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로라도 연기금, 10년 동안 화석연료 투자로 27억 달러 손실

2023-01-31     김환이 editor
미국 콜로라도 연기금이 화석 연료 투자로 인해 최근 10년 간 약 27억 달러(약 3조원)의 손실을 입었다/코퍼레이트 나잇츠

미국 콜로라도 연기금이 화석 연료 투자로 인해 최근 10년 간 27억달러(약 3조원) 가량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 연금 투자자의 손실로 이를 환산하면 1인당 4161달러(약 511만원), 손실률은 21.8%로 추정된다.

캐나다 미디어 코퍼레이트 나잇츠(Corporate Knights)는 2012년 부터 2022년까지 콜로라도 공무원퇴직협회(ColPERA)의 화석연료 투자가 수익에 미치는 조사 결과를 지난 27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석탄 및 석유가스 관련 주식을 10%, 50%, 100% 처분한다는 3가지 시나리오를 가정해 수익을 비교분석했다. 그 결과, 시나리오별 수익의 차이는 없었다. 10년 전 화석연료 주식을 10% 처분하든, 전부 처분하든 동일하게 27억 달러의 수익을 얻었을 거라는 의미다. 

코퍼레이트 나잇츠 CEO 토비 힙스는 “최근 10년 간 콜로라도 연기금의 석유가스 투자 수익률은 최악이었다”며 “앞으로도 넷제로 흐름이 급속도로 흘러간다면 석유와 가스 수요는 점점 감소되고 수익률 역시 계속 저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ColPERA의 석유가스 투자 수익률은 2021년부터 2022년까지 1년 동안은 높은 수익률(58%)을 기록했다. 하지만 코퍼레이트 나잇츠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일시적인 호재이며, 전체 투자 부문을 고려하면 석유가스의 투자 수익은 상대적으로 저조했다"고 분석했다. 연기금의 수익 기여도 측면에서도 에너지 포트폴리오는 3.8%로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코퍼레이트 나잇츠는 보고서에서 “화석연료 주식을 철회하면 환경 뿐 아니라 수익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라며 “앞으로 10년 간 화석연료 주식을 최소 10% 처분한다면 32%의 추가 수익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콜로라도 연기금, 기후위기 조치하도록 주주권 행사 가능

한편 콜로라도 연기금은 앞으로 콜로라도 주의 기후 목표를 달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콜로라도 주 의회는 ColPERA와 같은 연기금 이사회가 콜로라도 주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지지하고 이에 따라 이사회 투표를 결정하는 대리투표 절차를 채택하는 법안 도입을 고려하고 있다. 의원 청문회에서 법안 지지자들은 이번 조사 결과를 언급하면서 법안을 승인해 줄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콜로라도 주는 이번달 초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5년 대비 2035년까지 65%, 2050년까지 100% 감축하겠다는 강력한 기후 목표를 설정했다. 법안이 통과될 경우, 연기금이 주주들의 권리를 활용해 기후위기 조치를 취하도록 하고, 재생에너지 생산을 촉진하기 위해 송전로를 개선하거나 일부 전기 장비에는 30% 세액 공제 혜택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비영리단체 콜로라도 350의 기후 담당자 지젤 헤르츠펠트는 “도덕적 이슈를 논외로 하더라도 연기금은 수탁자로서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며 "석유가스 투자 리스크를 상세하게 제시하고 최소화할 수 있는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연기금, 석유가스 투자 점점 철회하는 추세

코퍼레이트 나잇츠는 ColPERA 외에도 캐나다 연금 계획 투자 위원회(CPPI), 공공 부문 연금 투자 위원회(PSPI) 등 캐나다 최대 연기금 중 일부도 석유가스에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2016년 코퍼레이트 나이츠 분석에서도 뉴욕주 은퇴기금이 석유가스 투자로 최소 53억 달러(약 6조원) 손실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전 세계 연기금이 점점 변화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2021년 12개 캐나다 연기금이 지난 10년 동안 화석연료 주식을 조용히 처분했으며, 2018년 아일랜드는 최초로 152개 화석연료 회사에 국가 자금을 철회했다.

미국에서 세번째로 큰 뉴욕 연기금은 화석연료 관련 투자 포트폴리오를 없애기 위해 2025년까지 관련 기업들의 지분을 매각하고, 주요 은행이 화석연료에 대한 경제적인 지원을 줄이자는 주주들의 의견을 지지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