는 11월 3일부터 온라인이나 매장에서 단추, 지퍼 및 솔기 교체를 포함해 이전에 구입한 자라 의류를 수리할 수 있으며, 원하지 않는 품목을 기부할 수 있다.

판매용으로 온라인에 게시할 수도 있다. 판매자는 사진을 찍어서 자라에서 제공하는 제품 정보와 함께 판매 플랫폼에 업로드 한다. 결제는 스트라이프(Stripe)로 가능하다.

 

자라의 지속가능한 패션을 위한 노력

세계 최대 의류 소매업체인 인디텍스(Inditex)는 자라의 모기업이다. 인디텍스는 섬유 산업이 전 세계 탄소 배출량의 10%를 책임지고 있기 때문에 더욱 지속가능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

이에, 자라는 지난 2016년 유럽에 의류 기부함을 설치했다. 적십자 사는 자라 매장에 있는 기부함과 연계해 의류를 재사용하거나 재활용하는 활동을 지속해오고 있다. 자라는 최근 적십자 사와 맺은 새로운 파트너십을 통해 구매자가 요청하면 구매자 집에서 기부 제품을 수거해갈 수 있게 했다.

지난 5월, 자라는 영국에서 온라인 반품 비용을 청구하기 시작했다. 환경적인 이유로 요금을 부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장을 방문해 반품할 때는 비용 없이 무료로 가능하다.

이번에 자라가 시작하는 ‘프리 온드(Pre-Owned)’ 프로젝트는 자라 제품을 수선하거나 기부한 제품을 재판매하는 것이다. 중고 자라 의류, 가방, 신발은 디팝(Depop), 베스티에르 콜렉티브(Vestiaire collective) , 아소스(Asos)를 포함한 재판매 플랫폼에서 찾을 수 있다.

재판매 플랫폼은 제품 카테고리 별로 구성된다. 판매자가 찍은 이미지를 사용하되 원본 제품 정보는 자라에서 제공한다. 베스티에르 콜렉티브 등의 판매 플랫폼이 사용하는 방식과 비슷하다.

자라의 중고 서비스는 처음에는 수익성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자라의 지속가능성 책임자인 폴라 암푸에로(Paula Ampuero)는 “이 플랫폼은 전적으로 고객이 의류의 수명을 연장하고 보다 순환적인 접근 방식을 취할 수 있도록 돕는 도구로 고안됐다”라고 말했다.

중고 의류 재판매는 최근 패션업계의 흐름이다. 셀프리지 백화점은 중고 제품을 판매하기 시작한 2년 후, 중고 제품 판매가 두 배 이상 늘어났다고 밝혔다./셀프리지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 브랜드는 자라뿐만이 아니다. 영국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막스앤 스펜서(Marks & Spencer)는 아동복 리세일 커뮤니티 도트(Dotte)와 협력해 아동복을 재판매할 수 있게 했다. 영국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쥴스(Joules) 역시 리세일 브랜드 리스킨드(Reskinned)와 재판매를 위해 협력하고 있다. 영국 백화점 존 루이스(John Lewis)는 '패션 사이클(FashionCycle)' 서비스를 통해 구매자들이 5개 품목을 반품하는 대가로 할인 쿠폰을 제공한다.

그밖에 리세일 시장은 영국 명품 브랜드인 멀버리(Mulberry)와 영국계 백화점인 하비 니콜스(Harvey Nichols)를 비롯해 SPA 브랜드 아소스(Asos), H&M, 영국의 대형 슈퍼마켓 ASDA, 영국 패션 브랜드 닥터 마틴(Dr Martens)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기업이 참여하면서 향후 몇 년 동안 패스트패션의 영향력을 능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영국의 셀프리지(Selfridges) 백화점 그룹은 2030년까지 중고 의류 판매 및 렌털, 중고 품목을 수리하는 서비스에 주목하겠다고 전한 바 있으며,  실제로도 제품 판매가 2년 전에 비해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자라는 “영국 소비자가 브랜드를 개선하고 혁신하도록 밀어붙이기 때문에 (영국을) 테스트 시장으로 선택했다”라고 말했다. 자라의 이번 시도가 성공하면 서비스가 다른 주요 시장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