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C, 최종 발표 앞두고 기후 공시기준 완화하나?

2023-02-07     유미지 editor
미국 증권거래위원회가 기후 정보공개 의무화 규칙의 최종 발표를 앞두고 조치를 완화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픽사베이

지난 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이하 SEC) 관계자의 입을 통해 투자자, 기업, 국회의원들을 반발에 따라 조치를 완화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3월, SEC는 상장 기업이 온난화 기후와 관련된 위험을 투자자에게 알리고 자체 운영 및 가치 사슬의 다른 곳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을 보고하도록 요구하는 ‘기후 공시 의무화 규정 초안’을 발표했다. 

현행 규정에 따르면, 기업은 일반적으로 투자자에게 중요하거나 중요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기후 비용 및 위험만 공개하도록 되어 있다. 그러나 SEC는 중요한 기후 비용과 위험을 보고하는 기업이 너무 적다는 점을 우려했다. 실제로 기후 연구 기관인 카본 트래커(Carbon Tracker)가 지난해 130개 이상의 글로벌 기업을 분석한 결과 재무제표를 준비할 때 기후 관련 문제의 영향을 고려한 증거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SEC 의장인 게리 겐슬러(Gary Gensler)는 상장 기업이 운영, 에너지 소비, 경우에 따라 공급업체 및 소비자에게서 배출되는 스코프3 온실가스 배출량을 공개하도록 요구했다. 기업은 연례 보고서와 같은 서류를 SEC에 제출할 때 기후 공시 정보를 포함하도록  한 것이다.

겐슬러 의장은 발표된 기후 공시 규칙에 대해 “전 세계적으로 기후 공시가 이미 진행 중이며 SEC가 제시한 규제 초안 중 많은 부분이 기후변화 관련 재무정보공개 협의체(TCFD)와 온실가스 회계 처리 및 보고 기준(GHG 프로토콜)과 일치된다”라고 전했다.

SEC 의장 게리 갠슬러가 내세운 새로운 규정 채택 후 업계와 정치권에서 많은 반발이 있었다./ SEC

 

이후 업계와 정치권에서 일어난 반발

그러나 이런 겐슬러 의장의 기후 공시 규칙은 업계와 정치권에서 비난을 받았다. 일부 미국 공화당원들은 “비재무적 공시를 의무화하는 것은 SEC가 할 일이 아니다”라고 주장했으며 업계 역시 “SEC가 공시를 강제하고 가치 판단을 내릴 법적 권한이 없다”라고 주장했다.

지난 10월, 미국 CNBC가 조사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절반 이상이 SEC의 기후 규칙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기후 데이터와 재무제표간에 명확한 상관관계가 없는데 규제가 늘어나는 것은 과잉규제"라고 입을 모았다. 

SEC 관리들은 그들의 재무보고 제안에 대한 강력한 반대에 당혹스러워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이에 대해 미국 상공회의소 자본시장경쟁력센터(Center for Capital Markets Competitiveness)의 선임 이사인 에반 윌리엄스(Evan Williams)는 WSJ와의 인터뷰를 통해 "SEC가 법원에서 (소송이 제기되어도) 지속되는 최종 규칙을 생성하려면 제안을 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SEC 규정은 여전히 재무제표에 일부 기후 공개를 의무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관계자는 말했다. 이어 위원회는 기업이 기후 비용을 보고해야 하는 임곗값을 높이는 등 원래 제안된 것보다 완화해 덜 부담스러운 상황을 만드는데 무게를 두고 있다고도 전했다.

로이터 통신은 SEC 대표가 “기관이 논평할 것이 없다”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미 SEC의 최종 기후공시규칙은 올해 4월 발표될 예정이다.